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2차 구조조정 칼바람
코로나 장기화로 2차 구조조정 칼바람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0.09.1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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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재확산 장기화 여부가 관건

“상반기 1차 위기 때 모든 자금을 끌어들여 겨우 버텼다. 이번 2차 타격으로 매출이 60% 이상 떨어지고 있다. 9월에는 어쩔 수 없이 임원과 직원들 임금 삭감에 들어갔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암울한 상황이다.”

매장 60여개를 운영하는 중견기업 A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접어든 9월 초 임금 삭감과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앞으로 3개월간 임원 20%, 직원 10% 급여를 줄일 예정이다. 10년 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인력 감축도 할 예정이다.  

텅 빈 거리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홍대 거리 전체가 텅 빈 모습이다. 코로나 확산 초기만 해도 어울마당로와 홍익로 사거리는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인파가 많았다.  사진=정정숙 기자
텅 빈 거리=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홍대 거리 전체가 텅 빈 모습이다. 코로나 확산 초기만 해도 어울마당로와 홍익로 사거리는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인파가 많았다. 사진=정정숙 기자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섬유패션업계는 또 다시 구조조정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대기업과 중견, 중소기업이 인력 조정과 임금 삭감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하반기 충격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코로나가 전 세계에 확산되면서 수출 업체들은 수출길이 막히면서 불가피한 인원 감축을 단행했다. 국내 기업들은 소비가 급감하면서 매출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면서 경영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상반기 섬유패션 상장 기업들은 일찌감치 인원 감축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 등 매출기준 상위 6곳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두 자릿 수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났다.

실적 부진에 업체들은 매장 축소와 임원 삭감 등을 줄이며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직원 1000여명 이상을 거느린 패션 대기업 삼성물산 패션부분과 LF가 각각 53명과 34명을 감축했다. 중견기업에서는 신원이 93명으로 가장 많은 직원을 내보냈다. 신영와코루도 63명을 줄였다.

수출길이 막힌 의류 수출 회사들도 인원 감축에 나섰다. 신성통상은 수출본부 소속 30여명이 지난 4월 회사를 떠났다. 신성통상측은 “코로나 19영향으로 2~3월 오더가 작년대비 50% 줄었다. 3월, 예년 3억불이 넘던 오더중 2억불이 끊겼다”고 밝혔다.사회적거리 두기가 2.5단계를 강화한 9월 첫째 주(9월1~6일) 빅3 백화점 내 모든 패션 복종 매출은 전년대비 30~60% 곤두박질쳤다.

업체 관계자는 “3월 소비절벽 악몽이 되살아나는 분위기”라며 “매출 1위 매장인 홍대점은 전년대비 20%대의 바닥 매출을 찍고 있다. 명동상권 매장은 계약기간이 남아 있지만 남은 기간에 상관없이 매장을 빼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 하반기 돈줄 막혀 ‘절망’
9월 들어 경영이 악화된 기업들은 부진한 매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인원감축과 임금 삭감 카드를 또 다시 꺼내고 있다.

코로나 19 장기화 여부가 경영 회복 관건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3월 매출이 휘청하면서 기업 경영이 어려웠다. 9월 다시 소비절벽 후폭풍이 와서 사업 차질은 불가피하다. 코로나 19 확산이 얼마나 지속되고 소비 회복이 얼마나 빨리 되느냐가 회생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를 잘 버틴 기업들도 겨울까지 소비절벽이 이어진다면 생존 경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패션기업의 매출 볼륨은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 겨울상품 가격이 봄, 여름보다 3~4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B업체는 상반기 임금 삭감과 인원 감축은 없었다. 그러나 당장 생존이 시급한 상황을 감안, 미래 먹거리를 위한 전산 투자를 미뤄 버텼다.

약간의 적자는 감내하자는 취지였다. B업체 대표는 “하반기 상품 판매 물량을 전년대비 30%까지 줄였다. 9월 소비절벽으로 인해 생산을 미뤄 둔 겨울 제품 생산물량을 추가적으로 줄여야할지 코로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확산되면서 중견 중소기업은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연매출 4000억원대의 중견 C업체는 올해 20여개 매장만을 남기고 온라인에 주력할 방침이다. 하반기에 디자인팀과 생산관리팀 등 인원을 다수 줄였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임원들은 30~40% 임금을 삭감했다.

임원들은 주 3일 회사에 출근하고 재택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중견기업은 매출이 30~50%이상 급감하면서 임원 임금을 줄였다. 모 전시전문업체는 하반기 예정된 대규모 전시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지난달 일부 인원은 휴직에 들어갔다. 일부직원만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으로 버티고 있다.

모 패션 기업 대표는 “첫 위기 때인 3월 모든 자원을 끌어들여 위기를 막았다. 이번은 끌어들일 돈이 고갈되고 있다. 정부가 은행에 대출 완화 카드를 내밀었지만 막상 은행에서 자금조달이 어렵다. 버틸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어 절망적이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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