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의식 남평화상가 대표 - “도매 전용카드 만들어 생산자 판매주도권 찾겠다”
■ 박의식 남평화상가 대표 - “도매 전용카드 만들어 생산자 판매주도권 찾겠다”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18.11.2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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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 상인 40명 꾸려 캄보디아 시장 개척단 파견

“카드 하나만 있으면 옷과 가방을 살 수 있는 도매시장을 만들고 싶어요. 도매 시장에 소매업을 하는 사람만 들어갈 수 있고 카드 하나로 옷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요. 도매상인들은 디자인을 구상하고 신제품 만들기에 전념할 수 있습니다.”

박의식 남평화상가 대표가 그리는 도매 시장 미래 청사진이다. 지금도 동대문시장 새벽은 건물마다 옷을 떼다 팔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소매상들로 불야성이다. 옛 전성기보다 고객이 줄었지만 각각 도매상가 앞에는 옷과 가방들이 가득 든 대봉(대봉투)들이 쌓여 전국으로 배송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남평화상가는 1980년대 가방 전문도매상가로 문을 열었다. 지금은 4개 층에 700여개의 가방과 의류 점포가 있다. 1400여명 상인이 일한다. 24시~다음날 12시(지하1~지상1층 가방), 20시~다음날 9시(2,3층 의류)까지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주요 제품은 가방, 지갑, 의류 등을 팔고 있다. 대부분 상인들은 가내수공업식 공장을 갖추고 신제품을 일주일~15일마다 신제품을 선보인다. 하루 4000명 이상의 도매상들이 다녀간다. 전국에서 팔리는 가방 70%가 이곳에서 유통된다.

지난 11월 초 남평화도매상가 박의식 대표를 만났다. 최근 온라인시장이 커지면서 변화하는 동대문 시장과 미래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 대표는 “지금은 모바일로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고 모바일 세대에게 야간시장은 큰 의미가 없다”며 “남평화를 비롯한 동대문시장은 소매상을 보호하고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만을 판매해 차별화한 도매 시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카드가 없으면 상가 출입을 못하는 일본 니혼바시 도매시장이 롤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동대문 시장 활성화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나가고 있다.

“도매 시장 전용 카드를 만들기 위해 은행과 논의 중입니다. 전문도매 카드가 현실화 되면 매입매출이 투명하게 돼 오히려 소매상을 보호하는 방법이 되겠지요. 도매시장 전용 카드가 남평화상가에 적용될지, 다른 새 상가에 사용될지는 갈 길이 먼 것도 현실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도매시장은 아직은 전국 각지 소매상들이 몰려오지만 점점 온라인 시장과 모바일 세대에게 밀려 밤 시장이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추세다. 옛날에는 전국에서 버스가 왔지만 지금은 택배 시스템이 잘 돼 그 일을 대신한다.

그는 “한국은 택배시스템이 잘 돼 있다. 도매시장도 주 5일째 시행과 낮 시간(9시~오후2시까지) 판매도 가능하다”며 “생산자가 판매 주도권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판매자가 “질 높은 제품을 만들면 누구든 시간대가 바뀌어도 그 시간에 맞춰 제품을 사갑니다.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며 소매상들이 9시에서 오후 2시까지 영업을 해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

■ 가죽 가방 생산 판매에 50년 한길
박의식 대표는 20살 때 장사를 시작해 50년 동안 업계에서 한 길을 걸어 왔다. 지금은 남평화 상가에서는 도매 제조 판매를, 서울 홍은동에는 카페 스케네 브라운(Cafe SKENE BROWN) 편집샵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 스케네 브라운에는 커피와 함께 샵인샵으로 핸드백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그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매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향후 도매 시장도 샵인샵 모델이 적용돼야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핸드백 매장에서는 가죽을 주로 취급하고 700종 제품을 판매한다. 일주일마다 5~6개가 신상품을 출시한다. 1998년은 여성 가방으로 매장을 바꾼 전환점을 맞은 해다. 그는 어느날 한국 여성 디자이너가 필립스 면도기를 여성취향에 맞춰 디자인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매장에서 고객을 살펴보니 여자는 선물용으로 구매하고 남자는 실용성을 따져서 샀다. 그날 이 후 그는 ‘가방은 아름다워야한다’는 컨셉으로 디자인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생산했다.

“남자는 구두굽을 깔아 여러 번 신는 반면 여자는 신제품이 언제 나오는지 묻더군요. 그 날 이후 가방을 여성용으로 100% 바꿨습니다. 소비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지금도 국내외시장을 다니며 살펴보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2016년 남평화상가 대표로 취임 후 남평화상가 환경개선과 고객 편의 시설에 앞장섰다. 상가 내 출입구 표시와 LED조명을 바꿨다. 상가 전 점포는 월 1000원을 모아 장학금을 마련했다. 지금도 직원들과 캄보디아에서 우수한 학생을 선발에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동대문 지역주민을 위해 기부도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 시장 활로 개척 나서
남평화상가는 지난 10월 24, 25일 DDP에서 열린 패션페어에 참가했다. 이날 패션페어에는 에이피엠 플레이스, 디오트, 청평화, 디디피 패션몰, 남평화, 테크노, 누죤 등 도매상가들이 참여했다. 박 대표는 이를 계기로 남평화상가 동남아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향후 캄보디아 프놈펜에 상권 형성에 매진하고 있다. 앞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지기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12월 캄보디아에 시장 조사를 위해 다녀올 예정이다. 이후 40여명 상인과 함께 캄보디아에 도매상권 조사를 위한 실무사절단을 꾸릴 예정이다.

“동대문 상가 내 20여명과 함께 캄보디아에 상가 입지를 살펴볼 것입니다. 국내 택배 서비스처럼 물류까지 형성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인원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것입니다.”

박 대표는 “남평가상가 캄보디아 진출은 향후 동남아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 시대를 맞아 동대문 패션이 K패션을 알리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IT, 자동차가 세계 시장에 유명하지만 한국 제조기술이 얼마나 뛰어난지 공산품으로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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