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36년 역사 ‘대한민국패션대전’ 사실상 막 내린다
[Hot Issue] 36년 역사 ‘대한민국패션대전’ 사실상 막 내린다
  • 한국섬유신문 / ktnews@ktnews.com
  • 승인 2019.05.0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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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대표 ‘국전’의 위용 포기…패션업계 의견 수렴절차 미흡

패션인재 발굴 및 육성의 장으로서 국내 최고의 권위와 역사를 자랑해 온 ‘대한민국패션대전’이 지난해 제 36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오는 5월 8일부터 세텍(SETEC)에서 개최될 B2B2C 전시회 ‘K패션오디션·트렌드페어’에 흡수(?)돼 ‘효율적으로 비즈니스에 연계될 수 있는 단계별 맞춤 프로젝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주관사인 한국패션산업협회는 “대한민국패션대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전개방식을 달리하는 것”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36년 역사의 대한민국패션대전은 사실상 한국의 미래패션산업의 지속 성장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국전’으로서 해외 패션선진국에서도 부러워할 만한 사례다. 대한민국패션대전은 주최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하는 한국패션산업협회를 떠나 매회 전 패션계의 대전이고 자부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패션대전은 1983년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주관으로 ‘대한민국섬유패션디자인경진대회’로 막을 올렸다. 1994년 제 12회 때부터 한국패션협회(현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주관하게 됐고 1995년 제 13회부터 대상이 대통령상으로 격상되면서 패션인재 발굴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더욱 크게 부각됐다.

2001년 19회 때부터 금상에 국무총리상이 시상되면서 ‘대한민국패션대전’으로 개칭, 명실상부한 국전으로서 위용을 갖춰갔다. 2004년 22회부터 정부의 지원이 시작됐고 패션대전을 통한 수상사들의 지원이 보다 체계화되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유망디자이너 발굴 및 육성지원사업 일환으로 명분이 더해졌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156명의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수상자들은 그룹 프레미에르(Group Premiere)로 소속, 활동하고 있다. 이중에서 독립 브랜드를 런칭 해 전개 중인 디자이너는 33명이며 디자이너브랜드, 패션브랜드, 온라인 몰, 동대문마켓 등 다양한 분야에 소속, 활동 중이다.

매년 500여명의 신청자들이 대한민국패션대전에 신청 접수를 해왔으며 전문인력 배출을 위해 실무중심 심사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매 회마다 업그레이드를 지속해 왔다. 매년 개최공고를 기다리는 패션계와 지망생들의 열의와 관심도가 높았다고 볼 수 있다.

패션대전을 위해 한 해를 기꺼이 디자인작업에 전념하고 본선에서 탈락하면 재수, 삼수로 도전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았다. 상위 수상이 아니어도 본선 무대에 올라 패션쇼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디자이너로서 나아가는 길에 자랑할 만한 포트폴리오를 장식한다는 자부심 또한 컸다. 

‘K패션오디션·트렌드페어’에서는 이상적인 패션대전을 초월해 ‘비즈니스 성과 및 성장가능성’ 측정을 통해 최종 6인을 선정해 대통령상, 국무총리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을 시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10개 패션대기업이 후원사로 참여해 정부-민간 매칭펀드 형태의 사업으로 동반성장을 이어주는 창구가 될 것으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든 패션인재를 발굴하고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미래 패션산업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에는 긍정적이나 좀 더 거시적인 국전의 위용과 ‘대한민국패션대전’의 브랜드와 격이 상실된 듯한 느낌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더구나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패션산업협회의 이 같은 방향전환과 큰 그림에 앞서 패션계와 그룹프레미에르 등 관계자들과의 설명회나 공청회과정은 있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패션대전의 존립여부는 정부 어느 기관이나 단체에 결정권이 있는 것은 아니라 36년의 역사만큼 패션계 의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패션기업의 민간 매칭펀드는 사실 좀 더 일찍 진행됐어야 하는 만큼 기대가 모아진다.

그러나 장기저성장 기조속에서 지속, 확대가 가능할 런지 우려가 앞선다. K패션오디션이라는 타이틀 역시 K웨이브라는 하나의 트렌드속에 대표 이미지이자 명칭으로서 지속성 여부에 의구심이 든다.

새로운 변화는 언제나 염려와 의구심을 동반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잣대’가 과연 진정 패션계의 기준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패션선진국을 희망하는 많은 국가들이 ‘대한민국패션대전’ 같은 살아있는 역사를 만들기 위해 큰 힘을 쏟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는 ‘K패션오디션 트렌드페어’를 통한 발전을 기원하는 한편 ‘제 37회 대한민국패션대전’이 정부지원이든 패션계와 민간 주도이든 대한민국 대표 대전으로 재개하기를 바라는 것이 패션계와 학계, 패션을 꿈꾸는 신진들의 바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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