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인플레이션에 옷값 올리자 VS 버티자 의견 분분
최악 인플레이션에 옷값 올리자 VS 버티자 의견 분분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2.09.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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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사에서 협력사까지 줄줄이 ‘경영 악화 ’
환율·원부자재가 급등에 벤더사 타격 가장 커

# 한 홈쇼핑 벤더업체는 최근 시황을 반영해 기존 8만9000원 소비자가로 팔던 원피스 아이템을 9만9000원으로 방송했는데 20%도 팔리지 않는 참담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1만5000장 가량을 생산한 터라 2주 후 잡힌 방송에서 재고 소진을 위해 6만9000원으로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중소중견 기업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다양한 산업에서 공급망 혼란과 환율 급등으로 비용이 늘어난 만큼 소비자가 상승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섬유패션사들은 원가 상승분만큼 소비자가를 올려야 할지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경우 브랜드사 뿐만 아니라 제조 협력사까지 타격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환율 급등과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 비용 부담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패션업계는 소비자가 인상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사진=iStock
환율 급등과 최악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업 비용 부담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패션업계는 소비자가 인상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사진=iStock

프로모션사들은 브랜드 본사로부터 납품가 인상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 니트 프로모션 업체는 취급 소재의 수입원사가격이 전년과 비교해 10~15%가량 올랐다. 니트에서 원사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다. 운임비, 염색료, 공임비 상승에 최근 급등한 환율까지 고려하면 최소 30~40%가량 생산 원가가 올랐다. 
이 회사 대표는 “납품가를 적어도 10%가량은 올려야 하지만 브랜드사에서는 경기가 안 좋으니 기존 납품가로 해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불균형 및 물류대란 등으로 원부자재 가격은 많게는 세 배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올해 원면가는 작년보다 10%이상 올라 3~3.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원사 평균 가격은 작년보다 10~20%이상 상승해 각각 2.1~2.3달러, 2.5~2.6달러다. 천연 섬유 린넨은 60%이상 급등한 5.2달러까지 치솟았다. 

제반 작업에 대한 공임비도 올랐다.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증기(스팀)요금은 작년보다 3배 가까이 올라 톤당 많게는 6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5월은 5만6000원 선이었다. 

현재 국내외 상황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높은 수준이라 물가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하면 경영 타격이 크다. 특히 급등한 환율은 섬유패션기업들의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 생산을 주로 하는 홈쇼핑 벤더사는 대물량 거래를 하고 달러결제를 한다. 이 벤더사 대표는 “베트남과 중국 등지 컨테이너 가격이나 출항 딜레이 이슈는 어느정도 안정되고 해소 되었다”며 “달러 결제에 주로 대물량이 많아 환차손이 전년과 비교해 1억 원이 넘게 벌어진 아이템도 있다.

베트남 공임비도 30%가량 올라 손실을 떠안느니 가격이 안 맞으면 수주를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 현지 공장에서 오더량이 많이 줄어 물량을 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13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반의 건전한 성장을 도모하고 협력업체 도산 등 더 큰 파국을 피하기 위해 물가 상승분을 소비자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한 여성복 업체 대표는 “예년과 같이 한정된 생산금액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가가 올라 생산 수량은 줄었다. 경기가 좋지 않아 총생산액을 늘리지 않았다. 일부 마진을 포기하는 기획 상품들도 줄였다. 가격 상승분을 반영 안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브랜드는 올해 추동 상품은 10%가량 소비자가를 올렸다. 생산 원가는 20~30% 올랐지만 원가 상승분을 다 반영하진 못했다. “전반적인 소비 물가가 올라 소폭 인상에 가격 저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소비자가 상승이 고객 외면과 판매 둔화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할인 정책이 난무한 치열한 판매 전쟁에서 브랜드사들은 정상가격으로 팔기가 쉽지 않아 경쟁사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한 온라인 리딩 업체 대표는 “이 기회에 가격을 올리는 명품 브랜드들도 많다. 결국 브랜드 로얄티를 올리고 납득할 수 있는 가격 제시가 해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브랜드는 지난 몇 년간 브랜딩에 전폭적으로 투자했다. 올해 전년보다 20%가량 가격을 대폭 올렸다. 5년 전과 비교하면 4~5배 오른 아이템도 있다. 무신사에서 최근 F/W 상품을 첫 발매 한 날 실시간 상품 랭킹 20위 안에 이 브랜드의 아이템이 14개나 올랐다.   

이 온라인 업체 대표는 “소비자가 상승에는 고객이 그 가격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근거와 시간이 필요하다. 대표의 뚝심도 필요하며 높아진 가격을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 가치와 로얄티 확보가 기업 생존을 위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에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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