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절벽에도 여전한 명품불패 신화
소비절벽에도 여전한 명품불패 신화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0.09.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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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한 달 빼고 매달 빠르게 매출 증가
MZ세대 유입으로 새로운 고객층 흡수
내셔널브랜드 입지 좁아져 우려 시각

코로나19가 촉발한 소비시장의 급격한 침체에도 유일하게 해외명품 시장은 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높았던 명품 소비가 온라인으로까지 확장하면서 날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면세점들이 명품 재고 소진을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 상품을 내놓자마자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주요 인기 상품은 단 1~2시간 만에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에 의하면 3~5월 명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10~40대 뿐만 아니라 경제력을 갖춘 50~60대 소비군 비중도 21%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전년대비 6%나 늘었다. 온라인 소비 경험이 늘면서 명품 소비도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할 전망이다.

업계는 명품 쏠림 현상에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관계자는 “내셔널 브랜드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높아진 고객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브랜드 가치와 상품 본질의 경쟁력을 높여야만 살 수 있다”고 경각심을 높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황일수록 립스틱 효과처럼 확고한 값어치를 하는 상품에만 돈을 쓰는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명품 강세 현상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제공한 백화점 해외명품 매출 증감률<표1>에 따르면 코로나19가 강타한 3월 유일하게 역신장하고 4월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더니 7월에는 32.5%까지 크게 성장했다.

백화점 내 상품군별 매출 비중<표2>은 27.6~31.8%로 백화점 총 매출의 3분의1에 육박한다.  백화점에서 해외명품이라고 일컫는 상품군은 일반적으로 S급으로 분류되는 해외 유명 브랜드(샤넬,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 등)와 시계·보석(티파니, 까르띠에, 로렉스 등), 의류·잡화(셀린, 발렌티노, 마틴마르지엘라 등)군을 통칭한다.

대부분 초고가 상품군이다보니 진품 확인, AS 등을 이유로 상품을 직접 보고 사는 고객들이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백화점 내 객단가와 구매횟수가 현저히 줄었음에도 명품부문은 성장세가 줄지 않는 이유다.   

롯데백화점 해외부틱팀 이성희 치프(chief) 바이어는 “코로나 여파로 해외여행에 발목이 묶인 고객들이 고가 상품 구매로 억눌린 소비심리를 일부 해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정고객 위주 구매가 활발하다보니 구매횟수나 객단가가 코로나 여파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성장 배경은 온라인 시장의 부상과 MZ세대들의 명품 시장 내 진입이다. 10~30대 고객 비중은 국내 전체 인구의 약 32%에 달하며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활용에 능하다. 이들 세대에게 플렉스 문화로 일컫는 명품 소비는 온라인 시장에서도 확연한 영향력을 보여준다.

명품 온라인 플랫폼 머스트잇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MZ세대 고객 비중은 18년 78%에서 20년 85%로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모바일 구매비중은 90%에 달한다. 백화점은 명품 소비에 40~60대가 70~80%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

최근 몇 년간 폭발적 성장세에 기반 해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 트렌비, 엔코드, 발란 등은 대규모의 투자금(머스트잇 SeriesA, 트렌비 SeriesB, 엔코드 SeriesA, 발란 SeriesB)을 유치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명품이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었지만 온라인 시장의 부상으로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것도 추세다. 명품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온라인 플랫폼이 활발히 흡수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의 명품 아이템을 백화점 대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다양한 디자인과 가격 정보를 한곳에서 볼 수 있어서다.

이를 반영해 최근 명품 브랜드들이 앞 다퉈 온라인몰을 오픈하면서 오프라인 매장 큰손까지 흡수하고 직접 판매 채널 확장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년 온라인스토어를 개설했던 ‘루이비통’, ‘구찌’, ‘샤넬’에 이어 지난 5월 ‘프라다’와 ‘까르띠에’, ‘에르메스’도 앞 다퉈 한국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오픈했다.

머스트잇 상품기획팀 전수영 팀장은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명품도 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지속적인 고성장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명품 하우스에서 MZ세대 소구점을 높이기 위한 컨텐츠 마케팅이 활발하다. 머스트잇 내에서도 고객 비중 80%에 달하는 MZ세대들을 겨냥해 커뮤니티 기반 타겟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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