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양성과 운좋은 환경만들기
인재양성과 운좋은 환경만들기
  • 유수연 / yuka316@ktnews.com
  • 승인 2001.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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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디자이너의 사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실장 자리를 거치고 일류 디자이너의 대성을 꿈꾸던 한 친구가 갑자기 사직을 했다. 그녀가 10년 이상 직장 생활에서 내린 결론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국내파는 인정하지 않는 이바닥의 풍토’에 대한 회의였으며, 무엇보다도 ‘카피 디자인은 이제 지긋지긋하다’는 것이였다. 남들은 쉬운말로 실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이름없는 자신의 독창성을 과감히 수용해 줄 경영주가 과연 어디 있겠느냐’는 반문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내걸 수 있는 일류 디자이너에의 길은 멀고도 험하며 무엇보다도 이업계의 배타적인 시선들이 싫어진데다, 지금에 와서는 빨리 전업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신기루가 주는 맹목 이렇게 화려한 꿈을 버리고 다른길로 전직을 고려하거나, 스스로 도퇴의 길을 택하는 신인 디자이너들에 대한 이야기는‘새발의 피’와 같은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한때 잘나가던 디자이너는 말 끝에 이런말을 했다. “돈이 붙고 운이 따르는 시기에는 벌레가 낀다” 상당히 원초적인 말이기도 했지만, 이것은 부풀어 가던 명성과 재물에 거짓과 위선의 함정이 얼마나 은밀하게 다가오는가를 말해주던 가장 정확한 표현으로, 지금까지 두고두고 기억하고 있는 대목이다. 내가 화려할 때 사람들이 고개 숙이는 것은 나자신이 아닌,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액서사리일뿐이였다는 사실… 그리고 어느날, 자의든 타의든 모든 신기루가 사라졌을 때 현실은 너무나도 뼈저리게 다가오고 비로서 값비싼 ‘겸손’을 배우게 되었다는 것… 게다가 그는 모든 일을 제로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자기 자신이 너무나도 뭘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황당해 하기도 했다. 스스로 목격하는 종말 모든 것이 잘 굴러가고 있는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사람은 별로 없다. 거창하지 않다면, 어리석은 결과를 빚을 리 없다고 무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긴, 신인이나 중소 기업들의 개발의지를 지원 육성해줘야 할 대기업 조차 자신들의 돈벌이를 위해 마구자비 수입에 앞장서고 있는 이시점에서, 자주적인 힘과 책임으로 실력있는 인재를 발굴하고, 패션 비즈니스를 육성하겠다는 생각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힘든 의지일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외롭고 지친 인재를 놓치는 일’이나‘좋은 시절 보내는 동안 보다 큰일을 생각하고 앞날을 대비하지 못했던’디자이너의 실패담은 개인적인 차원이라기 보다 패션업계 전체적 차원에서의 문제점으로 두고두고 지적될만하다. 어쩌면 우리는 주변상황에 너무도 현혹됐고, 한편으로는 자기만족에 빠져 주위를 살피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여기에는 언론의 책임도 있을 것이다. 대개가 읽는 사람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한 개인의 혹은, 한 업체의 낯간지러운 일시적 쾌감을 위해 써내려 간 어떤 종류의 글들로 인해 검증받지 못한 네임밸류와 이미지에 시달리다가 스스로의 종말을 목격해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러나 그것조차 서로가 모르는 이야기였으므로, 궂이 탓할바는 못된다는 것도 슬픈일이라면 슬픈일일 것이다. 피를 통해 얻는 가치 운이 좋은 사람이 되려면 운이 좋아지는 환경속에서 운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서 말장난 같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진짜를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진정 사물의 진정한 가치나 오리지널성, 그리고 그 진가를 알아보는 안목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어릴때부터 자라온 환경과 그속에서 습득한 교양과 학습을 통해 다듬어지는 것으로, 유럽 귀족들은 이를 피를 통해 배워오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할만큼 처절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의미에서 소재 개발력과 봉제의 낙후성이라는 문제에 디자인력 조차 없다는 말에도 면역이 되어있고, 경기의 흐름에 맞춰 가격대를 설정하는데 모든 기준이 정해져 있으며, 색채와 소재의 취급방법, 디자인 선호도 조사의 무시는 물론, 남들이 실컷 개발해 놓은 상품을 교묘히 카피 할 수 있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우리네 패션업계에 있어 인재 양성의 안목이란 둔감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실력있는 인재의 활동무대를 넓혀야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진정한 실력이란, 좋은 그림과 좋은 음악, 그리고 플러스 지향적인 생각의 여유… 장점을 크게 신장시키되 필요하지 않은 것은 제거 할 수 있는 용기있는 환경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 우리에게는 이런 운좋은 환경은 없었지만, 최근들어 몇몇의 개인의 눈으로 선별되는 평가에 의해 부풀려 있던 수많은 요소가 사라지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생소하고 새로운 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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