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진정한 리더
[한섬칼럼] 진정한 리더
  • 김임순 기자 / iskim@ktnews.com
  • 승인 2004.07.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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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리더를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기업은 경기침체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정치가들은 정책 혼돈과 함께 국민들에게 불안한 사회 현상만을 초래하고 있다. 이때 진정한 리더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유구한 세월이 지나도 리더는 있는 법이다. 지난 97년 미국에서 칭기즈칸을 지칭 ‘세계를 움직인 가장 역사적인 인물’ 중 첫 번째로 뽑아 그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제고 시킨 적이 있다.

칭기즈칸의 리더십 중에서 주목받을 점은 그의 웅대한 비전이다. 일찍이 과거에도 없었고 누구도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가능하게 만든 대단함에 주목했다. 그의 비전이 처음부터 컸던 것은 아니다. 17살의 어린 소년 테무진이 타타르족의 습격으로 아버지를 잃고 그의 부족은 모조리 흩어 졌다. 자신은 포로로 잡혀 끌려가는 신세에 처해졌다.

이때 그가 가진 목표는 ‘흩어진 부족을 되찾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는 것’ 이었다. 할 일이 있는 한 나는 죽을 수 없다 라는 말과 같이 소설과도 같은 모험과 역정을 거쳐 마침내 그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어린 테무진은 부족들이 ‘공동의 목표’가 있으니 잘 뭉치더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같은 공동의 목표는 소박하거나, 곧 이룩될 만한 작은 것에서는 별반 효과가 없었다. 원대 야망 한 것이라야 사람들이 큰 힘을 내더라는 것.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비전과 같은 것이었다.

칭기즈칸 리더십의 면면에는 한 가지 공동목표가 달성되기가 무섭게 곧 다음의 새로운 공동목표를 만들어 나갔다. 마치 쉬지 않고 달리는 자전거만이 서 있을 수 있다는 듯이 그의 부족을 이끌어 갔다. 그리고 그 비전은 나라를 만드는 것, 주변국가로부터의 위협을 없애는 것, 아예 중원을 경영하는 것, 나아가 천하를 통일하는 것, 그리고 그 천하는 중국 땅을 넘어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땅으로 계속 커져 갔다. 그 꿈들을 하나씩 하나씩 실현시킨 것이다.

또한 칭기즈칸의 리더십 두 번째는 명분과 정당성의 확보다. 부족들은 명예를 중시하고 이름 석자에 대한 오명을 몹시도 싫어했다. 항상 그들은 옳은 방향으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청군 아니면 백군인 상태의 전쟁이 아니라 자신들은 정의의 편이라는 생각으로 싸우도록 같은 전쟁을 하더라도 명분이 없는 전쟁을 하지 않았다. 금나라 100만 대군을 칠 때도 그 명분은 나라를 물려받지 못할 불효한 놈이 천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명분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의 부족들이 끊임없는 상무정신(尙武精神)에 젖어 있기를 바랬다. 그의 마지막 유언중의 하나가 ‘흙벽돌집에 살지 마라’라는 것. 흙벽돌 생활은 정착생활을 의미하며 곧 말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 허벅지에 살이 찌고 배부른 기름 맛을 알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원정길을 포기하고 음주가무에 빠져 들 것을 경계한 것이다.

많은 재물을 차지하려고 서로 싸울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오늘 날 위정자들이 험난했던 민주투사의 역정에서는 서로 잘 뭉치다가 정권을 잡으니 서로 싸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배고픈 시절 굶주림을 면하려고 이역만리 먼 땅의 건설현장에 나가던 근로자들이 이제는 3D기피 현상에 빠진 것에 비추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우리의 기업들은 경영자만 많았지 ‘진정한 기업 리더’는 없다는 거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놀이공원 디즈니랜드 정문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소(The happiest place on Earth)’ 라고 적혀 있다. 단순하고 구체적인 디즈니의 비전은 직원과 고객이 알기 쉽게 돼 있다. 한국 기업의 비전은 ‘21세기 초우량기업’ ‘세계를 주도하는 초일류기업’ ‘10년 내 세계 100대’ 등이다. 결과만 있고 조직의 힘을 모으는 과정이나 전략은 막연하다. 신뢰성을 바탕으로, 능력, 리더가 신카리스마를 발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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