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15)] 코로나 딛고 친환경으로 돌아서는 이탈리아 패션산업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15)] 코로나 딛고 친환경으로 돌아서는 이탈리아 패션산업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20.06.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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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테니빌리 호프’ ‘리실크’ 등 자연주의 가치 표방

현재 의류산업이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산업 중 하나라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원사생산에서 의류 유통까지 수많은 공정을 거치며 생산된 의류가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수년 동안 소비된 후 폐기 과정에 이르기까지 환경 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는 셀 수 없이 다양하고 심각하다.

특히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최초 확산됨에 따라 산업 활동이 활발한 지역과 코로나 발생의 원인을 관련 지으며 그 연관성을 찾기 시작한 것은 어찌보면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이탈리아에서도 환경, 수질오염의 개선방법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특히 패션산업 분야에서도 다양한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친환경이라는 말은 어느새 밀라노 우니카와 같은 원단 박람회의 프리젠테이션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말이 됐다. 80년대 이탈리아에서는 패스트패션의 이탈리아식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는 쁘론또모다(Prontomoda)가 볼로냐(Bologna) 지역에서 시작되면서 패션 비즈니스는 기대 이상으로 큰 성공을 이루게 되었다.

그렇게 2000년대가 되면서 높은 생산량과 빠른 속도의 유통형태를 비판하며 지구 온난화에 반대하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친환경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패션산업에서 중요한 테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한 환경오염에 대한 관심과 우려에서 나아가 패션비즈니스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조건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최근 이탈리아 의류생산업자들은 이렇게 전례 없는 위기 속에서 패션과 관광상품의 재건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피력해 왔다. 한편 내부적으로는 생산성과 전문성을 촉진하고 제품가격을 낮추는 동시에 친환경적인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제품 생산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셧다운이 끝난 시점에 이탈리아내 의류 업체들은 친환경 관련 아이디어를 앞다투어 내 놓고 있다. 이렇게 친환경 테마는 패션산업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된 것이다.

세계적 소모직 생산업체인 비탈레 바르베리스 카노니코(Vitale Barberis Canonico)는 4대를 거친 기업의 전통대로 종사자, 생산환경 그리고 생산품에 이르기까지 친환경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제로 직장내 건강 및 안전보호와 밀라노 전시장내 안전을 위한 여러 인증을 받은데 이어 품질(Quality), 안전(Sicurezza), 환경(Ambiente) 등 QSA 통합관리 시스템 도입 인증도 받게 됐다. 그리고 2019년에는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배제한 친환경 원단 라인인 소스테니빌리 호프(Sostenibili Hope)가 출시됐다.

소스테니빌리 호프는 자연염색이나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진 원단이 품질 저하 없이 생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코모지역의 대표적 실크 생산업체인 만테로 세타(Mantero Seta)는 리실크(Resilk)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2020년 추동복 컬렉션으로 출시 예정이다. 지난 일세기 동안 이탈리아의 실크 생산에서 중요한 위치를 유지해 온 만테로는 폐기되는 원단이나 생산품을 이용해 꾸준히 새로운 재활용 아이디어를 선보여왔다.

리실크는 생산된 직물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적 방법으로 원사를 재생해 독특한 원단을 개발하는 공정을 거치게 된다. 모든 생산과정이 투명하며 추적가능한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제품으로 GRA(Global Recycled Standard) 인증을 획득했다. 이렇게 생산된 원단은 디지털프린트나 실크스크린 전통 프린트 공정을 통해 의류나 스카프 같은 액세서리로 생산되는 것이다.

염색 가공공정 전문 회사인 베르가모의 컬러시스템(ColorSystem)은 패션 부문의 텍스타일 트리트먼트를 제공하는 회사로 최근 수년전부터 자연염색 방식을 도입했다. 자연 염색은 재생섬유나 자연섬유에 국한된 염색기법으로 습식 식각공정을 통해 색상을 균일하고 정확히 분배시켜 빛이나 세탁에도 견고한 퀄리티를 보장하는 생산과정으로 연구된 것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패션브랜드들도 자연염색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컬러시스템이 이런 최근의 사회적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이 자연염색을 도입하게 된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수많은 기업의 새로운 친환경 프로젝트는 패션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생산품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좋은 PR 내용이 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오늘날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의류나 액세서리의 원료 선정부터 더욱 신중해지고 생산 방식도 변경하기로 결정한 브랜드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탈리아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경제상황을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돌려놓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와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시 록다운 이전의 대기오염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환경 오염에 대한 심각함을 많은 사람들이 자각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국가와 기업체 그리고 개인까지 지구오염을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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