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Advice]가출한 부르주아를 찾아서…
[Fashion Advice]가출한 부르주아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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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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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나갔다 막 돌아 온 부르조아를 찾습니다” 요즘 패션가의 새로운 테마 ‘보헤미안 부르조아’를 표현하는 말이다. ‘부르조아가 가출했다 돌아오면 어떤 모습인가?’ ‘부르조아가 왜 가출을 하나?’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엔 머리가 복잡하고 서로 상충이 안돼는 ‘이상야릇’한 화두가 아닐수 없다. 이번 시즌 세계적인 트렌드는 ‘럭셔리 빈티지’이다. 이를 두고 트렌드를 어떻게 재해석해서 브랜드별 컨셉에 맞춰 풀어내는가는 디자이너들이나 기획자들에게 큰 고민이었을 것이다. ‘럭셔리 빈티지’라는 것도 사실상은 극과 극의 개념으로 공존할수 없는 것이 아닌가? 이렇듯 현대사회의 아이러니한 일면이 패션트렌드에서도 비춰지고 있다. 낡고 바랜듯한 ‘빈티지’를 수용하되 최대한 품격과 감성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빈티지=자유의 상징’이 아니라 ‘최대한 자유스러움을 추구하는 부르조아의 전유물’로 표현해야 한다는 난해성을 띠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세련되게 바랜듯한 다양한 워싱기법의 진즈와 정교한 바느질과 패턴으로 고급스러움이 두드러지는 자켓과의 코디제품들이 올 가을에 많이 출하 될 듯하다. 특히 일부브랜드들은 특이한 워싱에 수작업도가 높은 데님소재를 고가격에 매입해 소량제작하는등 나름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값비싼 모피나 가죽소재를 특이한 기법으로 가공하거나 패치하는 방식으로 ‘보헤미안 부르조아’를 표현한다는데 겨울에 히트가 예상된다고 한다. 예전같으면 그 고가 소재들을 오리지널리티를 살려야 하는데 왜 그리 험하게 다루느냐고 했을 것이다. 그 또한 풍족한 삶과 정형화된 일상에 지쳐 마침내 자유를 찾아 가출하는 부르조아가 해답을 찾고 집에 올때의 모습을 그리기위한 수단의 하나다. 이처럼 패션트렌드는 갈수록 복잡한 사회상과 난해함, 시대상을 담고 있다. 앞으로 ‘똑같은 화두’를 어떻게 해석해 내는가는 소비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적 요소가 될 것이다. 부르조아가 풍요로운 삶에 지쳐 집을 나가는 세상에 이를 표현할수 있는 패션리더들은 기성세대와는 판이한 사고를 가졌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만큼 패션업계는 역량있는 차세대 디자이너들의 등장이 가장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디자이너의 중요성과 차세대 디자이너들의 육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유명디자이너들의 경우 브랜드사에서는 많은 연봉을 제시하면서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짙다. 물론 브랜드의 성장이 반드시 실력있는 디자이너영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문이 톱니바퀴가 맞물리듯 잘 돌아가야 하는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시시각각 변화하는 소비자마인드를 충족시키고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디자인 창출을 위해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함에는 말을 아낄 여지가 없을 만큼 당연한 것이다. 이 가운데 최근 디자이너들이 한 기업에 종사하는 수명이 날로 짧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이러한 부문에 있어 ‘패션에 종사하는 고감성 소유자들의 변덕스러움’에 대해 종종 지적한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경영자로서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할 때는 당연히 ‘발전적 변모’를 염두에 둔다. 그런데 오너로서의 고정관념과 조직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람만 영입한다고 해서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그런다음 성과에 대해 책임만을 추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전문인들이 한 기업에 머무르는 기간은 짧아지고 브랜드는 확고한 컨셉을 갖추기가 힘들어 질 것이다. 또한 기성디자이너들의 차세대디자이너들에 대한 ‘엄청난 텃세(?)’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싶다. 좀처럼 세대교체가 되지 않고 있는 우리업계의 현실만 봐도 짐작이 가능하고 또 미래가 어둡게 느껴질 뿐이다. 사고와 발상의 전환없이 新舊세대가 서로 등을 돌리고 있는 사이 부르조아는 가출을 꿈꾼다. /yhlee@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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