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상권, 부활 날갯짓…양극화는 갈수록 심화
명동상권, 부활 날갯짓…양극화는 갈수록 심화
  • 민은주 기자 / ejmean@ktnews.com
  • 승인 2023.02.23 08: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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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그십·멀티샵이 신호탄 VS 골목은 임대 딱지 여전
관광객 유동인구 늘었지만 코로나 이전 매출 못 미쳐

“작년 이맘때는 퇴근길에 사람이 아예 없어서 무서울 정도였는데, 지금은 대형 매장도 생기고 노점상들도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어요.”(을지로 직장인)
“관광객들이 늘어나긴 했는데 다들 구경만 하고 잘 사 가지 않습니다. 손 크고 돈 잘 쓰는 중국 사람들이 오지 않으니 매출은 여전히 반 토막입니다.”(화장품 판매원)

2023년 2월(사진 오른쪽) 현재 명동상권이 2020년 11월(사진 왼쪽)보다 관광객과 유동인구가 늘어나며 활기를 띠고 있다.     사진=민은주 기자

명동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코로나 직격탄을 맞았던 상권이 살아나는 모양새다. 먼저 움직인 건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이다. 나이키, 아디다스가 국내 최대 규모의 직영점을 열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ABC마트, 슈마커 플러스 같은 슈즈 멀티샵들도 최근 새로운 매장을 선보였다. 

해외관광객의 주요구매품목인 화장품 가두점들이 속속 재개장하고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각종 노점상까지 되돌아오면서 명동역 6번 출구에서 을지로입구 지하쇼핑센터까지 이어지는 대로는 북적북적 활기가 넘친다. 

다만 중앙로에서 한 걸음만 벗어서면 명동은 여전히 유령도시다. 한때 패션 관련 멀티샵과 소매점들이 빼곡했던 명동4길과 6길 일대는 여전히 텅텅 빈 채 임대 문의를 알리는 딱지만 곳곳에 붙어있다. 담배 피우는 사람만 간간이 눈에 띌 뿐, 외국인 관광객들은 잠깐 골목에 들어섰다가도 곧 발을 돌려 나간다.

명동에서 2020년까지 매장을 운영했던 한 패션업체 관계자는 “코로나가 터지고 한순간에 매출이 5분의 1로 줄었다”면서 “버티다 못해 결국 폐점했지만 이후에도 1년간 임대료를 지급해야했다”고 설명했다. 재개장에 대해서는 “명동은 결국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권이고 국제정세 등의 리스크가 워낙 커서 약간의 회복세 정도로 복귀하기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포츠브랜드 격전지…대형매장 줄지어 런칭
명동이 신발 시장의 최전선으로 부상했다. 지난 1월 명동 엠플라자에 문을 연 757평 규모의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이하 아디다스 서울)은 브랜드의 모든 카테고리 제품 약 1270개가 비치된 초대형 매장이다. 아디다스 서울 한훈 매니저는 “외국인 비중은 70% 정도이고 하루 평균 2000명, 주말에는 3000~4000여 명이 방문한다”면서 “국내 최대 규모의 매장이니만큼 매출 역시 1위가 목표“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20대 여성 고객은 “이벤트 게임도 재밌었고 여기서밖에 못 사는 제품들이 있어서 재방문 의사 100%”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나이키는 2021년 9월, 눈스퀘어에 700평 규모의 ‘나이키 서울’을 오픈했다. 프리미엄 상품과 디지털 경험이 특징인 최고 등급 컨셉 스토어 ‘나이키 라이즈’의 세계 두 번째 매장이다. 나이키 서울에서 만난 한 일본인 관광객은 “압도적으로 큰 사이즈에 놀랐다”면서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지만 ‘나이키 서울’ 와펜 커스텀으로 기념품의 가치가 생겼다”고 전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모두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명동에서 철수했다가 각각 H&M과 자라가 폐점한 자리에 브랜드 최대 규모의 메가스토어로 돌아왔다.

팬데믹 당시 4개 매장 중 1개 지점을 휴점했던 ABC마트는 작년 12월 명동의 4번째 매장인 ‘명동길점’을 열고 5월에는 명동중앙점을 확장 오픈할 계획이다. ABC마트 측은 “각각 명확한 특징을 가진 4개 매장으로 고객 접점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마커 플러스 역시 지난해 12월 명동에 직영점을 개설하는 등 슈즈 시장을 중심으로 명동상권이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관광객 국적 다양화…빈 상가 많고 로컬 매력 부족
유동인구는 분명 늘었다. 다만 팬데믹 이전에 비하면 절반 규모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4호선 명동역 일일 승하차 인원은 2019년 8만 명 규모에서 2020년 약 3만4000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4만1501명으로 증가했다. 관광객 역시 늘어났다. 서울시 측에 따르면 작년에 서울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244만명으로 2021년 74만명에 비해 230% 증가했다. 그러나 2019년 1390만명에 비하면 여전히 18% 수준에 불과하다.

명동상권은 중앙로를 중심으로 매출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지만 완전 부활까지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한 패션악세서리 편집샵 직원은 “손님이 많아져서 밤 11시까지 연장근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70~80%는 외국인 관광객이고 예전보다 국적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2020년 폐점 후 작년 5월에 명동역 인근에 다시 문을 연 이 편집샵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60% 정도라고 한다.

대형 브랜드들이 중앙대로에 메가스토어를 열고 작년 하반기부터 노점상 판매도 재개됐지만, 명동의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형 편집샵과 소매점들은 여전히 침몰한 상태다. 부동산원이 제공하는 임대동향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명동 중대형 매장의 공실률은 43,5%를 육박한다. 21년 동기 50.1%에 비하면 나아지는 추세지만 홍대·합정(12.2%), 성수(2.6%), 강남(10.8%) 등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명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가방, 의류, 악세서리 매장에 관한 문의가 열흘에 한번 꼴로 들어온다”면서 “명동4·6길 같은 골목상권이 활성화되려면 최소 1년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중앙상권이 살아나고 금리가 높아지면서 코로나로 잠시 떨어졌던 골목상권 임대료도 다시 들썩거리고 있다”면서 “외국인 대상 상권이라 대기업이 아닌 일반 소매상에겐 위험부담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명동만의 매력 부족 역시 상권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소다. 눈스퀘어 블루보틀에서 만난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은 “여행사 코스로 들렀지만 길거리 음식만 좀 먹고 차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상점마다 개성이 부족해 굳이 명동에서 사야 할 게 딱히 없었다”고 말했다. 네팔에서 온 여행객 역시 “문 닫은 가게들이 너무 많다”면서 “차라리 남대문에 가 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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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한 2023-02-23 19:25:10
아직도 이런 좌ㆍ글? 좌ㆍ들의특징 그동안 감사는모르고 계속 나누자! 아마 저기 신들이점지하셨다는 건물주분들 지난 문ㅂㆍ때 고세금에 거의기부하셨을듯 ㅋㅋ . 하기싫음 안들어오고 안하면됨 비비꼬며 대 세계적상권 흠집이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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