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쇼크, 화섬 목 조른다
오일쇼크, 화섬 목 조른다
  • 양성철 / scyang@ktnews.com
  • 승인 2004.03.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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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급속한 상승을 이어가면서 1979년의 2차오일쇼크를 연상케하고 있다. 2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5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4.1%(1.50달러) 하락한 배럴당 35.51달러를 기록하고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도 3.6%(1.18달러)하락한 배럴당 31.83달러에 거래되면서 유가상승세가 주춤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이러한 가격안정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다음달부터 단행키로 했던 감산을 늦출 수도 있다는 관측이 유가상승에 제동을 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OPEC는 지난달 알제리 회의에서 하루 150만 배럴 감산을 합의하면서 다음달 1일부터 추가로 100만 배럴의 생산을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유가상승을 부채질했다. 유가 하락을 우려해 이같은 감산계획을 내놓았던 OPEC 관계자들은 최근 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감산연기 가능성을 높이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31일 OPEC 비엔나모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높아진 유가로 인해 화섬생산업체 및 화섬직물수출업계는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있다. 폴리에스터의 원료인 PTA(고순도텔레프탈산)과 EG(에틸렌글리콜) 등의 값이 지난해 중반보다 30%이상 올랐다. PTA의 가격은 2002년말 t당 460달러 하던 것이 지난 3월엔 650달러 선까지 치솟았고 EG는 같은 기간 t당 440달러에서 840달러로 뛰었다. 이같은 원료가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대한화섬은 최근 울산공장의 단섬유 여섯 개 라인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또한 금강화섬도 경영악화로 구미의 일산 240t 규모의 15개 폴리에스터 생산라인의 가공을 중단했다. 이같은 생산중단은 화섬업계의 그동안 무분별한 설비증설과 과잉공급이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최근 폴레에스테르의 생산원료인 고순도텔레프탈산(PTA)과 에틸렌글리콜(EG)의 가격 상승이 경영악화의 결정적인 원인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달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원사의 가격을 파운드당 5센트씩 올린데 이어 이 달에도 폴리에스터 가격을 10센트 인상했다. 코오롱은 지난달부터 폴리에스터는 파운드당 7∼10센트, 나일론은 10센트씩 인상했다. 업계관계자는 낙후된 설비의 경우 가동 중단된 것은 몇 천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며 지난해 화섬업체는 전체적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어려움이 지나면 좋은 시절이 온다는 희망을 가져야한다. 중국의 내수가 본격불황은 아니나 이번 윤달이 지나면 경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자료가 있다. 또한 중국의 전반적인 산업기술과 전기사정을 감안하면 고급제품에서는 중국제품과 품질과 납기 경쟁에서 우리가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어려운 시기는 물러갈 것이요 겨울이 깊으면 봄이 멀지 않다는 옛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한편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의 자원민족주의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천연자원은 자원보유국의 민족적 발전과 국민의 복지를 위해서 쓰여야 할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으로 인하여 글로벌 경제시대에 주변 국가에 심한 경제적 고통을 안겨준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것이다. 각 자원보유국이 자국만의 이익에 급급해 한다면 글로벌경제시스템은 무너지고 그 피해는 다시 자국으로 돌아올 것이며 이러한 악순환에서 고통받는 것은 힘없는 서민들뿐이기 때문이다. /scyang@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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