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7)] 이탈리아 컬렉션 대장정의 출발점 ‘삐띠 워모’
[차수정의 밀라노 스토리 (7)] 이탈리아 컬렉션 대장정의 출발점 ‘삐띠 워모’
  • 편집부 / ktnews@ktnews.com
  • 승인 2020.01.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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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예술의 메카 ‘메디치가’의 삐띠 궁전에서 시작
아르마니, 베르사체 등 유명 브랜드 선보이며 명성 높여

20여일간의 긴 크리스마스와 새해 휴가가 끝나고 수많은 패션업계 종사자들이 피렌체의 삐띠 워모(PITTI UOMO)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혹시 이곳에 처음 오는 사람이 있다면 말로만 듣던 규모와 패셔너블한 분위기에 입구에서부터 무척 놀라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1월에 시작되는 남성복 패션위크를 시작으로 3월초 파리 여성복 위크가 끝날 때까지 FW 2020/21 컬렉션 대장정의 출발점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리는 삐띠 워모 전시라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 7일부터 10일까지 피렌체의 포르테짜 다 바쏘(FORTEZZA DA BASSO)에서 제97회 삐띠 워모가 진행됐다. 삐띠 워모는 전통과 클래식을 존중하는 동시에 패션시장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만한 새로운 브랜드를 정확히 선정함으로써 더욱 글로벌해지는 국제 패션마켓의 미래를 선도한다는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세계적 남성복 페어인 삐띠 워모의 또다른 자랑거리 중 하나는 유서 깊은 피렌체 시내 곳곳에서 선보이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디자이너 등 스페셜 게스트들이 펼쳐 보이는 다음시즌 컬렉션이다. 올해는 피렌체 시내 팔라쪼 스트로찌에서 다양한 남성복 쇼가 진행됐다.

이번 에디션 페어에는 1200여개 패션브랜드가 참여했고 그 중 45%는 국외 브랜드로 삐띠 워모의 국제적 명성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같은 명성에 걸맞게 에디션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 급부상하는 패션 브랜드를 초대하는 각종 이벤트도 몇 년 전부터 크게 눈에 띄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커져가는 패션 마켓과 급성장하는 브랜드를 오랫동안 관찰해 온 삐띠 워모 아트디렉션이 만들어낸 긍정적 결실로 보인다.

이 전시회는 ‘삐띠’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렌체 시내에서 벡끼오 다리를 건너면 모습을 드러내는 르네상스 예술의 메카인 메디치가의 삐띠 궁전에서 비롯됐다. 1950년대 살라 비앙카 델 팔라쪼 삐띠(SALA BIANCA DEL PALAZZO PITTO)에서 시즌마다 개최하던 몇몇 패션쇼 이벤트에서 유래됐다.

극소수 고객을 위한 오트쿠튀르로 시작된 이벤트가 1970~80년대 이르러 아르마니, 베르사체 등 이탈리아 대표 프레타포르테 브랜드쇼를 선보이는 가장 명성 높은 시즌 행사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1980년 지금의 로케이션인 포르테짜 다바쏘로 이전 후 1988년 이래로 삐띠 임마지네(Pitti Immagine) 홀딩에 의해 오늘날 세계적인 이벤트 형식으로 자리잡고 성장하게 되었다.

삐띠 임마지네는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남성복 삐띠 워모(PITTI UOMO) 아동복 삐띠 빈보(PITTI BINBO) 세계적인 편직분야 박람회 삐띠 필라티(PITTI FILATI) 등으로 매시즌 피렌체에서 개최되고 있다.

그중 삐띠 워모는 삐띠 임마지네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행사로 클래식한 메이드인 이탈리아 남성 의류를 중앙관에서 전시했다. 지금은 시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세계적인 행사로 발전했다.

90년대 초반부터 이탈리안 브랜드만이 아닌 비비안 웨스트우드, 장폴고티에 같은 아방가르드한 스타일의 국제적인 디자이너들을 초대하면서 발전의 계기를 만들었다. 규모가 점점 커짐에 따라 피렌체 시내 주요 유서가 깊은 건물들에서 각종 쇼와 이벤트를 선보였는데 그중 인상적인 로케이션은 레오폴다 기차역이다. 이 곳에서는 삐띠 워모 기간 중 패션관련 임팩트 있고 앞서 나가는 수많은 사진전이 기획됐다.

이번 제97회 에디션에서는 ‘당신의 깃발을 보여주세요’라는 테마로 안젤로 피구스(Angelo Figus)의 아트 디렉션 하에 디자인과 패션 관련 업체들 협업으로 27개의 대형 깃발이 프레스룸에 설치됐고 중앙관 앞에는 대형 깃발 조형물이 세워지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테마에는 ‘깃발은 인간이 입고 있는 옷처럼 끝없이 움직이는 가운데 정체성, 소속감,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공통된 언어’라는 주제가 담겼다. 삐띠가 패션계의 UN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깃발에 사용되는 기하학적 디자인이 바람에 흔들리며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강조된다는 미학적 의미도 있다.

이번 에디션 스페셜 게스트는 루시(Lucy)와 룩 마이어(Luke Meier)가 이끄는 질 산더(Jil Sander), 스테파노 필라티는 자신의 독립 레이블 랜덤 아이텐티스트(Random Identities)를 소개하는 쇼를 가졌다. 세계적인 젠더 플루이드 브랜드 텔파(Telfar)는 자신의 패션철학 ‘Simplex(simple+complex)’로 자신만의 미학과 정체성을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탈리아에서 진행되는 거의 모든 국제 박람회 행사는 이탈리아 정부산하의 MAECI(외교부산하 국제협력부)와 ICE(이탈리아 무역진흥원) 보조를 받아 진행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는 이탈리아의 패션산업이 국제적인 입지를 갖는데 큰 밑거름이 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번 정부 보조는 바이어 등 박람회를 찾는 사람들의 편의 시설과 미디어 관련 광고활동을 강화하는데 큰 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지원과 더불어 행사가 주최되는 지역 사회화 협업이 잘 이뤄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흔히 이탈리아 패션과 관련 산업은 전세계 어떤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생산자로서 생산된 의류 품질을 보장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련된 그 이상을 예상할 줄 아는 미래를 생각하는 마인드가 삐띠 같은 세계적 이벤트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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