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가죽, 가방에 한 번 써보실래요?” - 네이크스 서인아·서지흔 공동대표
“친환경 가죽, 가방에 한 번 써보실래요?” - 네이크스 서인아·서지흔 공동대표
  • 최정윤 기자 / jychoi12@ktnews.com
  • 승인 2021.1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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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아 대표(왼쪽)와 서지흔 대표

네이크스는 92년생 패션디자인 전공생 두 명이 2019년 의기투합해 꾸려나가는 지속가능 여성복 브랜드다. ‘지속가능 패션도 멋지게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패션계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지속가능 소재를 쓸 수 있도록 상품으로 사례를 만들며 돌진해나가고 있다.

서지흔 대표는 네이크스에서 감성을, 서인아 대표는 실행을 맡는다. 서지흔 대표가 사무실에서 아이디어와 디자인, 패턴을 맡는동안 서인아 대표는 사업화할 방법을 찾아 하루종일 밖을 돌아다니며, 패션계에 지속가능 패션을 알리기 위해 함께 의지를 다진다.

-어떻게 지속가능 패션에 도전하게 됐는지.
서인아=“저는 시즌당(분기당) 50만장 생산을 맡던 글로벌 SPA브랜드의 생산 담당이었다. 해외 커뮤니케이션을 맡기도 했다. 당시 일할 때 받았던 충격이 지금 네이크스가 친환경 여성복을 지향하는 기반이 됐다.

바이어에게 샘플을 제시할 때는 한 번에 50스타일(종류)을 펼쳐놓게 된다. 보통 60만장 생산에 샘플 1500장이 필요하다. 이 샘플들은 바이어에게 한 번 보여지고 나면 그 자리에서 버려진다. 거기다 외주공장 중에서 편법으로 염색한 원단들은 대량 오염이 돼 전량폐기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조금이라도 환경 부담을 줄이는 패션을 만들고 싶었다.”

서지흔=“프랑스로 가, 럭셔리 패션브랜드 샘플을 만드는 샘플실에서 2년 정도 일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는데, 동경했던 화려함 밑의 어두운 단면을 보게 됐다. 어느날 미팅에서 만났던 한 모델이 거식증을 이겨낸 자신의 경험담으로 그 자리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기로 했다. 한 사람이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더라.”

-지속가능을 추구하는 패션은 ‘예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런데 패션을 강조하면 지속가능성은 마케팅 수단으로만 소모된다. 네이크스는 여성복 디자인에 충실하면서 지속가능을 추구한다는 평을 받는데,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히고 있나.
서인아=“지금 지속가능패션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패션 상품으로 입을만한 선택지가 적은 건 사실이다. 아직 지속가능 원단으로 자유롭게 만들 수 있는 옷과 가방이 적지만, 여러 업체를 만나면서 더 나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친환경 스프리트 PU가죽을 만드는 기마그룹과 협업을 맺어 친환경 가죽과 업사이클 가죽을 만드는 것도 R&D(연구개발)의 일환이다. 더 많은 패션기업들이 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 현대자동차와 콜라보 상품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 경험을 토양 삼아 대기업에게 지속가능패션을 제안하고 생산하는 B2B 사업도 맡고 있다.

패션 대기업들이 네이크스 상품을 보고 문의한 적도 많다. 그런데 높은 단가에 놀라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하더라. 패션기업들은 어느 정도 높은 단가를 예상했지만 실제가격은 생각보다 훨씬 높았고, 지속가능 소재들이 패션에 적용할만큼 다양하게 색과 광택, 표면 처리가 자유롭지 않았다. 우리가 테스트를 거쳐봐야 하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서지흔=“내가 입고싶은 옷이 필요했다. 친환경 옷이라고 하면, 소위 어머니 옷이라고 불리는 갈옷이나 린넨으로 된 옷밖에 없었다.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입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제가 사고 싶은 옷을 만들면, 소비자도 같은 마음으로 살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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