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더룩 이대범 대표 - 네이버 박차고 나와 패션 플랫폼에 도전한다
■ 온더룩 이대범 대표 - 네이버 박차고 나와 패션 플랫폼에 도전한다
  • 최정윤 기자 / jychoi12@ktnews.com
  • 승인 2020.04.0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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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유튜버 공생하는 온더룩 런칭
플랫폼 성장하려면 수수료 더욱 낮춰야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는 SNS에서 관심 받는 동시에 돈을 버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패션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옷을 보고 온라인을 뒤져 물건을 산다.

온더룩은 구매욕구가 발생하는 장소와 실제 구매가 일어나는 곳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온더룩 시스템에서 인플루언서는 구매가 발생할 때마다 안정적으로 리워드를 받고, 브랜드는 어떤 인플루언서가 소개해야 홍보 효과가 좋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개발자인데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이자 공동창업자였던 심재성은 패션을 즐기고 연구하는 친구였다. 나는 학생 때 그 친구가 입는 옷을 따라 입었다. 지금 보니 인플루언서와 팬의 관계더라. 작년부터 인플루언서와 유튜버가 옷을 걸치기만 해도 그 옷을 사기 시작하는 흐름이 생겼다. 비슷한 시기에 함께 의논해 패션과 개발이 합해지는 지점을 찾아나섰다.

심재성은 패션 잡지에서 약 7년간 에디터로 근무한 경험과 작은 브랜드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온더룩이 갖춰야 할 요소를 짚었다. 인플루언서와 유튜버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작은 브랜드가 겪는 한계는 무엇인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2018년까지 네이버음악VIBE(바이브)와 채팅앱 LINE(라인) 개발을 맡았다. 바이브 개발 당시 소비자와 밀접한 거리에서 소통하고 싶었지만, 회사에 소속돼 있었기 때문에 마음대로 할 수 없더라. 당시 온더룩 사업모델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네이버를 나와 온더룩에 뛰어들었다.”

-온더룩은 어떤 앱인가?
“온더룩은 인플루언서와 유튜버가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인 동시에, 작은 브랜드들이 쉽게 브랜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인플루언서와 소규모 브랜드 양측 수요를 균형 있게 담고, 여기에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도록 앱 형태로 구축했다.

인플루언서들은 대부분 ‘옷’으로 리워드를 받는 편이다.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는 옷 몇 장을 수익이라고 말하기 모호하다. 현금화할 수 있는 수익은 적고, 옷 협찬은 계속 이어진다. 매일 한 벌씩 입고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업로드하는데, 일주일에 들어오는 협찬요청은 10벌이 넘는 경우가 잦다.

원고료를 받아도 건당 최대 몇십만원 수준이라, 마이크로인플루언서(인스타그램 기준 팔로워 약 500명)는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기 어렵다. 수익을 얻는데 한계가 온 마이크로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스타일과 다른 협찬을 받기 시작하고, 실망한 팬이 이탈하면서 인기를 잃는 수순을 밟는다.

인플루언서의 또다른 수요는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싶다는 부분이었다.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는 ‘내가 입은 옷이 잘 팔린다는데, 이게 내가 입어서 그렇게 됐나? 얼마나 효과가 있나?’하는 의문을 갖는다. 마케팅 효과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해하는 사람이 많다.

작은 브랜드는 인플루언서를 직접 찾아가 옷을 뿌리며 홍보한다. 돈을 써서 연예인을 기용하기만 하면 되던 예전과 달리, 사람들이 직접 입어주고 SNS에 업로드한 콘텐츠로 브랜드 이미지가 만들어져야 살아남는다. 작은 브랜드는 유통 창구를 확보하기 힘들다. 플랫폼에서는 수수료를 내고, 상위 차트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할인폭을 늘려 배너에 내걸어야 한다. 돈이 이중으로 나가는 셈이다.

인플루언서와 브랜드 모두의 요구를 반영하는 체계를 완성했다. 팬들이 온더룩에서 인플루언서 사진을 보다가 사진에 태그된 옷을 사면, 구매 건수마다 인플루언서에게 브랜드 수수료의 5~15%에 해당하는 리워드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브랜드에게서는 인큐베이팅을 함께 진행하며 약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현재 플랫폼 업계 평균에 맞췄지만, 앞으로 20%로 낮출 계획이다.

온더룩 화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인플루언서가 걸어둔 온더룩 링크를 누르면 가장 왼쪽 사진이 뜬다. 사진을 눌러 구매하면 된다. 어떤 사진을 눌렀는지 기록이 남기 때문에, 기록에 근거해 리워드를 제공한다.
온더룩 화면.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 인플루언서가 걸어둔 온더룩 링크를 누르면 가장 왼쪽 사진이 뜬다. 사진을 눌러 구매하면 된다. 어떤 사진을 눌렀는지 기록이 남기 때문에, 기록에 근거해 리워드를 제공한다.

온더룩과 협약을 맺은 인플루언서와 유튜버는 자신의 영향력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어 좋다는 피드백을 주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입어줄지 아닐지 모를 유튜버에게 뿌리기보다 유효한 유튜버와 거래하면 된다.

온더룩에서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 사이에 소모되는 소통비용을 줄이기 위해 에디터가 각 인플루언서에게 어울리는 브랜드를 소개한다. 개발팀은 비용을 더욱 줄이기 위해 자동으로 브랜드를 추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나?
“이제 수수료를 받는 온라인 패션플랫폼 시장이 꽤 성장했다. 온더룩 이전에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가 분리돼 있었다. 인플루언서가 걸치거나 유튜버가 추천한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유명한 유튜버는 하나의 유튜브 영상에서 상의 한 장당 최대 10억원치 판매수익을 올린다. 유튜버가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가 아니면 유튜버에게 수익이 돌아가지 않고, 소비자는 유튜버가 홍보한 옷을 사러 새로 온라인에 접속해야 했다. 심재성씨와 ‘떨어져 있는 두 분야를 연결해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사업모델을 고안했다.

심재성씨와 논의하며 느낀 점인데, 패션업계는 생각보다 새로운 도전에 투자하지 않는다. 새로운 브랜드조차 이전 방식을 쓰는 시스템에 끼어들려고 노력하더라. 산업이 ‘판매는 이래야 한다, 유통은 이래야 한다’는 관습에 사로잡혀 있다고 느꼈다.

온더룩은 새 패러다임이 될 거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시도를 하는 패션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점점 새로운 곳이 늘면 패션산업계 지형도 천천히 바뀌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플랫폼 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수수료로 살아가는 플랫폼 시장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수수료를 낮추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쉽지 않은 길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고 제품 퀄리티를 높이려면 어쩔 수 없다. 수수료 부담을 줄여야 브랜드 부담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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