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섬유패션사, 불황에 맷집 더 세졌다
[한섬칼럼] 섬유패션사, 불황에 맷집 더 세졌다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7.04.1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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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1일을 기점으로 국내 대부분 기업들이 작년 결산 실적을 공개했다. 섬유패션기업 실적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전체 60개 중 영업적자를 기록한 기업이 18곳이나 됐고 대부분 매출이 줄었지만 2016년 한 해를 관통했던 ‘공포’에 가까운 경기불황을 감안하면 오히려 양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업계 상위 기업들이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중견 후발 주자는 상위권 도약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기업 면면을 살펴보면 이 같은 모습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효성 섬유부문은 사내 6개 사업 부문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1.6%)을 기록했다. 절대 액수만 놓고 봐도 매출 2조원대의 중공업부문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영원무역은 매출 2조원을 넘기며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사업과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진행한 해외기업 M&A가 적절히 맞아 떨어진 결과다.

중견 패션기업 대현은 성장과 이익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최고 성적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2800억원, 영업이익은 58.9% 증가한 160억원을 기록했다. 비록 건물 매각에 기인한 것이지만 당기순이익은 무려 4배 이상 증가한 469억원을 달성했다. 서울 서초동 대현블루타워를 740억원에 팔아 480억원의 양도차익을 올렸다.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기업이 5곳이나 됐지만 흑자로 전환된 기업들도 4곳이나 된다. 흑자전환 기업은 불황을 맞아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한 허리띠 졸라매기 경영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TBH글로벌 중국법인은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을 전년대비 3.1%포인트 줄이며 영업이익을 흑자로 전환시키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사드사태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중국 판매 호조로 매출이 9.5% 증가한 722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매출은 1.8% 증가에 그쳤지만 연결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중국 법인 매출이 11.7% 늘어난 것이 큰 보탬이 됐다.

2016년 결산 실적 예상보다 양호
뼈 깎는 구조조정으로 불황 파고 넘어
직원 처우도 그리 나쁘지 않아
코데즈컴바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모범사례
임원, 적자경영 책임지고 ‘무보수’로 일해

코데즈컴바인은 비효율적인 생산업체를 모두 정리하고 유통망을 정비한 결과, 흑자로 돌아서며 8.1%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작년 184억원에 달했던 판매비와 관리비를 무려 79.9%나 줄어든 37억원 규모로 감축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과 경영효율에 집중한 경영진 판단이 돋보인다.

특히 코데즈컴바인은 인력구조조정과 더불어 임원 보수를 제로(0)로 만드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단행해 귀감이 되고 있다. 아무리 적자에 빠졌다 해도 기업 임원진이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무보수로 일한 사례는 타 업계에서도 찾기 힘들다. 이 회사는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악성으로 분류되는 기업 단기차입금을 단 1원도 남기지 않고 전부 상환했다.

그렇다면 이들 상장기업의 직원 대우는 어떤 수준일까. 지난호 실적 결산에 이어 오늘자 3면에는 상장기업 56사의 임금 기사가 실렸다. 소위 잘나가는 전기전자 자동차 등 업종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직원들 처우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300인 미만 사업체들 평균 연봉은 약 387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56개 기업 1인 평균급여를 바탕으로 산출한 섬유패션 상장기업의 평균 임금은 4170만원이었다. 근로시간 및 복리후생 같은 비임금 요소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소득은 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적을 수 있지만 대놓고 처우가 열악하다는 외부 시선에는 어느 정도 왜곡된 편견이 개입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임원은 직원들보다 평균적으로 7.8배 많은 3억48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패션부문이 있는 삼성물산, 효성 같은 일류 대기업을 제외하면 이 수치는 더 낮아진다.

물론 일부 어두운 이면을 외면할 수는 없다. 어떤 기업의 디자인직 근로자는 70여명 평균 급여가 연 190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매장 판매직원들은 이보다 못했다. 근속연수나 업무 강도를 따져보면 개인당 격차는 있겠지만 대부분 최저생계비 수준을 겨우 넘긴 것으로 보인다.

극심한 불황으로 불안과 공포에 떨었던 2016년은 멀찌감치 넘어갔다. 기업 체질 개선을 위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 역시 과거지사가 됐다.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던 섬유패션기업들 성적표는 이런 희생을 바탕으로 가능했다. 불황에 견디는 우리 기업들 맷집이 과거보다 훨씬 강해졌다는 점에서 올해는 적어도 작년보다 더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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