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플(18)] 서양미술사 - 하고 싶은 일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2020-07-03     최정윤 기자

혜화에서 5년, 합정에서 2년 반째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이재인 대표는 자신의 취향대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직접 맛보고 고른 원두로 로스팅하는데, 이 8년차 로스터리를 방문하는 단골들은 대개 위스키와 칵테일을 찾는다. 이 대표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라 그런가보다고 말한다.

서양미술사를 찾는 손님은 다양하다. 글 쓰는 사람, 음악을 만드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서양미술사 공간을 운영하는 이 대표는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바에는 다섯가지 원두가 놓여있다. 이 대표가 직접 골라 내려준 커피에서는 가벼운 산미와 옅은 단맛, 담백한 고소함이 균형있게 어우러진다.

오른쪽 벽 가득 놓인 자개장은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시야를 잡아끈다. 이 대표는 자개장 인테리어를 추천한 단골손님이 ‘마침 집 앞에 자개장이 놓여있다’고 연락했다고 한다. 그렇게 벽면을 가득 채운 자개장은 얼떨결에 얻게 됐다.

서양미술사라는 이름은 또다른 단골이 추천해서 얻게 된 이름이다. 책장 가득 채워진 책 중에서 이름을 고르기로 했고, 마침 서양미술사가 눈에 띄어 가게 이름으로 정하게 됐다. 서양미술사로 이름짓기 전 이 대표가 고민한 이름은 ‘청기사’였다. 청기사파는 독일 표현주의 유파다. 아쉽게도 주위 사람 중 아무도 청기사를 아는 사람이 없어 가게 이름은 서양미술사가 됐다.

이 대표는 처음 공간을 기획할 당시 영화 촬영 및 작업장소를 목표했다. 어쩌다보니 상업공간이 됐지만 다시 처음 의도대로 공간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한다. 이 대표는 서양미술사를 마무리하면 친구들과 마음껏 작업할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