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스 이은미 대표 - “백화점 직원에게 못다한 TMI, 여기서 말하세요”
펄스 이은미 대표 - “백화점 직원에게 못다한 TMI, 여기서 말하세요”
  • 최정윤 기자 / jychoi12@ktnews.com
  • 승인 2020.10.08 1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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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데이터가 만난 한국형 스티치픽스
AI 결합한 1인 맞춤형 스타일리스트 역할

강수빈씨(가명·고객)는 새 옷을 사고 싶지만 평일에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고 주말에는 외출할 기력이 없다. 폰으로 쇼핑하려니 정보가 너무 많다. 네이버쇼핑, W컨셉, CJ오쇼핑…쇼핑정보는 넘쳐나지만 취향에 맞는 옷이 보이지 않아 스크롤을 내리다가 포기했다.

펄스는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AI는 취향정보를 추출하고, 스타일리스트는 정보에 맞게 옷과 주얼리를 고르고 포장한다. 소비자는 택배박스에서 마음에 드는 옷만 골라 결제하고, 나머지 옷은 반품 신청한다. 옷을 추천하고 배송하는 비용은 1년에 1만 8000원이다. 횟수 제한없이 원할 때마다 추천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펄스는 옷 취향을 정교하게 분석해 집앞까지 보내주는 스타일링 서비스다.

-퍼스널 쇼퍼는 백화점 VIP고객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개인을 위한 스타일리스트 서비스라는 개념은 펄스가 처음입니다. 낯선 서비스죠.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나요?
“수많은 쇼핑사이트에서 원하는 옷을 찾으려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일하고 아이 키우느라 바쁜데, 누군가 제 취향 옷을 갖다주고 그대로 입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AI를 활용하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에는 이미 ‘스티치픽스’라는 기업이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죠. 시가총액이 3~4조원에 달합니다.

한국에서 개인맞춤형 스타일링은 생소한 서비스입니다. 펄스는 1년 1만8000원이라는 연회비로 추천과 반품 서비스를 모두 제공합니다. 지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개인맞춤형 스타일링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게 연회비 무료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소비자는 옷 가격 말고는 부담할 게 없죠.

패션업에는 디자이너브랜드 ‘클라우드라디오’를 시작하면서 뛰어들게 됐습니다. 당시 적은 수량을 생산하는 곳이 없어 직접 봉제공장을 운영했어요. 이후 여러 디자이너브랜드와 샘플사를 만나며 프로모션을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그 경험을 토대로 패션 서비스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데이터를 활용한 패션AI 서비스는 처음이라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어요.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AI는 키, 팔 길이, 허리둘레 등을 포함한 트렌드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보안, 프론트엔드 개발, 알고리즘 개발, 스타일리스트 문화를 하나하나 공부하는 중입니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두달 만에 홍보없이 3000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했습니다. 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어떤 특성을 지녔나요?
“펄스에는 모델사진이 없습니다. 택배박스를 열어야 어떤 옷을 받았는지 알 수 있죠. 미리보기에 뜨는 옷 사진도 펄스 이용자가 직접 입고 찍은 사진만 씁니다.

사람마다 체격이 다른데, 옷가게에서는 하나하나 맞추기 힘들죠. 이제 좁은 탈의실에 갇혀 갈아입지 않아도 돼서 편하다는 리뷰가 가장 많습니다. 체격이 큰 소비자들은 새 옷이 망가지지 않도록 갈아입느라 답답했다는 후기를 남겨요. 편하게 옷을 입고 사고 싶은 옷만 결제하고 나머지는 반품신청하면 됩니다. 사이트에서 클릭하고 결제하면 끝이죠. 더 편하게 결제할 수 있게 앱을 개발 중입니다.

펄스 이용자는 다양합니다. 연령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합니다. 직업군도 모두 달라요. 현재 단계에서는 펄스를 실용적으로 이용하는 고객 확보가 우선입니다. 실제후기로 먼저 알려지고 직접 체험한 사람들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만, 펄스는 스타일 추천과 동시에 구매 가능합니다. 실제 구매정보가 쌓이면서 대중적인 패션트렌드 AI보다 훨씬 정교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관리하나요?
“펄스를 준비하면서 가장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개인정보였습니다. 과연 고객들이 기꺼이 자신의 정보를 줄까? 부담스러워하지 않을까? 고민이 끝없이 이어졌어요. 우선 부담없이 5분 내로 모든 스타일 정보를 알 수 있는 객관식 질문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질문지 마지막에 ‘스타일리스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라는 문항을 넣었어요.

의외의 반응이었습니다. 마지막 문항에 장문의 편지를 쓰는 이용자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어요. 백화점 매장 직원에게는 말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겨드랑이에 땀이 많이 나니 회색 옷은 추천하지 말아주세요’, ‘허벅지가 두꺼워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필요해요’ 등등이었죠.

반품상자에 손으로 직접 편지를 쓴 이용자도 많습니다. 이런 피드백이 모이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됩니다. 올해 말까지 더 많은 스타일리스트들을 확보해 취향을 정교하게 분석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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