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땅따먹기에 정신 팔린 사장님(?)
[한섬칼럼] 땅따먹기에 정신 팔린 사장님(?)
  • 김임순 기자 / iskim@ktnews.com
  • 승인 2004.11.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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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업계의 어려움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침체도 요인이 되겠지만 일각에서는 한탕주의가 빚어낸 일련의 사태라고 안타까워한다. 더구나 사업에 관심을 쏟기 보다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경향마저 짙어 향후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게 보인다.

매출이 호조세 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해 봐도 지금은 그 누구도 잘된다고 하기 보다는 ‘어렵다’가 공통의 분모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난세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남는 다면 제품개발이나 마케팅, 인재양성에 투자해야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여, 더욱 탄탄한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는 경영자들이 판을 치고 있어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모 캐주얼 업계 대표는 이러한 예의 실제인물이다. 아주 매출이 좋은 업체는 아니지만 그래도 브랜드를 두개나 전개하고 있는 중견 캐주얼 회사 대표다. 그는 결제 할 것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도 기다려 달라고만 한다.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한 원청업체나 하청업체들을 대상으로 외친다.

15년 동안 생산에만 전념해온 모 기획 업체 사장은 브랜드 한곳이라도 잘되는 업체가 있다면 결제가 조금 늦더라고 잠시 굶으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단다. 현재 호황이라고 할 만한 캐주얼사는 별로 없지만 부도만 나지 않으면 된다는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몇 개월 동안 생산과 디자인에서 갖가지 클레임에 걸리면서도 묵묵히 참아내며 제품을 생산하고 공급한 지금, 결제하기를 6개월이나 기다렸는데도 지금 결제가 지연되고 있다.

생산업체사장은 경기 난에다 모두가 어려운 때 이기에 위안삼았다. 그런데도 브랜드사 사장은 어려운 것보다 다른 곳에 관심을 두는 듯 했단다. 알고 보니 서울시내 요지에 땅을 사러 다닌다는 것. 결제를 해주고 땅을 사던지 말던지 이럴 수가 없다며 하소연했다. 알고 보니 그 사장님 우리나라 재벌 몇 십 위권 기업 대표를 제외하고 부동산이 그렇게 많은 걸 보고 또 한번 놀랐단다. 그런데도 모자라서 또 부동산에 정신을 놓고 있다니 할말이 없었다는 것.

회사는 어렵다고 하면서 부동산에 정신이 팔리고 있는 브랜드사장을 볼 때 출신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것.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얼마나 땅에 대한 애착이 있었으면 이렇게 부동산에만 돈을 투자하는 것일까 중계사가 직업도 아닌데.

내로라하는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들이 사업보다는 부동산이나 맹목적인 돈에 만 목표를 두었다가 침몰한 경우가 많다.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곳은 최근 부도를 낸 닉스의 보성만 보더라도 그렇다. 보성은 한때 브랜드 18개를 전개하면서 국내 대표급 캐주얼사혹은 종합 패션사로 발돋움 할 무렵 금융권인 나라종금을 인수하면서 상황이 크게 나빠지게 되었다.

보성에 막대한 지불금을 가진 닉스가 데님캐주얼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브랜드가 부도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맹목적인 눈먼 돈에 관심이 컸던 후유증이다고 우리는 분석한다.

수없이 많은 브랜드와 회사가 뜨고 가라앉았지만 건전한 마인드의 경영주와 제품개발, 인재양성, 마케팅에 힘을 실은 기업이 어려워진 예는 없다.

멀쩡하게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곳이 어느 날 갑자기 침몰할 수는 없는 거다. 부도덕과 남용이 남긴 상처가 얼마나 클 것인지를 우리는 명심해야할 것 같다. 결제해 줄 것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도 땅을 사러 다니느라 결제를 몰랐다고 하는 최고경영주, 지금 행복할 때 그것을 모두같이 공유할줄 알아야 롱런할 수 있음을...
iskim@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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