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르는 ‘거위의 꿈] 오아이오아이’ 정예슬 디자이너
[내가 부르는 ‘거위의 꿈] 오아이오아이’ 정예슬 디자이너
  • 김예지 기자 / yejikim@ktnews.com
  • 승인 2015.06.12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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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으면 못하죠? 그래서 합니다”

핑크색 티셔츠, 핑크색 매니큐어, 핑크색 부채 등 쇼룸 곳곳에 유독 한 컬러가 눈에 띈다. 요즘 핑크색에 빠져있는 ‘오아이오아이(O!Oi)’ 정예슬 디자이너<사진>의 쇼룸이다.

정 디자이너는 “요즘 핑크색에 빠져있다. 정말 재미있는 컬러다. 아마 다음 시즌 컬렉션에 핑크색이 많이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매 시즌 마다 정 디자이너가 빠지고 재미있는 무언가가 컨셉이 된다. 그만의 위트, 재미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다.

하지만 대학교 입시 때는 ‘자동차’에 빠져 패션디자인이 아닌 산업디자인으로 전공 선택을 잘못해 방황도 했었다. 그렇게 1년 만에 휴학을 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웨어하우스’라는 폐 공장을 개조해 30개 이상의 방으로 만든 곳에서 지냈다. 1년 동안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 명품 브랜드 어시스던트로 일하는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작업하며 지냈다. 유학 생활로 그는 패션 디자이너에 대한 꿈이 확고해졌으며 학교라는 타이틀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다.

정 디자이너는 유학 생활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지만 패션 디자이너를 꿈으로 뭘 해야 하는지 막연했다. 재미삼아 시작했던 것은 리폼이었다. 옷, 가방, 모자 등 무지 제품을 구매해 구름, 미키 마우스 등 정 디자이너의 위트와 재미를 더했다. 우연히 ‘힙합퍼’ 스트리트 패션에 정 디자이너의 사진이 찍히고 그 당시에 썼던 미키 캡이 온라인상에서 유명세를 탔다.

그 때부터 블로그를 통해 직접 리폼한 가방, 모자 등을 판매했으며 2011년 11월 ‘오아이오아이’ 브랜드를 런칭했다. 런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번 우연한 대박이 터졌다. ‘미키 비니’ 제품을 지드래곤이 뮤비에서 착용한 것. 그는 “몰랐었는데 고객들이 Q&A를 통해 ‘미키 비니를 지드래곤이 썼어요’라고 글을 남겨줘 알았다”며 “알고 봤더니 지드래곤 팬이 미키 비니를 구입해 선물한 것이었다.

아직도 그 고객에게는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드래곤 미키 비니’로 ‘오아이오아이’가 알려졌다. ‘오아이오아이’는 영국 유학 당시 친구들이 부르던 인사말을 딴 이름이다. 그는 “영국 친구들이 ‘하이(Hi)’보다 ‘오이(Oi)’라고 인사했다. 우리나라 말로 ‘어이’같은 은어다”며 “한국에서 찾아보니 ‘오이’는 80년대 영국 펑크문화 때 사람들이 쓰던 말이었다. 그런 점에 이끌려 ‘오이오이’라고 브랜드 이름을 정했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보여지는 발음 그대로 ‘오아이오아이’라고 부르지만 해외는 ‘오이오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위트있는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매니아층이 뚜렸했던 ‘오아이오아이’가 대중화를 위해 변화하고 있다. 정 디자이너는 “의류는 위트를 절제하려고 했지만 가방, 모자 등 잡화에서는 ‘오아이오아이’만의 위트를 가득 담았다”며 “앞으로 브랜드 라인을 세분화해 위트, 재미가 담긴 정규 컬렉션과 합리적인 가격, 베이직한 디자인의 캡슐 컬렉션으로 나눌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부터 선보인 캡슐 컬렉션의 박스로고 티셔츠와 핸드폰 케이스는 다양한 연령층의 주목을 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주위에서 ‘어떻게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냐?’고 물어본다. 대답은 운이다. 나는 운이 좋은 케이스 였다. 하지만 운도 실력 아닐까?”라고 말했다. ‘오아이오아이’는 얼마 전 홍대에 쇼룸을 오픈했으며 중국, 유럽까지 새로운 유통망 발굴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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