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이유리 교수 - ‘유일무이한 취향’·‘미닝아웃’이 소비 키워드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이유리 교수 - ‘유일무이한 취향’·‘미닝아웃’이 소비 키워드
  • 이서연 기자 / sylee@ktnews.com
  • 승인 2023.01.0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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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는 위기이자 기회, 데이터 핸들링 인력 양성에 투자 필수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시대에 기업 성장 전략과 주목해야 할 것은. 
“고금리, 고환율은 기업이나 개인이 자산이 있으면 늘릴 수 있는 기회요인이며 수출하는 기업에게 반가운 상황이다. 그러나 고물가는 소비심리를 위축하고 고용시장 문제를 야기해 우려된다. 기업들은 질적 변화를 통해 하나를 더 사게 하는 유인책이 있으면 버틸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어떤 고객을 타겟으로 하는지, 브랜드가 전달하려는 이미지는 무엇인지 보다 명확히 하지 않고 단순히 ‘합리적 중가 브랜드’처럼 가격만으로 포지셔닝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現 한국소비자학회 부회장, AFB(서울대 패션산업 최고경영자과정) 주임 교수, 한국의류학회 편집위원장
사진=이서연 기자

양극화가 끊임없이 지속되는 평균 실종 시대에 ‘유일무이한 취향’을 어필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또, 대면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에서의 가시성(visibility) 확보를 위해 뭘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상품 기획, 판매, 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는 버티컬 통합 직영 쇼핑몰(자사몰)로의 확장에 주목해야 한다. 쇼핑몰은 수많은 데이터를 확보한 후 분석하는 역량이 중요 포인트다. 플랫폼에 입점해 판매하면 데이터베이스(DB)를 모을 수 없다. 데이터 소유권이 플랫폼에 있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아마존에서 철수한 나이키가 그 시작점에 있다.

SSF숍, 코오롱몰, 한섬EQL 등 대기업들이 검색 엔진에 걸리는 가시성있는 자사몰을 늘리고 W컨셉, 무신사 같은 타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자사몰은 DB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재구매율, 회원 정보, 클릭률 등 오프라인 매장보다 더 상세하고 유의미한 숫자를 확보할 수 있다.”

-기업들은 온오프라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온라인 기업들은 오프라인 가시성을 고민해야 하고 온라인 내에서도 새로운 이종 협업의 기회를 물색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잘하는 기업들은 온라인을 서포터로 활용하면 좋다.

결국 데이터 싸움이다. 데이터를 잘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한 통찰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인력 양성에 투자해야 선순환이다. 온오프라인 연동 데이터로 더 적합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매장은 쇼룸이자 고객 동선과 매출 등 데이터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2023 섬유패션시장 전망은. 
“위기와 기회는 같이 온다. 팬데믹에도 성공한 곳은 있었고 기회는 있었다.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기업들이 학습한 것이 있으니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이다. 내수 시장은 쉽지 않을 것이며 소비자 보다 기업이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

대량 시스템화된 곳에 오더가 더 몰린다는 것이다. 직물을 취급하는 기업은 해외 시장에 익숙한 경우 환차익으로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완제품을 취급하는 기업은 재고 부담이 커지고 새롭게 수출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2023 섬유패션시장은 콘텐츠 커머스의 시대가 될 것이다. 섬유패션 소규모 업체들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노출하고 있다. 유튜브, 릴스 등 숏폼을 통해 공개하기도 하고 브랜디드 콘텐츠를 공개해 쇼핑을 바로 할 수 있도록 영상 속 링크로 연결시킨다.

예를 들면, 한섬이 2021년 공개한 웹드라마 ‘바이트 씨스터즈’에서 주인공들이 착용한 제품들은 완판됐다. 과거 드라마, 영화 등에 PPL로만 노출하던 패션 브랜드들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커머스를 결합하는 형태는 올해 심화될 것으로 본다.”

-세대간 갈등도 많고 변화 속도가 빠르다. 기업들은 어떤 기조로 조직을 이끌어야 하나. 
“한 세대를 볼 때 그들의 부모세대와 묶어서 본다. 586세대가 부모인 MZ세대는 의미, 명분, 신념 소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소비를 통해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을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이 소비의 중요 포인트다.

미닝아웃은 독재 정권에 맞서 신념을 지킨 부모들의 교육관이 녹아있다. 따라서 이들은 부당하거나 룰에 어긋나는 걸 못 참는다. 계약외적인 일을 시키면 반발심을 보인다. 근로기준법, 사회적 올바름, 젠더이슈, 소수, 약자, 환경, 대의 명분에 관련해 위선적이지 않은 근무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최근 비영리, 사회적 기업에 관심있어 하는 제자들이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MZ는 친환경 소비와 더불어 세속적 소비를 함께 하는 양면 소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속가능한 소비로 의미를 찾다가 또 어떤 순간에는 럭셔리 제품을 사는 소비 행태가 나타날 것이다. 알파세대 역시 그들의 부모인 밀레니얼 세대가 중요시하는 것에 집중하면 어떤 소비자일지 예측할 수 있다. 

기업은 사실 MZ 소비자보다 같이 일해야 하는 파트너로서 MZ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좋은 인력이 남지 않아 회사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직원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 이것은 조직문화를 바꾸지 못해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섬유패션기업들은 이미 완성된 인력을 원하기 때문에 인력 양성에 투자하는 것을 비용이라고 생각해 아까워하는 경향이 있다. 우수한 인력들이 발전 기회 없이 소진되고 남용되다가 업계에서 떠난다.

오래 버틸 수 있는 근무환경과 보람, 성장 기회를 줘야 인재를 끌어올 수 있다. 장기적으로 기업들은 교육기관과 협력해 실제 현장 데이터를 제공하고 허드렛일이 아닌 유의미한 인턴십 경험을 제공해 인력을 ‘록인’하는 프로그램에 투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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