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대학교 평생교육원 ‘명품양복제작반’을 찾아서 - “젊은 테일러들 세계시장 누비게 최고 비스포크 기술 가르쳐요”
■ 국제대학교 평생교육원 ‘명품양복제작반’을 찾아서 - “젊은 테일러들 세계시장 누비게 최고 비스포크 기술 가르쳐요”
  • 이영희 기자 / yhlee@ktnews.com
  • 승인 2017.07.3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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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 경력 ‘명장과 장인’ 1대1 반도제식 교육
대학내 세계적 수준 ‘테일러 양성과정’ 관심집중
4기생까지 80여명 배출 100% 취업률 자랑
싱가포르 취업 등 우수인력 해외송출까지

여름 한 낮의 불볕 더위,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예비 테일러들은 작업대를 떠나지 않는다. 방학 중인 빈 캠퍼스, 작열하는 태양아래 한 낮의 명품양복제작반은 쉼없이 질문하는 학생과 아버지처럼 곁에서 세심하게 설명하고 지도하는 두 책임교수의 움직임으로 부산하다.

평택 국제대학교 평생교육원의 ‘명품양복제작반’에는 17명의 젊은이들이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대한민국 양복명장인 문병지 교수와 50여년 경력의 장인 강태기 교수가 책임교수로서 예비 테일러들의 기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문병지 책임교수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전수해 테일러들을 양성하는데 남은 인생을 걸고 있다. 문 명장은 “대한민국의 양복기술은 세계 1위입니다. 1976년부터 국제기능올림픽 12연패를 한 경이로운 기록을 갖고 있는 나라입니다. 이런 기술을 젊은 테일러들에게 전수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누비게 할 것입니다”라고 의지를 표명한다.

명품양복제작반은 최근까지 4기생을 교육했다. 매 기수별 20명이 정원이며 약 80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총 7개월 과정이며 제도, 재단, 봉제까지 모든 과정을 1대1, 반 도제식 교육이 이뤄진다. 또한 2개월간의 숙성과정을 거친 교육생들은 테일러로서 독립 혹은 전문직종에 종사하게 된다.

취업률은 100%다. 교육을 마친 테일러들은 대도시 유명양복점 혹은 해외의 테일러샵으로 취업을 하거나 샵을 오픈하기도 한다. “싱가포르에 두 명의 졸업생들이 취업을 해서 한국을 대표하는 테일러로서 기량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술인력 양성이라는 1차적 차원을 초월해 세계 각국에 제자들을 송출해 숲을 이루고 싶은 소망입니다” 라고 문 명장은 강조했다.

현재 졸업을 앞둔 4기생은 총 17명이며 고교졸업생부터 군대 제대 후 입학을 했거나 일반 대학교 졸업자, 혹은 해외유학파 등 다양한 젊은이들이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테일러가 되고 싶어서 공부하러 온 만큼 어느 학과생들보다 열과 성을 다해 기술을 습득하고 있다.

김성민(30세)은 영국 디자인학교 4년을 졸업하고 맞춤양복제작반에 입학했다. “영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했지만 테일러 기술을 가르쳐주지는 않아요. 최근 비스포트의 매력에 심취해 이곳에서 기술을 배워 디자인에 접목하면 더욱 완성도 높은 의상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향후 심도있게 기술을 배우든지, 나중에 독립을 하든지 할 생각입니다” 라고 입문계기와 과정을 설명했다.

서광윤(30세)은 국내기업의 해외사업부에 근무해 온 스마트한 인력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직업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던 중에 비스포크 테일러에 대한 관심을 갖게됐고 종전의 것들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명품양복제작반에 입학했습니다 ”라고 직종을 바꾸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본인이 직접 재단하고 만든 양복을 아버지께 선물했고 기뻐하셨다고 전한다.

명품양복제작반의 반장은 29세의 최원호 학생이다. 서글서글한 이미지와 성품이 멋진 테일러로서 성장에 큰 도움이 될 듯해 보였다. 유일한 여학생은 이날 급한 일로 조퇴를 했다고 한다. 열심히 일한 흔적이 작업대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오는 10월부터 제 5기 학생들의 수업이 시작된다. 현재의 4기생들은 졸업과 함께 현장에서 심화과정을 거치게 된다. 명품양복제작반은 일주일에 5일, 하루 6시간씩의 집중 현장 교육이 진행된다. 벌써부터 5기생들의 모집이 완료됐다고 한다. 별도의 홍보없이 인터넷이나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은 예비 테일러들이 신속하게 신청을 해 왔기 때문이다.

“기수별로 교육기간동안 4~5벌의 양복을 직접 만듭니다. 본인 것은 물론이고 아버지, 형제들의 옷을 지으면서 할 수 있다는 가능성, 기술을 심화시켜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됩니다. 본인이 직접 입고 모델도 되고 패션쇼 연출을 해보기도 하면서 학기를 마무리합니다.” 문병지 책임교수는 8월 첫주에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맞춤양복총회에 두 명의 졸업생과 대동했다. 지난번 싱가포르 에 졸업생 두 명을 취업시킨것에 고무된 문 명장은 이번에도 졸업생과 대동해 우리인력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했고 앞으로도 국내는 물론 해외 유명 비스포크 테일러 샵에 송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대부분 젊은 층들이 적당히 취업하거나 아니면 일자리가 없다고 불평하지요. 그러나 명품양복제작반을 찾아오는 학생들은 목표가 뚜렷하고 대부분이 스마트해요. 이제 젊은 피가 맞춤양복계에 수혈되면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전, 발전시킬 것이라는 희망이 생깁니다.”

맞춤양복 기술자들의 고령화를 극복하고 차세대로 기술을 전수,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명품양복제작반은 지속 가능한 정부지원 사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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