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성수동 수제화는 다 죽었다’ 아우성, 해법은
[한섬칼럼] ‘성수동 수제화는 다 죽었다’ 아우성, 해법은
  • 정정숙 기자 / jjs@ktnews.com
  • 승인 2023.10.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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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성수, 무신사 있는 핫플레이스 성수
옛것과 현대 어우러져 성장 중

도시 생성·소멸 과정 중 사라지는 수제화
본캐인 ‘수제화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 커
교육생 및 창업생 지원에 더 많아져야

성수동은 핫 플레이스다. 9월에는 성수동 일대에서 문화창조산업축제 ‘크리에이티브×성수’가 열렸다. 성수동 갤러리, 예술가, 기획자, 이상봉 고교패션 모델콘테스트 등이 펼쳐졌다. MZ고객들이 성수동에 몰려 서로 어깨를 부딪히며 걸어야했고, 가게나 거리 곳곳에서는 노래소리가 가득했다. 핫한 장소임이 증명됐다. 
무신사를 비롯한 다수의 패션기업들이 본사를 성수동으로 옮겼다. 명품 디올성수 플래그십스토어도 문을 열었다. 성수동은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도시재생 성공작으로 꼽힌다. 그러나 오랜 역사의 가치가 숨쉬던 수제화는 특색을 잃어 가고 있다. 

‘수제화는 다 죽었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고령화되면서 일어나는 인력난,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불균형 등 문제점이 산재해 있다. 이는 성수동 뿐만이 아니다. 
수제화 관계자는 “수제화 거리가 이름뿐인 성수동의 위상을 다시 찾아야한다”며 “지금이라도 국가가 나서 교육생을 키우고 산업을 살리는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놓지 않으면 수제화 장인들은 고사 될 것이다”고 비판한다.

수제화 교육 필요성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성수동은 수제화 거리가 부각되면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면서 더 각광받는 지역이 됐다. 그러나 정차 본캐인 수제화 기업이나 장인들은  뒷골목으로 밀려났고, 경기도권으로 이동했다. 도시의 생성 소멸 과정에서 이뤄지는 과정일 수도 있으나, 수제화 산업단지는 명확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섬유신문DB
사진=정정숙 기자

수제화는 경제성이 없는가.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초개인화된 시대일수록 맞춤형 신발이나 장인들이 명품화까지 브랜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들과 스타트업들이 유입되고 장인정신이 살아 숨쉬는 지역과 브랜드 성장까지 이어진다는 매리트가 있는 산업임에 틀림없다.  

또 장인과 신발로 특화된 수제화 거리가 더 활발해지면, 시너지 효과까지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서울시나 정부 지원은 줄어들고, 교육생조차 제대로 못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한 때 서울시가 지원하는 성수수제화 활성화 사업은 3년간((2018~2020년) 총 51억원 규모였다. 그 외 다른 명목과 성동구 지원까지 합치면 연간 20억원 가까이 된다. 이 사업은 업체 선정의 공정성 문제나 수제화를 모르는 업체들이 참여 등이 이어지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 수제화 관계자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생색내기용 산업으로 끝나면 성수동 수제화거리는 또 다시 예산만 먹는 하마가 되기 십상이다. 똘똘한 몇개의 브랜드를 키울 수 있다면, 수제화 장인과 종사자들은 명맥이 끊어지고 있는 수제화산업에 교육생모집과 그들에 일자리 지원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다. 

한편으로는 성동구가 교육하는 곳에서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흥미롭다. 박광한 수제화 장인에 따르면 도제식으로 배운 교육생은 창업한 이후 연간 10~2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에서 창업해 국내를 비롯해 중국에까지 팔고 있다. 그 외도 현재 성동구 수제화 교육생은 뛰어난 디자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곳에서는 수제화교육에서 창업자가 나왔다고 하지만, 창업을 몇 년간 하고 있는 유의미한 교육생이 거의 없다고 알려졌다. 

이들 졸업생들이 창업을 하고 싶다는 자긍심과 함께 ‘어떻게 하면 돈을 벌고 먹고 살 수 있을지’와 향후 수제화 장인과 공장 및 기업과 네트워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야한다. 앞으로 숙제는 더 많다. 졸업생들에게 가장 큰 기회는 경영(자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들이 졸업 이후 창업 지원까지 연계된다면 청춘 일자리창출과 더불어 수제화 인력 공급을 비롯한 시장 성장까지 꾀할 수 있다. 

성수동을 찾는 방문객들이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수제화거리를 바로 앞에 두고, 수제화거리를 못 찾는 웃픈 풍경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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