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사, 자사몰 중고거래로 자원선순환 책임진다
패션사, 자사몰 중고거래로 자원선순환 책임진다
  • 민은주 기자 / ejmean@ktnews.com
  • 승인 2023.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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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브랜드 팬덤 일거양득 효과
거래편의성·가품원천봉쇄로 고객 확대

중고거래서비스 파스텔그린은 지난 2년 6개월간 3000매의 의류를 수거했다. 이중 2500개 이상이 다시 팔렸다. 
OLO릴레이마켓에 매입된 중고상품의 60% 정도는 첫 달에 판매되고 6개월이 넘어가는 재고는 3%에 불과하다. 중고제품 판매자는 보상금을 자사몰 포인트로 받는다. 

패션 브랜드들이 자원순환 및 ESG 경영을 목표로 중고거래까지 책임지는 추세다. 코로나 장기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면서다. 코오롱FnC, 파스텔세상, 포레포레는 각각 OLO릴레이마켓, 파스텔그린, 그린포레를 통해 자사 중고제품을 매입해서 재판매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3사 모두 팬데믹 기간인 2020년부터 작년 사이에 런칭했다.

중고마켓 솔루션 ‘릴레이’를 개발한 유재원 마들렌메모리 대표는 “친환경 소재개발이나 제작공법만큼 중요한 것이 이미 만들어진 제품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라며 “기업 차원에서 ESG를 실천하고 그린슈머를 공략하기 위해 브랜드 자체 중고거래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스텔그린·그린포레…유아동복 리세일
유아동복 업체가 특히 적극적이다. 사용주기가 짧은 유아동복 특성상 중고거래 수요층이 견고하고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MZ세대가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유아동복 브랜드 파스텔세상은 2020년 9월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자사몰 내 중고거래서비스 ‘파스텔그린’을 런칭했다. 수거, 매입, 배송, 마케팅과 CS까지 자사가 직접 운영하며 브랜드 내 자원순환시스템을 구축하고 핵심 고객층을 탄탄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구매자에겐 거래 편의성과 안정성이, 판매자에겐 온·오프라인 선택 가능한 상시 매입시스템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파스텔그린은 지난 2년 6개월간 이용자 피드백에 따라 수거 품목을 확대하고 오프라인 판매 요구에 맞춰 매년 LF 아울렛 양주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등 꾸준히 서비스의 질을 향상해왔다. 
지난해에는 물류시스템을 자동화해 프로세스 효율성을 높였다. 3월 7일 기준 판매상품은 172개이며 브랜드 비중은 닥스리틀 60%, 헤지스키즈 25%, 수입 및 기타 15% 정도다. 파스텔세상 측은 “장기적으로는 가치를 공유하는 기업과의 협업 등으로 브랜드 규모를 확장하면서 사회적 영향력을 넓혀가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키즈 편집샵 포레포레는 지난해 10월 ‘그린포레’를 선보이며 자사브랜드 중고거래에 직접 나섰다. 포레포레 측은 “친환경을 추구하는 브랜드로서 선물용으로 구매해 한 번도 착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새 제품도 있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느꼈다”면서 “중고거래는 유아동복 시장에 꼭 필요한 가치소비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편집샵 오픈 초기부터 ESG 경영을 고민했던 포레포레는 중고마켓 솔루션을 활용해 인력과 물류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서비스와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등 자사에 적합한 리세일 마켓을 점진적으로 구축하는 중이다. 현재 그린포레에서 거래 가능한 브랜드는 루이스미샤, 위켄드하우스 등 총 44개에 달하며 3월 7일 기준 판매상품은 50여 개, 할인율은 40~70% 정도다. 수입브랜드의 품절 제품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빈티지 마니아들의 관심이 높다. 포레포레 관계자는 “그린포레는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라며 “수익금은 환경보호 활동이나 기부 등으로 100%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션 브랜드들이 ESG 경영과 자원선순환 차원에서 자사 전용 중고거래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민은주 기자
패션 브랜드들이 ESG 경영과 자원선순환 차원에서 자사 전용 중고거래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민은주 기자


OLO릴레이마켓, 코오롱 전용 플랫폼
패션기업에 중고마켓은 매력적인 ESG 전략이다. 발렌시아가, 이자벨 마랑, 룰루레몬, 리바이스, 아크테릭스, 자라, H&M 등등 명품부터 SPA까지 각종 유명 브랜드들이 앞다퉈 중고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FnC가 지난해 7월 코오롱몰 전용 중고마켓 ‘OLO릴레이마켓’을 런칭했다. 중고마켓 솔루션 ‘릴레이’와 협력해 코오롱몰과는 별도의 사이트로 운영된다. 

사업 초기단계지만 활성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3월 7일 기준 상품 수 652개, 당일 입고상품은 25개, 할인율은 검수 등급에 따라 62~85% 사이에 분포했다. 구매 리뷰는 하루 6~10개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고 별점도 5개 만점이 압도적으로 많다. 현재 럭키슈에뜨, 코오롱스포츠, 쿠론 3개 브랜드로 운영하며 럭키슈에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앞으로 남성복 등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브랜드를 추가 입점할 계획이다. 

코오롱FnC 측은 “OLO릴레이마켓을 통해 자사의 ESG 활동을 인지시키고, 인증된 중고 매입 프로세스로 구매 허들을 낮추는 동시에 브랜드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더욱더 확보하고자 한다”고 운영 방침을 밝혔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전세계 중고의류시장은 2021년 400억 달러(약 52조2200억원)에서 2025년 770억 달러(약 100조5235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리서치앤드마켓는 친환경·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컨셔스 패션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9년 63억5000만달러(약 8조2899억원)에서 2023년 82억5000만달러(약 10조7703억원)까지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1년을 기점으로 유명 글로벌 브랜드들의 중고시장 진출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동시에 Trove, Treet, Reflaunt, Faume 등, 패션기업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마들렌메모리가 지난해 패션 브랜드에 특화된 중고마켓 솔루션 ‘릴레이’를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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