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5] (주)톱텍 이재환 회장 인터뷰
[김종석 대기자의 화판(化板)-5] (주)톱텍 이재환 회장 인터뷰
  • 김종석 기자 / jskim118828@ktnews.com
  • 승인 2019.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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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미국 노스페이스의 선택
나노 멤브레인으로 고어텍스를 무너뜨리다

주식투자자들이 기업을 분석하는 몇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CEO의 경영철학과 의지, 둘째는 직원들의 얼굴 표정이다. 회사 근처에서 식사하는 직원들의 표정을 보면 그 회사를 이해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고 미래가 보인다고 한다.

㈜톱텍 본사는 구미에 있다. 김천구미역에서 차로 40분정도 소요되는 거리. 픽업 나온 직원과 본사까지 가는 과정에서 본 얼굴 표정은 밝았다. 회사 복지를 얘기할 때는 행복감마저 보였다. 향후가 기대되는 기업의 모습을 봤다. 1992년 회사 창립후 28년된 ㈜톱텍 이재환 회장을 만났다.

Roll에 감겨있는 나노멤브레인 원단을 설명하는 이재환 회장(오른쪽). 사진=정정숙 기자
Roll에 감겨있는 나노멤브레인 원단을 설명하는 이재환 회장(오른쪽). 사진=정정숙 기자

-10월31일 한국섬유공학회 주간 혁신상(이노베이션 어워드) 수상을 축하한다.
“꿈의소재인 나노 멤브레인 대량 양산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인정해 주는 것 같아서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다. 글로벌 의류업체인 미국 노스페이스에 3년간 독점 공급하게 된 것이 크게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

-나노 멤브레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5년 일본 신슈대학 김익수 교수 연구실에 갔을 때 전기방사의 랩시설을 보게 됐다. 처음에는 동전 크기만한 사이즈 제품을 생산했는데 좀 더 큰 규모의 생산 설비 제작을 의뢰 받았다. 기계설계가 전공이라 관심이 생겼고 6개월만에 데모장비 수준(500mm Roll type)을 완성했다. 2009~2010년 준양산 장비를 완성해 지금의 양산설비까지 왔다.

기존 연구실에서 소량 시료 수준의 생산은 손쉽게 할 수 있으나 대규모로 균일한 품질을 양산하는 것은 ㈜톱텍이 처음이라 생각한다. 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을 균일하게 분포시키는 것이 핵심기술로 이를 통해 방수는 되면서 높은 통기성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설립해서 많은 부침이 있다고 들었다. 레몬은 어떤 회사이며 향후 계획은 어떤가.
“2012년 9월 공장자동화(FA) 기업 ㈜톱텍에서 분리 독립해 설립됐고 톱텍HNS가 모태다. 2017년 사명을 바꿨다. 사업은 크게 두 축으로 구성돼 있다. 갤럭시S 시리즈에 들어가는 차폐부품(EMI) 과 나노 멤브레인이다. 2007년부터 나노 멤브레인을 개발했는데 10년 걸렸다. 2016년말 공장이  전소되었을 때는 밖에 나오기도 싫었고 사업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괴로웠다. 나노라는 말만 들어도 싫었다.

공장전소 후 노스페이스 장기독점 계약건으로 공장 재 건축이 긴박하게 필요해 주변 지인들에게 내용을 설명하자 270억원 유상증자 자금이 곧바로 확보 됐다. 이 돈으로 지금의 공장을 건설했다. 계기는 미국 노스페이스 3년 독점 계약이다. 그때는 나도 놀랐다. 톱텍으로 시작한 사업이 경영자로서 주변의 신뢰를 잃지는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방사 양산시설은 1라인에 200억정도 든다. 4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8라인 증설 중에 있고 내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연간 2400~2500만m 생산가능 설비다. 투자를 완료해 나노 멤브레인 글로벌 No.1 이 될 것이다.”

-미국 노스페이스와 3년간 독점계약을 했는데 타용도로의 적용은.
“노스페이스와의 독점계약은 전 세계에 레몬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노스페이스가 경쟁 없이 우리와 독점계약한 것 자체가 고어텍스의 아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타용도로의 적용은 현재도 진행중이고 계속해서 넓혀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비닐(PVC) 등으로 방수처리를 해왔던 의류나 생리대를 비롯 다양한 분야에서 나노 멤브레인에 대한 수요는 크다. 실제 레몬은 올해 4월 숨쉬는 생리대 ‘에어퀸’을 출시했고, 국내는 물론 미국 아시아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의류에서는 육군 국방부의 방한복 소재로도 채택돼 125벌 필드테스트 중이다. 이밖에도 마스크팩을 개발해 랑콤 설화수에 납품하고 있고 위생팬티, 황사용 마스크, 애기 기저귀, 산모패드, 방수 앞치마 등 사용가능한 용도로 최대한 적용하고자 한다.

기존 제품은 폴리 에틸렌 필름을 사용해 통기성에 문제가 있다. 핸드폰이나 야외용 스피커에서 들리는 삑삑 거리는 소음은 온습도에 약한 전자기기 특징인데 스피커 앞면 기기 주변을 통기성과 방수성이 좋은 나노 멤브레인을 사용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동차 헤드라이트 주변을 감싸는 부분에도 나노 멤브레인을 생각중이다.”

-삼성전자 갤럭시7 이후 제품에 화섬 원사를 활용 개발된 차폐소재가 들어간다.
“화섬 원사인 해도사를 감량 합사 1.5mm 커팅 후 초지를 만들고 도금을 한다. 초박막 제품을 위해 프레스한후 차폐소재에 적용된다. 도금이 깨지지 않게 프레스 하는 것이 기술이다.

갤럭시7 이후 계속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차폐율은 최고다. 핸드폰 화재가 더 이상 나지 않는 것은 당사 제품의 역할도 있다고 자신한다. 섬유소재를 활용하여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것은 변화 혁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 같다.” 

-레몬이 10월4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고 들었다.
“다음달 목표로 IPO 절차에 들어갔고 기술특례 제도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나이스평가정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으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두기관에서 모두 A를 받은 곳은 거의 없다고 들었다.”

-초기 회사를 설립했을 때와 현재의 꿈은 무엇인가
“28년전 톱텍이란 회사를 설립했을 때 꿈은 대한민국 최고의 자동화설비 생산 기업을 만드는 것이었다. 2018년 국내 2번째로 1조클럽에 가입했다. 현재 1위가 대기업에서 분사된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1위는 우리라고 자부한다. 지금의 꿈은 기존 ㈜톱텍을 지속적으로 건실하게 만들면서 나노 멤브레인을 세계 정상에 우뚝 세우는 것이다. 진행 상황으로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자신있다.

나노 멤브레인 분야에서 고어텍스를 제치고 글로벌 NO.1 이라는 자부심으로 히든챔피언이 될 것이다. 메디컬 분야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일본 신슈대학에서 쥐의 부러진 다리뼈를 소생시키는 실험을 했다.

부러진 뼈 사이에 나노 멤브레인을 삽입했는데 세포가 소생되는 가능성을 보았다. 최종목표는 인공피부다. 나노 멤브레인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세상 사람들이 레몬이란 회사를 애플처럼 기억하도록 쉼 없이 달려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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