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디자인 카피에 업계 골머리
반복되는 디자인 카피에 업계 골머리
  • 이서연 기자 / sylee@ktnews.com
  • 승인 2022.10.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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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해결 처리하는 인프라 구축 절실

A 디자이너 업체가 22SS 서울컬렉션에서 선보인 원피스 3종이 지난 5월 동대문 도매사이트와 해외 직구 사이트,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와 쿠팡, 제일평화시장 등에서 중국산 카피 제품으로 판매됐다. 58만원대 원피스는 11~12만원대에, 48만원대 원피스는 4~10만원대에 팔리고 있었다.

이 원피스들은 A업체 대표가 지난 11월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등록해 둔 프린트패턴을 활용한 제품들이다. A업체는 카피 제품을 판매하는 곳들에 경고 조치를 취하고 제품 판매 정지와 반성문을 받아 사건은 일단락됐다. 

B 디자이너 업체는 지난 2019년 ‘이나영 니트’로 유명해진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카피해 판매되는 것을 확인했다. 협찬 사진과 패션쇼 사진까지 그대로 가져다 써서 판매하고 있어 법적 대응이 가능했다. 그러나 B업체가 쇼핑몰에 연락하자 “유명하지 않아 카피 제품인지 모르고 샀다”고 역으로 훈계 당했다. 

B업체는 법적 공방은 보통 2년 이상 시간이 걸려 사실상 6개월가량의 한 시즌이 지나면 현저히 가치가 떨어져 대응하지 않았다. B 업체 제품 정가는 30만원대였으나 카피 제품은 18만원대로 매출 피해액이 4~5억원에 달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땀과 노력을 담은 컬렉션이 ‘카피’돼 동대문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카피 제품은 도매업자들이 중국에서 대량 생산해 동대문과 도매몰 등을 통해 소매업자에게 되판다. 

패션 대기업에서 카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LF에서 전개하는 헤지스와 닥스에 대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카피 논란이 일었다. 헤지스가 2020년 20주년 기념으로 개발한 ‘헤리아토 미니 크로스백’은 ‘셀린느’와 비슷하며, 헤지스 시그니처 패턴 명함 지갑은 ‘구찌’ 패턴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닥스 플라워자수 자카드 토트백은 디올 북토트백을, DD스트랩 포인트 캔버스 토트백은 끌로에 우디백을 연상케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명품에 관심 없는 사람은 카피 제품을 모르고 구매할 수 있겠다”, “뭐가 구찌고 뭐가 헤지스인지 모르겠다”는 글이 댓글들이 달렸다. 지난 2013년 LF 닥스는 버버리 고유 체크무늬를 셔츠에 사용했다가 소송 당해 3000만원을 지급한 바 있다. 

그럼에도 카피 제품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카피’로 인정받기가 어려워서다. 특히, 법적 공방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디자이너 개인이 대응하기 쉽지 않다. 컬렉션과 페어에 참가하는 디자이너들은 바이어로 위장해 제품을 사가 그대로 카피해 만든 제품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재경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 운영위원(변호사, 건국대 교수)은 “패션 디자인 카피 분쟁은 패션 산업 속성상 불가피하다. 분쟁해결 핵심은 신속성과 비용인데, 중재나 조정과 같은 대체적 분쟁해결절차에 의해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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