힙플(2) - 밀레니얼도 X세대도, 58년 개띠도 ‘오감만족’

오래된 공업사 골목 ‘힙지로’에 등장한 ‘을지다락’

2020-02-28     이영희 기자

을지로는 60~70년대 서울의 모습을 간직하는 동시에 뉴트로풍 카페와 레스토랑이 속속 생겨나면서 ‘힙지로’라고 불릴 만큼 밀레니얼 세대에게 주목받고 있다.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골목에서  최근 문을 연 ‘을지다락’이 유독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업사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옛스런 골목안에 20여년도 더 된 건물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간판도 주변 분위기에 맞춰 무채색으로 디자인해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알음알음 다양한 연령층들의 발길이 찾아든다. 

오래된 장롱과 자개화장대, 코티분첩, 양은 도시락과 냄비, 밥상, 마루바닥 등 옛것의 향기를 내부 인테리어에 담았다. 특히 그 시절 가장들의 노고가 느껴지는 공구들도 을지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소품역할을 한다.

을지다락은 코오롱스포츠, 커스텀멜로우, 시리즈, 에피그램, 래코드 등 코오롱 FnC의 6개 브랜드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멀티 플래그십 스토어를 표방한다. 단순한 상품 판매만이 아닌 카페와 전시, 체험 등을 아우르며 고객이 오감으로 브랜드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이다.

1층 ‘을지다방’은 올모스트홈 카페의 에코백, 양말, 에이프런 등 굿즈 판매 뿐만 아니라 ‘달달이커피’ ‘쌍화밀크티’와 주점부리를 함께 맛 볼수 있다. 을지로 다방커피 추억의 달고나도 함께 나오는데 밀크티와 쌍화차, 견과류가 함께 나오는 ‘쌍화밀크티’ 등 메뉴는 젊은 세대는 물론 한국 문화를 즐기는 외국인들의 입맛도 만족시킨다.

2층은 을지로 3가, 을지로 4가, 을지로 5가로 이름을 붙여 방 하나하나에 브랜드가 꾸며져 있다. 특히 을지로 4가는 ‘아빠의 옷장’을 테마로 70~90년대 코오롱스포츠의 헤리티지 상품을 전시하거나 고객이 상품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했다.

을지로 5가는 ‘시리즈’ 공간으로 서울 느와르를 테마로 을지로 일대에서 화보를 촬영, 사라져가는 공간을 기억하고자 했다. 온라인 커머스 시장이 점점 중요해지는 이때 ‘을지다락’은 기업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진정성을 고객과 공감하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최정윤 기자 jychoi12@k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