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패션브랜드 매출 10분의1토막...연쇄도산 우려 확산 
중견 패션브랜드 매출 10분의1토막...연쇄도산 우려 확산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0.03.20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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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정책 소상공인 위주로만 국한 
파격적인 중기 운영자금 지원 마련돼야

코로나19사태로 패션 리딩 기업들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3월1일부터22일까지 중견 여성복기업에서 전개 중인 22개 브랜드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유통별 유례없는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타임 -93%, 구호-94%, 아이잗컬렉션 -89%의 매출 급감을 보였다. 이 외 브랜드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표 참조>

이들은 패션업계를 이끌어가는 리딩그룹으로 중견 이상의 규모가 많아 지난해 최저임금 상승과 주52시간 노동법개혁 등 리스크를 겪으며 재무구조가 악화된 곳들도 많아 우려가 높다.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로 아우터 판매부진에 이어 봄 장사까지 극심한 매출 하락이 이어져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심각한 구조조정이나 본사 외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견 기업 기준 한 달 동안 180~200억 원의 매출이 증발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모 여성복 대표는 “현재 매출 급감으로 당장의 운영자금 마련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다. 현재 정부의 지원 정책은 소상공인 위주로만 국한돼있어 실효성이 없다. 은행에 가도 평상시와 같은 신용 기준을 적용해 기업대출이 용이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또한 “매출이 안나오니 신용도가 떨어지고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이 안되니 자금난을 벗어날 수가 없다. 미국처럼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해주거나 세금 감면 혜택 등 좀 더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출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사람 접촉을 줄이는 캠페인이 계속되면서 백화점 입점 고객은 현저히 줄었다. 필수소비재가 아닌 패션 품목에 대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백화점 오프라인 기반의 고급 브랜드가 대다수다 보니 연령층이 높은 고정고객들이 많아 타격이 더 크다. 말 그대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더 손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하청 업체 결제가 안되는 곳도 나오고 있다.

봄 이후 생산 기획안 대폭 수정과 부장급 또는 임원들 감봉, 임금 지급연기 등 최대한 자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성복 대표는 “고용유지지원 정책이 있지만 기업 셧다운 수준의 타격에서 큰 도움은 안되고 있다.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고 기업이 살 수 있도록 이를 견인할 수 있을만한 실질적인 운영자금 지원의 극약처방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애초 한국경제가 근본적으로 성장 동력이 꺼져가던 불안한 상황에서 코로나 19로 엎친데 덮친 격이 돼버렸다”며 “기업은 하청업체결제까지 해줘야 되는 상황이다. 기업들에 대한 직접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고육지책으로 2주에서 한 달까지 직원 순환 무급휴가 확대 지침으로 고정비를 줄이고 급한 대로 기업 경영 악화 일로를 만회해보려고 하지만 말 그대로 생존위기에 놓였다. 패션업은 ‘앞으로 남는 거 같아도 뒤로 밑지는 장사’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익구조가 취약한 업이다.

업의 특성상 조직이 비대하고 고정비가 높은 상황이라 한 두시즌 만 장사를 잘 못해도 부도위기가 닥친다는 것이 업계 통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초반에는 중국발 물량 입고 제동으로 걱정이 컸다. 더 큰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장에 걸어 논 옷들이 거의 팔리지 않는 것이다. 여름 생산은 전년보다 30~40%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이 5월까지 이어지면 말 그대로 문을 닫아야 한다. 협력업체들의 결제도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도미노 도산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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