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III. 중가시장 붕괴 위기
[긴급진단]III. 중가시장 붕괴 위기
  • 한국섬유신문 / ktnews@ktnews.com
  • 승인 200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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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가여성복 시장 좌초 우려 ‘진퇴양난’

합리성 무기 성장 불구 불황의 벽 못 깨
초저가 행사 집중…대고객 신뢰도 추락

소비자의 옷 가격에 대한 불신을 해소시키며 성장한 중가 여성복이 상반기 후반을 접어들며 위기를 맞이했다.
매장 내 매대를 활성화시키며 중가의 최대 무기인 대고객 가격신뢰도가 무너졌다.

최근의 동향은 중가시장의 이분화로 즉 중가와 초저가로의 세분화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는 동일 시장에 공존하는 형태여서 세분화라기 보다는 시장 붕괴가 더 걸맞는 표현이다.
성숙기에 접어들자마자 치열한 접전과 빅 브랜드의 가격경쟁 열기로 중가 시장이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다.

2003년에 여성복 시장 전체가 역신장세였지만 유일하게 중가여성복은 브랜드별 20%에서 100%가 넘는 신장률을 기록, 볼륨화가 순조로웠다.

백화점에서도 지난해 효자 조닝으로 인정받으며 하나의 마켓으로 당당히 성장했다.
각 점별로 중가조닝을 신설하는 등 브랜드의 볼륨화를 위한 유통환경이 순조롭게 형성됐다.
실리위주의 경영방침이 확산되자 기업들은 최적의 니치마켓으로 이 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왔다.

롯데백화점에 이 조닝이 형성될 초창기에 바이어는 ‘중가캐릭터캐주얼’이라는 개념을 설정했다.
이는 캐릭터캐주얼이 고가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고 중가로 캐릭터 감성을 만나게 한다는 ‘경제성’의 논리를 담고 있다.

고객들의 ‘2층서 시장조사, 9층서 상품 구입’ 현상이 늘며 중가여성복의 황금기가 이어졌다.
중가의 성공은 원가절감의 비결에서 비롯된다.

전문인력의 슬림조직, 원부자재 구매 노하우 등 배수정책부터 기존의 고가 브랜드들과 다르다.
중고가 브랜드들이 평균 5배수를 책정한다면 중가 브랜드는 3배수로 운용한다.

가격의 거품을 제거해 소비자에게 합리적 가격으로 제안, 가격대비 품질 및 트렌드가 우수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소비자를 흡수해나갔다.

최고의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던 중가여성복이 불황에 빛을 발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 가격붕괴가 심화되면서 존립의 위기까지 호소되고 있다.
한 때 중가브랜드의 카피 논쟁이 첨예화되기도 했는데 자성의 목소리를 세운지 얼마 안돼 매장내 땡처리를 방불케하는 1, 2만원 행사가 등장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며 브랜드들은 가격정책을 점차 무너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예전에 자켓 가격을 보고 저렴하다고 말하던 고객들이 이제는 그 가격을 보고 비싸다고 더 싼 것을 찾는다. 이는 모두 업계가 초저가 행사를 하며 자초한 일”이라고 말한다.

중가가 내세웠던 합리적인 가격도 이제는 소비자에게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상매장에서 이뤄지는 끊임없는 초저가 행사 및 가격 꺾기는 중가도 거품이 들어간, 소비자를 우롱하는 가격정책을 펼쳐왔다는 인식을 각인시킨 발단이 됐다.

브랜드 매출의 50% 이상이 행사매출에 의존돼있어 외형은 성장했되 내용은 더욱 부실해지고 있다.
2만원짜리 자켓을 접하던 고객에게 10만원짜리 자켓이 소구될리 만무다. 2만원 행사고객과 정상매장 고객이 다르다고 반박하더라도 이미지 실추는 피할 수 없다.

아무리 매대와 정상매장의 구분을 짓고 재고와 부진신상품을 재빠르게 떨어내면서 자금회전을 용이하게 한다는 명분을 내세운다하더라도 불황의 해법을 근시안적으로 접근하는 현재의 방식은 고객신뢰도를 다시 쌓기가 불가능할 지경까지 위태하다.

설사 다시 활황기가 오더라도 고객은 정상으로 책정된 가격을 비싸다 느낄 것이다.
결국 브랜드의 가치는 추락하는 것이다.
브랜드사 스스로 자멸로 가는 것은 물론이고 시장질서를 흐려놓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에 백화점 바이어들은 1, 2만원 초특가 상품을 내놓으라고 강요한다한다.
1, 2만원 행사에 소비자들이 몰리고 브랜드들이 앞다퉈 행사를 강행하기 때문에 백화점의 요구도 거세진다.

노세일을 지향하거나 초특가 행사를 자제하는 브랜드의 영업부나 매장현장에서는 ‘우리는 왜 행사물량이 없는가?’라고 발을 동동 구른다.

A 브랜드의 경우 4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정상상품은 스타일별 180장, 행사상품은 스타일별 1천장 이상을 기획했다한다. 아예 정상상품이 디스플레이용 상품으로 전락했다.
B 브랜드는 추동에 아예 정상상품의 가격도 하향화 전략을 짰다. ‘행사도 저렴하게, 신상품도 저렴하게’가 모토다.

황금시장으로 여겨지자 신규 진입도 활발, 치열한 경쟁구도에 돌입한 중가시장이 과당경쟁으로 가격, 외형 경쟁에 치중한다.
한정된 유통환경에서 접전을 벌이며 외형을 확대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대리점 개설을 원활히 하며 자금력을 확보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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