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22)] 면의 미래(2)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22)] 면의 미래(2)
  • 한국섬유신문 / ktnews@ktnews.com
  • 승인 2022.03.1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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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면의 사망을 
지켜보고 있어야만 할까  

면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상 대체 가능한 소재가 현재는 없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로 궁극의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방법 중 하나는 재사용이다. 

Recycled cotton
원래 재생(Recycled)이라는 개념은 울(Wool)이나 실크(Silk)같은 고급 자원의 재활용에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재생은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이 목적인 경우로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바로 이런 것이다. 꽁보리밥이 쌀밥보다 품질은 낮고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싸지만 건강 때문에 환영 받는 것처럼 재생원단도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하다는 이유로 소비자에게 더 어필하게 될 것이다. 

재생모(Recycled Wool)를 구매하는 목적이 서스테이너블리티(Sustainability)라고 착각하는 소비자가 있다. 재생모는 이전부터 있었고 존재 이유가 서스테이너블리티가 아닌 중고차와 동일한 개념인 저가의 재활용이다. 단지 차려 놓은 밥상에 수저를 놓았을 뿐이다. 울과 달리 면은 워낙 섬유장이 짧은 단섬유이기 때문에 사실 재생이 쉽지는 않다. 재생하면 그렇지 않아도 짧은 섬유장이 더욱 줄어든다. 따라서 재생면은 20수 미만인 태번수만 뽑을 수 있다. 10수가 주종인 데님(Denim)이나 가방 같은 생활용품에는 즉시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세번수를 뽑는 것이 불가능할까. 

미국의 리뉴셀(Renewcell)은 면 의류를 펄프로 되돌려 재생하는 회사이다. 나무를 분쇄해 셀룰로오스만 남기고 다른 불순물을 제거하여 펄프를 만든 다음 이를 녹여 섬유로 만든 것이 레이온이다. 식물섬유나 레이온은 모두 셀룰로오스 기반 섬유이므로 원단에 사용된 염료나 기타 화학물질을 제거하여 셀룰로오스 성분만 남기면 펄프와 같다. 이를 녹여 섬유로 뽑을 수 있다. 만약 원료가 레이온이라면 재생 재생섬유(Recycled regenerated fiber)가 되는 것이다. 물론 결과물은 비스코스나 라이오셀 같은 레이온이다.  

재생 면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나타날 것이다. 투박하고 누런 재생 종이가 인기리에 사용되는 것처럼 원단이 굵고 거칠더라도 환경에 관심있는 지각 있는 소비자로부터 새로운 소비 패턴이 형성된다. 면의 재활용을 위한 자원은 의류 쓰레기도 있지만 방적공장의 낙물(Waste)도 상당하다. 

공장의 낙물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 Virgin 아이템으로 한번 사용되어 쓰레기로부터 재활용된 원단과는 차별화하여 사용될 것이다.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자원의 재생을 ‘프리컨슈머 프로덕트(Pre-consumer product)’ 라고 한다. 반대로 소비자가 사용한 제품의 재활용은 ‘포스트 컨슈머 프로덕트(Post-consumer product)’ 이다. 데님(Denim)이나 아우터웨어(Outerwear)로 사용되는 면직물은 재생면이 주로 사용될 것이다. 재생면으로 제조가 불가능한 얇고 부드러운 고급 면제품은 오가닉 코튼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가 제품라인이 형성될 것이다.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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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의 염색
재생 면 원단은 염색 과정도 서스테이너블 해야한다. 무염색이 가장 좋지만 최소한의 염료나 화학물질로 처리된 채도가 낮은 자연 색 계통도 괜찮다. 적어도 수자원 오염을 일으키는, 세탁만으로 쉽게 가수분해되는 반응성 염료는 사용이 제한될 것이며 원단이나 원사의 표면만 염색하는 링 다잉(Ring Dyeing)이 일반화될 것이다. 고온을 동반하는 연속염색 보다는 상온에서 숙성하여 염색하는 CPB(Cold Pad Batch) 염색이 인기를 얻게 될 것이다. 원단의 양쪽면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원단의 한쪽 면만 염색하는 박막염색 기법도 등장할 것이다. 

의외로 천연염색은 대중화되기 어렵다. 염료의 조달이 일단 문제이고 가격이 너무 높은 점도 그렇다. 어차피 채도가 낮은 컬러만 있어서 견뢰도가 나쁜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구하기 쉬워 가격이 저렴한 천연염료나 황토 같은 무기물 천연 안료가 대중화 된다면 하나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형성할 수도 있다. 

프린트는 염색보다 확실히 물과 염료를 적게 사용하므로 상대적으로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하며 따라서 수요가 증가하게 될 것이다. 원단 중량의 100배나 되는 물을 사용하는 염색에 비해 프린트는 개념 자체가 링 다잉(Ring dyeing)이며 원 사이드 다잉(One side dyeing)이다. 프린트 기법으로 만드는 가상 단색(Virtual Solid)이 유행하게 될 것이다.

저 채도
채도가 높은 색일수록 더 많은 양의 염료가 요구된다. 그에 따라 면직물 색상의 채도가 대체로 낮아진다는 경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1856년, 이전만 해도 지구상에서 가장 문명화된 런던 시민들조차 대부분 우중충한 검은색이나 회색 또는 갈색 옷을 입었다. 화학으로 세상을 바꾼 위대한 윌리엄 퍼킨의 ‘Mauve’가 고 채도의 진정한 패션 세계를 가져온 것이다. . 하지만 우리는 170년 전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화이트의 퇴조
잦은 빨래를 요구하여 귀한 수자원의 낭비를 가져왔던 순백색의 아름다운 면직물은 이제 살아남기 어렵다. 면직물이 하얄수록 더 많은 표백제와 더 많은 형광증백제가 필요하다. 형광증백제는 백도를 높이기 위해 종이에도 대부분 사용되는데 누런 재생 종이가 인기를 끌고 갈색 흑설탕이 선호되는 것처럼 누런 면 원단이 눈부신 흰색 원단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검은색은?
다른 모든 소재와 마찬가지로 대량의 염료를 사용하는 검은 색은 기피될 것이다. 하지만 블랙은 패션에서 도저히 제외할 수 없는 컬러이다. 화섬은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블랙을 구현할 수 있지만 면은 어렵다. 안료는 핸드 필(Hand feel)이 나빠져 활용하기 쉽지 않다. 이런 경우, 입자가 작은 탄소를 이용하는 것이 최선이 된다. 탄소는 사람이 먹어도 되는 만큼 세탁으로 빠져나와도 물을 오염시키지 않는다. 탄소입자는 작을수록 더 좋은 견뢰도가 실현된다. 적은 양으로 대부분의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무기물이 발견되면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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