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플(21)] 대구 염색단지 남경식당 - 35년을 콩국수 하나만 팔았어요

2020-08-21     김영곤 기자

대구 염색단지에 콩국수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 있다. 염색단지 근무자뿐만 아니라 입소문에 외지에서 출장자들이 먼저 찾아온다는 맛집이다. 메뉴는 단 하나다. 여름 콩국수, 겨울 칼국수. 밑반찬도 단순하다. 풋고추와 김치. 술이나 음료수도 판매하지 않는다.

지역 국회의원, 시장, 구청장 등 유명인사들까지 계절 마다 한 번씩은 꼭 찾는다. 공단 내에서 점심은 물론이고 간식 및 저녁까지 항상 손님으로 꽉 차 있다.

경북 청송이 고향인 황복철(67세) 사장은 맛의 비결은 청송에서 직접 가져오는 재래 굵은 콩이라고 이야기한다.

껍질을 벗기고 삶는 방법도 최소 3년은 같이 주방에 있어야만 터득할 수 있다고 한다. 주문 후 즉석에서 콩을 갈고 면 삶은 시간에 맞춰 콩국수를 내어 놓는다. 35년간 이 자리에서만 가게를 운영한 뒷 이야기는 맛의 깊이를 더해준다.

수많은 신문 및 방송매체 출연 요청도 한사코 거절하고 오직 찾아 주는 손님에게만 정성을 다하는 사장님의 철학이 35년을 이어온 맛의 또 한가지 비결이다.

프랜차이즈나 영업확장에도 관심을 두지 않고 오직 일관된 콩국수의 제 맛과 오랜 단골과의 끈끈한 정에만 관심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바쁜 공단의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