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치킨게임에 빠진 플랫폼, 브랜드 피로감 호소
가격 치킨게임에 빠진 플랫폼, 브랜드 피로감 호소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1.10.2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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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광고 영향 가격에 반응하는 고객 많아져 
브랜드 노출, 빈도 줄고 입점사 출혈 경쟁심화

패션 전문 플랫폼의 규모가 커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무신사, 더블유컨셉, 29센치 등 대표격인 패션 전문 플랫폼 내 입점 브랜드 수가 과도하게 많아지면서 시장 혼탁도 심화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습관이 더 강해졌다. 플랫폼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이어졌다. 매출 외형을 키워야하는 플랫폼 입장에서 고객 유입과 브랜드 입점이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또 “각 브랜드마다 노출과 빈도가 줄고 생존 압박에 몰린 브랜드들이 무리한 가격 파괴 행위로 시장질서가 무너지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캐주얼 시장의 몰락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 각 플랫폼마다 편차는 있지만 시즌 돌입과 동시에 10~40% 세일을 건 브랜드가 허다하다. 각 플랫폼 메인 배너에는 타임세일부터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프로모션이 가득하다. 정상가격에 파는 브랜드가 희귀해졌다. 

온라인 브랜드 한 관계자는 “플랫폼에 힘들게 입점했지만 배너에 노출되기는 더 어려워졌다. 브랜드 수가 너무 많아졌고 주목도가 떨어지다보니 유명 셀럽이나 유튜버를 동원한 시딩이나 브랜디드 컨텐츠를 제작하면 배너에 걸어주겠다는 플랫폼측의 압박을 받기도 한다”고 밝혔다. 

리딩 브랜드 또는 중견 패션기업 일부를 제외하고 연간 5~10억 매출 규모의 온라인 브랜드 특성상 시즌마다 시딩, 영상 컨텐츠 등 마케팅 비용으로 큰 금액을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이밖에도 수요층의 피로도가 높아진 리딩 브랜드들 또한 반복적인 플레이에 지친 고객들에게 마진을 줄여가면서 할인 판매로 고객 몰이를 하는 브랜드들도 많아지고 있다. 브랜드가 임계치에 다다르면서 저가에 과물량 생산으로 반짝 매출 캐기에 나서고 있는 것. 수많은 브랜드들 속에서 당장의 스코어는 올릴 수 있지만 수익구조 악화로 결국 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마켓, 11번가처럼 오픈 마켓 형태로 변질되는 형태라 패션 전문 플랫폼의 이점이 희석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패션전문 플랫폼은 스트릿 브랜드의 성지 또는 색깔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 온라인 편집샵으로 정체성이 뚜렷했다. 브랜딩을 하는 브랜드가 선방하고 시장을 리딩했다. 현재는 물량 공세나 저가 가격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랭킹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또 “플랫폼의 TV광고로 대중적인 고객까지 흡수하면서 가격에 반응하는 고객들이 더 많아졌다. 플랫폼의 매출 외형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나눠먹기 장이 된지 오래고 입점사들의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요소가 가장 중요한 이른바 ‘장사판’이 되면서 온라인 브랜드의 배수구조와 생산량, 플랫폼 마진을 고려했을 때 매년 성장세와 수익률을 가져가는 것이 가능한가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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