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릴리컴즈 디자이너 전미영 - 디자이너의 진정한 자존심은 무엇인가?
[제언] 릴리컴즈 디자이너 전미영 - 디자이너의 진정한 자존심은 무엇인가?
  • 한국섬유신문 / ktnews@ktnews.com
  • 승인 2009.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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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공략은 ‘현지화’ 부터…열린 마인드로 대응해야

한국디자이너들의 실력은 과히 세계적인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많은 해외 바이어들도 인정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해외마케팅은 이뤄지지 않는 것인가? 순수하게 크리에이티브에 충실한 ‘작품’만을 고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마케팅력이 부재하기 때문일까. 혹은 자신의 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영역에 들지 않으면 무시하는 것인가?


중국 명품시장은 호황

‘릴리컴즈’로 해외전시회를 누비면서 많은 바이어들을 만났고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 진출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점은 우리의 패션세계에 바이어를 맞춰 찾을 것이 아니라 특정시장을 정조준했으면 현지의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욕구에 부합한 디자인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디자이너들은 사실 그동안 중국시장과 바이어를 거의 ‘무시’하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중국시장을 무수히 노크해 온 댓가로 지난해부터 북경에서 오더를 받아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릴리컴즈’의 드레스와 자켓, 수트등은 중국에서 팔리는 ‘샤넬’등 명품과 같은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된다.

현재 중국은 불황속이지만 유명백화점 명품코너는 제품이 없어서 못팔 정도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위 ‘명품’으로 불리우는 해외유명브랜드들도 중국현지 소비취향을 파악해 별도의 컬렉션을 내어 놓을 정도이다.
중국의 바이어와 수차례 ‘소통’을 하면서 느낀것은 유명VIP라고 하더라도 아직 패션수준은 코디와 구색을 맞춰주어야 하는 초보단계라는 것이다.

크로스코디 연출은 고객의 패션수준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제품을 다각도로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은 드레스나 원피스가 자켓과 코트등 앙상블을 이뤄야 한다. 거대한 대륙인 만큼 소비자체형도 다르고 선호하는 라인과 길이도 다르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계절과 기온도 차이가 나는 만큼 현지 특성을 이해하는데만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취향을 연구하고 흡수해서 자신의 패션세계와 잘 조화를 이뤄 제공할 때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을수 있다고 본다. 진정한 자존심은 싸워서 이길 때부터 내세우는 것이 아닐까.

얕보지 말고 ‘소통’ 할 것

홍콩패션위크의 월드부틱, 서울패션위크의 서울컬렉션에 참가하면서 의외의 성과로 우수한 바이어와 만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인터내셔널 코스메틱사의 제안을 받아 패션과 조인하는 대규모 행사에서 컬렉션을 할 수 있겠냐는 제안을 받아 검토중이다.
‘릴리컴즈’가 지극히 로맨틱하고 엘레강스한 이미지로 인해 인터내셔널 코스메틱의 대형이벤트와 잘 어울릴 것이란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서울컬렉션에 ‘릴리컴즈’는 그동안 개척한 해외 각국의 바이어들을 초청할 방침이다. 서울컬렉션의 무대가 끝나면 바로 샵이나 전시장에서 오더를 받을 생각이다.

물론 그들의 취향과 현지특성을 파악해 수정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다. 코트와 원피스를 아주 여성적인 이미지로 디자인하고 있다. 1945년도의 디오르레볼루션을 떠올려 모던면서도 엘레강스함을 표현할 작정이다. 여성이 가장 아름다울때, 또한 패션이 가장 아름답게 부흥했던 시기의 여성복을 표현하며 피트와 벌룬라인을 적절히 펼칠 계획이다.
디자이너들의 생각은 각각 다르겠지만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한국땅에서 “내가 최고다”라고 외치는 것보다는 넓은 시장을 향해 사고와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것도 대한민국패션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라 감히 내세워본다.

선진국 장점을 한국에 맞게 접목

한국이 불황에 움츠리고 있지만 최근 다녀 온 이탈리아 출장에선 현지의 활발함과 자부심이 느껴져 극한 분위기를 맛보았다.
불황과는 상관없이 ‘패션에 대한 자부심’과 ‘주요산업으로의 국민적 인식’은 끊임없이 각국의 패션크리에이터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불황인 만큼 독특한 것을 원하는 세계각국의 패션인들이 밀라노를 기꺼이 찾아오기 때문일 것이다. 컬렉션 준비를 위해 자카드 원단을 찾아 다니면서 느끼는 것은 한국의 소재개발 능력이나 생산력이 뛰어난데도 왜 비교우위를 갖지 못하는가 하는 의문점이었다.

조그만 차이가 있다면 이탈리아의 소재상들은 패션의 흐름을 완벽하게 인식하고 있고 이에 부합해 원부자재에 관한한 리드를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디자이너가 찾아갔을때 다음시즌 트렌드에 맞춰 어떠한 소재를 절실히 찾고 있는가를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자카드에도 트렌드가 있듯 내가 추구하는 1945년의 패션을 연출하는데 적합한 소재를 찾게 됐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있다고 보아 한국의 전문업체와 조인해 우리만의 장점을 접목할 예정이다. 이번시즌에 오더가 많아지면 고급소재의 발주를 한국업체에 더욱 많이 할 예정이다.


세계가 한울타리 적응력 기르자!

우리는 세계가 한 울타리인 글로벌화 시대를 살고 있다. 해외의 장점과 우리의 강점을 접목하면 최고의 제품을 만들수도, 재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을 열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중국을 공략하려면 중국사람이 되고 이탈리아를 공략하려면 이탈리아인이 되어야 할것이다. 또한 선진국의 장점을 우리것과 더해 초강력 파워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샤넬’조차도 유럽과 아시아 컬렉션 라인이 다른 것은 유명세만큼 해외공략을 위한 현지적응력도 뛰어남을 의미한다고 본다. 진정한 디자이너로서의 자존심은 무엇인지? ‘세계화’의 한울타리에 사는 패션인으로서 나아가야 할 이정표는 무엇인지, 다시금 인식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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