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한물간 정책 재탕하는 정부의 코로나 대책
[한섬칼럼] 한물간 정책 재탕하는 정부의 코로나 대책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20.05.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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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패션업종 대상으로 20일,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
지금 필요한 것이, 정부 주도 세일행사인가
재탕 삼탕, 구조고도화인가

정부는 지난 20일 섬유패션업계를 대상으로 ‘제5차 포스트 코로나 산업전략 대화’를 개최하고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간추려보면 ▲패션의류 소비 촉진을 위한 ‘코리아 패션마켓’ 확대 ▲수요공급기업간 연대와 협력을 하는 천리(千里) 프로젝트 ▲고부가가치형 산업 전환을 위한 구조고도화 지원 등이 핵심으로 보인다. 업계는 긴급경영안정자금 및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확대와 섬유패션산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추가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는 성윤모 장관을 비롯 성기학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 한준석 한국패션산업회장 등 산업을 대표하는 각 단체장들이 참석했는데 내놓은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언급된 코리아 패션마켓은 6월 26일~7월 10일 사이에 열리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과 함께 열린다. 6월 말은 패션회사들이 일제히 여름상품 시즌 오프에 들어가는 시점이다. 패션 대리점과 백화점은 ‘시즌 오프’ 또는 ‘상반기 세일’ 현수막을 걸고 마지막 판촉전에 심혈을 기울이는 때다.

바로 떠오르는 것이 ‘코리아 세일 페스타(이하 코세페)’다. 코세페는 2015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해 이듬해 현재 이름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업계는 매년 10월 열리는 코세페를 두고 ‘12월 백화점 세일에 앞서 한 번 더 하는 할인행사’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적어도 패션업계에서는 그 인지도와 효과면에서 다른 할인행사와 별반 다름없는 ‘원 오브 뎀(One of Them)’ 수준으로 전락했다. 오히려 업체들은 코세페 참여로 유통업체에 높은 수수료만 떼이느니 ‘본사 창고 세일’ 같은 행사를 더 선호한다. 이 시급한 시국에 굳이 정부가 나서 대책이라고 홍보하고 간담회까지 열지 않아도 당연히 민간에서 알아서 했을 일이다.

‘천리 프로젝트’는 더 뜬금없어 보인다. 애국가에 나오는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은 어디 가고 갑자기 천리 프로젝트라니. 정부는 “천리는 대략 우리나라 전역의 직선거리를 커버, 국내 생산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에서 가장 먼 부산이 약 400km정도니 그 안에 많은 의미를 함축할 수 있다고 본 모양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명사는 대중에게 친숙하고 한눈에 의도를 알아볼 수 있어야 강력한 동력을 얻는다. 한반도 삼천리는 1861년 김정호의 대동여지전도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한양에서 땅끝 해남까지 해남대로 900리, 한양에서 경흥까지 경흥대로 2110리, 이걸 합쳐 3000리의 근거가 됐다는 것이다. 전해 내려오는 관습 또는 역사적 배경 같은 강력한 대표성이 없다면 굳이 생경한 신조어를 써야할 이유가 없다.

의도는 좋다. 우리나라 전역을 커버하는 지역에서 국내 소재를 사용하고 봉제를 해서 완제품 생산을 확대하자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우리 업계에서 수년 전부터 해온 노력이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대책이라고 내 놓았지만 공연한 캐치프레이즈에 지나지 않는다.

얼마전 만난 한 중견기업인은 이런 질문을 했다. 
“국내 섬유 및 패션 봉제 기반이 코로나로 인해 완전 붕괴될까 겁난다. 정부가 나서 우리 기업의 해외 생산 물량 중 1/10이라도 국내도 돌리도록 그 부분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면 어떻겠는가?”  가능성 여부는 차치하고 정책의 출발은 현장에서 나와야 한다. 공염불이 되지 않으려면 더 긴밀하게 조사하고 의견을 수렴해 듣는 이로 하여금 머리를 끄덕이게 해야 설득력을 얻는다.

고부가가치형 산업 전환을 위한 구조고도화 지원도 같은 맥락이다. 누구든 산업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섬유나 패션 키워드를 넣으면 수년전부터 재탕해 온 내용이 목록에 뜬다. 가깝게는 지난 1월 7일 열린 ‘2020 섬유패션업계 신년인사회’에서 작년 6월 29일 ‘섬유패션산업 활력제고 방안’까지. 물론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기 위한 ICT융합 개인맞춤의류, 3D 가상의상 솔루션은 언제든 타당하고 필요한 주제다.

그러나 산업부는 이미 한 차례 실패를 맛보지 않았는가. 다행이 올해 사업 방향을 바꾸면서 좀 더 실효성 있게 개선했지만 상당부분 본래 의미는 퇴색되고 말았다.

코로나 사태로 위급한 상황을 맞이한 시점에 정부가 업계와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은 감사하고 높이 평가할 일이다. 삼성물산, K2코리아 등 대중견 기업 및 조광아이엔씨 울랜드 삼덕통상 등 스트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 합의를 이끌어 낸 것도 지지받을 일이다.

여기에 참석한 업계 인사들은 모두 우리 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 주자들이다. 이런 자리라면, 또 숨 넘어 가기 일보 직전인 현 시국을 제대로 읽었다면, 당연히 전과는 다른 대책 한 개 정도는 나올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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