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어드바이스] 딜레마와 세대교체의 희망…유수연기자
[패션어드바이스] 딜레마와 세대교체의 희망…유수연기자
  • 한국섬유신문 / news@ktnews.com
  • 승인 1998.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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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의 의미 「어디까지나 컬렉션인데요 뭐...」 화려하고 때때로 쇼킹하긴 하지만, 상품으로 풀어나가 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듯한 컬렉션에 대해 물으면 디 자이너들은 의례히 이렇게 설명한다. 물론,「컬렉션은 컬렉션대로 옷은 옷대로 나가는 것」 이라는 이런 딜레마를 무념무상으로 받아들인채,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열심히 찬사의 글을 써대야 하는 것은 소위 패션 담당기자들의 몫이다. 그런의미에서 우리에게 있어 컬렉션이란, 디자이너가 대중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감이며, 다소 현실성이 없더라도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끊임없 이 어필하는 습관적인 작업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정과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바이어도 없는 자기만 족」이라는 소감으로 매섭게 몰아붙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디자이너들의 명백한 아픔이고 또, 할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수정하고 싶은 아이러니라는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서, 결국, 모 처럼의 조언은 서로에게 상처주기와 독설정도로 치부되 어버리곤 하는 것이다. 맹점타개를 위한 몸부림 「컬렉션은 컬렉션, 상품은 상품」이라는 맹점을 타개 하기 위해 때때로 디자이너들은 세컨브랜드를 꿈꾸기도 한다. 번번히 실패하곤 하지만, 세컨브랜드를 통해서「디자이 너의 오리지널리티」와 「대중에의 어필」이라는 두가 지의 명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모티브를 만들야 한다는 중요성을 그들도 뼈속깊이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일련의 시행착오는 디자이너 자신의 이미지만 부풀리면 되었던 시대에서, 트랜드면 트랜드, 전통이면 전통등, 공통된 이슈와 유행을 가미하 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에 모두가 비슷비슷해 질 수 밖 에 없게 된 디자이너들의 당혹감으로 표현될때가 더 많 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또 이것은 자신의 오리지널리티가 무엇인지 발 견하지 못한채,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필요한 만큼 만 한다」는 합리적 사고방식에 보다 근접하지 못하고 있는 극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때는 온다. 물론, 지금까지 소수의 디자이너들에게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면, 그들 의 복이기 때문에 그 기반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암만 실력이 있어도 자금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여간해서 성공하기 힘든 지금같은 시대에는 그들의 성 공을 향한 운은 아직 유효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어떤일이고 「유효하다」라는 말 과 「보장되었다」는 말은 전혀 의미가 다르다. 어차피 죽느냐 사느냐의 벼랑끝에 서있는 작금의 유통 업계의 현실은 새로움을 찾아서 끊임없는 변신을 거듭 할 것이며, 차별화와 독특함을 통한 도퇴와 생성은 피 할 수 없는 과정이다. 시대가 암만 어려워도, 진정 실력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기회는 공평하게 주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희 망을 잃지 않는것도 순전히 이런 의미에서일게다. 정도를 향한 의식 고양 어려움이 없다면 발전을 위한 계기는 마련되지 못할 것 이며, 흐름을 읽어내는 것도 도약을 위한 절대 조건일 것이다. 지금 숨어있는 디자이너들의 의지와 유통업계의 일련의 움직임은 어떤 커다란 변화의 흐름을 시사해 준다. 중요한 것은 正道에 대한 의식이 있으면 「반드시 된 다」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주변에 용기와 격려를 주고, 먼저 솔선수범할 수 있는 제 역할을 찾아 가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 초, 「해방」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모든 경제 블록이 무너져버릴 세계 패션 비지니스의 환경속에 우 리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 불황에서 벗어나서 약간이나마 수출에 숨통이 트이고, 궂이 디자인을 키운다는 생각은 없어도 패션의 사용빈 도는 높아질 것이며, 질좋은 명품이 과연 무엇인가를 알아내는 소비안목도 생겨날 것이다. 또한, 가속되는 글로벌화의 진척은 라이센스 비지니스 의 묘미를 희석시켜 갈 것이며. 그나라 고유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가장 매력적으로 표현한 오리지널 패션 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계속 확대되어 갈 것이 다. 모든일은 구멍을 파면서 해결 되는 일과 폭파로 해결되 는 일이 있다고 한다. 우리네 패션비지니스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단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앞에서 지금 희망의 싹이 과연 어디에 있는것인지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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