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네이버까지 뛰어든 중고패션 돈 몰린다
백화점·네이버까지 뛰어든 중고패션 돈 몰린다
  • 나지현 기자 / jeny@ktnews.com
  • 승인 2022.1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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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가 불씨 당겨…온라인에서 오프라인까지 확대

온라인 위주의 중고패션거래 시장이 국내 오프라인 유통까지 확대되고 있어 주목된다.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인해 편리한 중고거래가 일상화되면서 중고패션거래 시장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코로나 이후 ESG경영이 대두되면서 백화점에서 중고패션거래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고객들은 세컨핸드제품 구매에 “버려질 옷이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상품이라 신선하고 환경 문제 개선에도 동참할 수 있어 좋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고객들은 세컨핸드제품 구매에 “버려질 옷이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상품이라 신선하고 환경 문제 개선에도 동참할 수 있어 좋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국내는 오프라인 대형 유통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현대 신촌점은 MZ세대 전문관 유플렉스에 244평 규모, 4층 전체를 업계 최초 세컨핸드(Second Hand, 중고품) 전문관 ‘세컨드 부티크(Second Boutique)<사진>’로 리뉴얼했다. 세컨드 부티크는 오픈 이후 주말 3일간 일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했으며 1억5000만원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신장한 수치로, 전체 방문 고객 중 2030 고객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20대 고객은 10만원 이하의 의류 상품 구매가 집중됐으며, 30~40대 고객의 경우 명품과 세컨핸드 시계 구매가 많았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다양한 점포로 확대를 검토 중이다. 

기자가 방문한 11일 오후에도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고객이 꾸준히 방문했다. 빈티지 쇼핑이 익숙한 외국인 고객은 오랜 시간 머물며 쇼핑을 즐겼다.

고객들은 “백화점에 들어와 있는 세컨핸드 제품이라 옷의 상태나 관리에 신뢰가 간다” “세월의 흔적이 멋스럽게 밴 상품이 좋다” “하나 밖에 없는 희소성 있는 제품이라 만족스럽다” “버려질 옷이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상품이라 신선하고 환경 문제 개선에도 동참할 수 있어 좋다”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최근 현대백화점은 미아점 1층에 중고 명품 전문 매장 럭스 어게인을 오픈했다. 백화점의 얼굴이라 불리는 1층에 중고 전문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세컨핸드란 ‘새로운 주인을 통한 두 번째 사용’이라는 의미로 환경 오염과 자원 낭비를 지양하는 현 소비 트렌드 흐름을 반영해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가속되고 있다. 백화점도 변화하는 고객 문화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일환으로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ESG경영이 모든 산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자원 재활용, 순환경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도 수면 아래에 있었던 중고패션거래 활성화에 불씨를 당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치소비, 합리소비를 주도하는 MZ세대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중고패션거래는 재고 과잉과 경쟁 과열 등이 야기하는 피로감에서 벗어나 순환경제, 지속가능패션에 동참하는 대안으로 시장성이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오프라인 유명 백화점에서 중고패션거래가 활발하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 백화점 쁘렝땅은 지난해 약 650여평 규모로 중고 명품 전용 공간 ‘세컨 쁘렝땅’을 오픈했으며 미국의 삭스피프스애비뉴는 중고 명품시계, 주얼리 위탁 판매 매장을, 니만마커스는 중고 명품 가방·신발 매입을 위한 셀링 스튜디오를 10여개 점포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셀프리지 백화점 또한 다양한 명품 중고 위탁·판매 매장을 신설하고 향후 10년 동안 전체 거래의 45%를 중고거래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실제로 2008년 4조원 규모이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4조 원으로 6배 가량 커졌다. 한화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미국 패션 시장이 한 해 동안 약 3% 성장할 때 중고거래 패션 시장은 약 33%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성장 속도가 10배 이상 더 큰 셈이다.

미국 중고 의류 스타트업 스레드업(Thredup)은 지난해 매출이 3330억 원에 달했다. 올해는 3800억 원이 전망된다.  

패션중고시장이 커지자 최근 네이버가 미국 리셀 플랫폼을 인수했다.
네이버는 최근 북미 1위 온라인 패션 리셀 C2C 플랫폼 포쉬마크(Poshmark)를 16억(환율 1330원 기준, 2조1284억 원)달러에 인수했다. 포쉬마크는 소셜기반 초대형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일반 마켓플레이스와 차별화가 뚜렷하다.

약 4000만 연간 이용자 중 80%가 MZ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철저히 셀러 중심적 플랫폼으로 개인 셀러들의 판매가 용이하도록 다양한 커머스툴을 지원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포쉬마크의 2022년 예상 총 매출액 전망은 한화로 4767억 원에 달하며 지난 4년간 연평균 25%이상 성장해왔다. 23년 매출 전망은 5400억 원이다. 미국 온라인 패션 리셀시장이 2019년 9조3000억 원에서 2023년 34조6000억 원 전망으로 3배 이상 성장이 가속되고 있는 것이 인수배경이다. 

중고명품 경매중개 플랫폼 턴백의 정준하 대표는 “ 과거에는 고객이 구매하고 사용만 하는 1차원적인 소비만 했다면, 신상품들의 전쟁이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다소 주춤하다. 사용한 제품을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는 리셀 시장의 활성화를 넘어 현재는 합리적인 소비라고 인식되는 중고 판매로 인식이 확산, 변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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