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석동수 공정위 대리점거래과장 - “특별한 사유없이 대리점에 부담 강요하면 사후 제재”

공정위, 표준계약서 사용 확대 유도

2020-11-19     정정숙 기자

-표준계약서 도입 배경은.
“의류 표준계약서는 2018년 4월 제정됐다. 지난해 6월 개정했다. 불공정 거래 관행을 예방 개선할 수 있게 표준계약서를 권장하고 있다. 대리점 유통 비중이 큰 식음료와 의류 분야 실태조사를 통해 표준계약서를 우선적으로 도입했다. 공정위는 1년에 한 번 업종별 거래 현실을 반영해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나.
“기업이 공정위 표준계약서를 채택하면 대리점주는 최소 4년 계약기간을 보장받게 개정됐다. 계약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 갱신될 수 있다. 공급업자가 상품 납품을 못할 경우 그 사유를 의무하는 것이 특징적 내용이다.

인근에 대리점을 신설할 때 대리점주와 협의하고, 최초 개설 할 때 영업지역 내의 어떤 대리점이 있는지 정보 제공하도록 한 조항도 마련했다.”
 

-패션기업 본사는 표준계약서를 일부만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채택여부는 의류만 국한 되는 상황은 아니다. 전체 업종을 보면 전면 채택하는 곳도 있고 기업마다 일부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표준계약서 사용 여부는 강제 사항이 아니만큼 일부 조항이라도 쓰는 것이 안 쓰는 것보다 낫다.

공정위는 기업들이 표준계약서 전체 내용을 채택하도록 확대 유도해 나가고 있다. 대리점법에 대리점과 본사가 거래 계약서를 작성 보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거래형태, 거래품목, 납품방법, 상품 반품 조건 등 의무조항도 있다.

다만 표준계약서 사용 여부는 권장 사항이다. 앞으로 표준계약서는 계속 의견을 들어 수정해 나갈 것이다. 또 업종별로 확대하고 설명회를 통해 현실성 있는 의견을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공정위는 별도로 ‘대리점 분야 공정거래 협약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협약제도는 지난해 7월 신설했다. 공정위는 본사가 이 협약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면 이행 실적을 평가해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가장 큰 점수가 표준계약서 사용 여부다. 패션 업종에서는 이랜드가 가입돼 있다. 공정거래 협약제도 참여 기업은 평가 실적에 따라 공정위 직권조사를 면제받게 된다.”

-인테리어 재시공은 대부분 본사 부담이 없는 계약서를 작성한다. 다른 업종은 어떤가.
“업종마다 차이가 있다. 분담 비율은 기본적으로 양측이 정한다. 인테리어를 할 필요가 없는 데도 본사가 재시공을 요구하는 경우 특별한 합리적 사유 없이 대리점에 부담을 전부 강요한다면 지금도 표준계약서와 관계없이 법위반이 될 수 있다.

개별적으로 부당성을 판단한다. 그 사유가 합리적이지 않고 비용 부담이 과도하면 사후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표준계약서에서는 공급업자가 인테리어 업체 2개 이상 제시하도록 하고 있다. ”

-표준계약서 내용이 강제사항이 아니다. 위법 판단은 어떻게 적용되나.
“사건별로 제재할 수 있다. 개별적으로 살펴보고 부당성을 판단해야한다. 비용분담을 어떻게 하는지 종합적으로 봐야한다. 의도와 목적 및 효과 예측 가능성 개념을 포괄적으로 보고 위법을 판단한다. 피해업체 신고 방법은 2가지로 나뉜다.

바로 신고할 수도 있고, 분쟁 조정절차를 거친 후 신고하는 경우가 있다. 대리점 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하면 조정위원회가 대리점과 본사 합의를 유도한다. 양 당사자가 수락하면 조사가 없어진다. 분쟁 해결을 위해 지자체와 공정위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내에 조정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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