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 59 - 민소매 내의는 여름 옷일까
[안동진의 텍스타일 사이언스] 59 - 민소매 내의는 여름 옷일까
  • 안동진 교수 / textilescience@konkuk.ac.kr
  • 승인 2023.11.02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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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옷은 입어서 불쾌하고 어떤 옷은 쾌적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느낌의 정체는 바로 피부와 옷 사이에 형성되는 습도이다. 항온동물로서 인체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가지고 있다.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넘치면 인슐린을, 부족하면 글루카곤을 동원하는 것처럼 체온이 급상승, 하강하지 않도록 하는 조절기전들이 존재한다. 혹한에 중심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비표면적이 큰 부위인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가는 혈액을 줄여 그 부분이 시리거나 동상에 걸리는 원인이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몸에서 끊임없이 배출하는 수증기도 그중 하나이다. 

여름에 체온이 올라가면 수증기 배출을 늘려 체온을 낮춘다. 그 때문에 옷과 피부 사이의 습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만약 습도가 50%를 넘어가면 즉시 대뇌가 ‘불쾌함’으로 신호를 보낸다. 
인체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직접 보고 싶다면 1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기다리면 된다. 금세 뿌옇게 될 것이다. 

의류와 피부 사이의 습도는 어떤 의류를 착용하고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친수성 소재를 입고 있다면 수증기를 잘 빨아들여 습도가 어느 정도 조절될 수 있다. 반대로 소수성 소재는 수증기를 밀어내므로 순식간에 습도가 올라간다. 

iStock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셔츠나 바지는 발수 처리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특히 바지는 피부와 접촉하지만 외 의류(Outerwear)에 속하는 이중속성을 지닌다. 따라서 면바지에 발수가공을 하고 싶은 유혹이 생기지만 절대 금물이다. 소수성(Hydrophobic)이라는 물을 밀어내는 작용은 화학적인 힘이어서 액체인 물뿐만 아니라 수증기도 밀어내기 때문이다. 발수 처리한 면바지는 착용자를 불쾌하게 만든다. 

특히 땀이 많이 나는 부위는 수증기도 많이 나온다. 바로 겨드랑이 같은 부분이다. 반팔 내의는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땀이나 수증기 제거에 큰 도움이 된다. 민소매는 속수무책이다. 만약 겨드랑이가 끈적하다고 느끼면 반팔 내의나 반팔 티셔츠를 입어보기 바란다. 즉시 쾌적해질 것이다. 

한여름에 홍콩에 가보면 노동자들이 웃통을 벗고 일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그게 더 시원할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알몸일 때의 피부 습도는 외부 습도와 같지만 반팔 면내의를 입고 있으면 습도가 외부보다 더 낮아진다. 면이 수증기를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바람이 불지 않는 실내인 경우이다.

수증기뿐만이 아니다. 땀이 많이 나는 사람들은 민소매 내의를 입었을 때 겨드랑이 땀이 셔츠에 스며들어 곤혹스러워 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필요한 옷이 ‘겨드랑이 보호대(Armpit guard)’이다. 만약 소재가 면이라면 시각적인 보호와 함께 쾌적함도 보장한다. 

더운 여름에는 반팔보다 민소매가 더 시원할 것 같지만 민소매를 입고 있으면 겨드랑이가 금방 축축 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반소매 내의는 이 경우에 구세주가 된다. 민소매가 불쾌하지 않고 도움이 되는 경우는 습도가 낮은 겨울에 한한다. 민소매 내의는 겨울 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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