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다임 김해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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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희 기자 / yhlee@ktnews.com
  • 승인 2009.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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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독보적 ‘독창성·명성’ 여실히 입증
우영미 ‘혼을 담은 작품’ 감동선사
‘서울’ 이제 걸음마…‘끈기’ 요구돼


세계의 관문 ‘파리’위상

‘파리 맨즈컬렉션’은 남성복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들이 가장 서고 싶어하는 무대이자 세계로 향하는 관문이다. 파리컬렉션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린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없고 그만큼 ‘패션업계의 노벨상’이라 할 만큼 위상이 높다.
이러한 명성과 위용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여 온 ‘인프라’에 의한 것이다.
지난 6월25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 ‘파리 맨즈컬렉션’을 참관하면서 ‘역사’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을 여실히 느꼈다. 파리컬렉션은 단지 프랑스, 나아가 유럽의 행사가 아니라 전세계가 주목하고 ‘즐기는’ 장으로 빈틈없는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사실상 전세계적인 명성답게 입장 티켓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메인 바이어와 프레스, 일부VIP, 유명 셀레브리티를 제외하고는 입장자체가 곧 ‘영광’이라 할 정도이다. 특히 이번 컬렉션은 다양한 공간에서 디자이너 각각의 컨셉에 맞는 연출이 이뤄져 다양한 볼거리와 감동을 안겨주었다.

컬렉션참가=실력입증
파리컬렉션은 참가조건부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디자이너의 실력이 확실히 입증되지 않으면 컬렉션 참가는 요원하다고 봐야 한다. 현재 자국에서의 입지와 현황은 물론이고 위원회가 구성돼 사전인터뷰가 까다롭기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컨셉과 디자인의 차별성,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 등 오랜 인터뷰를 통해 참여여부를 결정한다. 누구의 작품과 비슷해서도 안되고 인터뷰가 너무 준비된 듯해서도 안되고 작품의 차별성이 부족하면 참가할 수도 없다. 비슷한 작품은 세계시장에 널려있는데 굳이 차별성없는 디자인으로 파리컬렉션에 참여할 의의가 없다는 결론이다.
이러한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컬렉션 무대에 올려진 후 수주실적, 바이어와 프레스들의 평가를 통해 점수를 매겨 다음시즌 참가여부를 결정한다고 한다.

세계가 주목 ‘우영미’

이번 컬렉션을 보면서 본인은 한국의 디자이너 ‘우영미’를 보다 높게 인식하게 됐다.
우영미씨가 파리컬렉션에 14회나 참가하는 것은 사실상 엄청난 것이다. 이 같은 까다로운 과정을 순수하게 ‘실력’으로 이겨내고 파리에서 당당하게 베스트디자이너로 위상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이미 17~18회의 전시회 참가부터 천천히 실력을 쌓아 시장성과 독창성 모두를 충족하는 디자이너로 인식되고 있다.
한마디로 우영미의 컬렉션은 “혼이 담겨 있다”고 느낀다. 컬러코디가 좋고 세련되며 트렌디하면서도 독창적이어서 세계 유명디자이너들의 실력에 버금가는 감성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파리의 유명백화점에서 ‘랑방’ ‘질샌더’ ‘마르니’등과 같은 조닝, 같은 라인으로 나란히 입점해 판매되고 있고 현지인들이나 바이어들에게 그들과 동급으로 대우받고 있다.
타 브랜드에 비교할 때 홍보,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영미를 찾는 바이어와 프레스가 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혼이 담긴 작품으로 열과 성을 다해 컬렉션에 참여해 왔는지를 입증해준다.

유럽전체가 ‘축제’ 분위기
이번 컬렉션 주간에는 파리 전체가 유명브랜드 50%세일을 하고 있었다. 유명브랜드들의 세일로 인해 세계각국에서 찾아든 바이어와 프레스, 참관객들도 덩달아 축제분위기를 만끽하고 쇼핑을 했다. 유로화가 비싼 시점에서 대대적인 세일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마레 지역은 유럽사람이 모두 모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이고 유명매장은 발을 들일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북적였다.
일본은 프레스가 30명씩 몰려다닐 만큼 깊은 관심을 갖고 방문이 정례화돼 있다. 또한 백화점이 위탁에서 최근 바잉으로 시스템 변화를 추구하는 일본은 실질적으로 바잉금액이 늘어나면서 주최측으로 부터도 대우를 받고 있다.

서울컬렉션, 인내심·끈기 요구돼
최근 서울컬렉션을 파리컬렉션에 비교해 평가 분석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천만부당하다.
어찌 오랜 노하우와 인프라구축으로 세계무대가 된 파리컬렉션과 비교대상이 될 수 있는가?
아직 걸음마 단계인 만큼 서울컬렉션을 향후 파리컬렉션과 같이 키워가기 위해선 우리업계 전체의 관심과 참여, 주최측의 지속적인 노력, 즉 ‘인내심’이 절실히 요구된다.
파리가 디자이너로서 정복해야 할 무대이고 인정받기 위해 공략해야 할 철옹성이라면 서울은 이제 걸음마 단계인셈이다. 파리컬렉션이 ‘패션계의 노벨상’을 받는 자리라면 서울컬렉션은 이제 입문의 단계이다.
그러니 겨우 시작했는데 해외컬렉션과 비교해 이러쿵 저러쿵 평가하기는 너무나 이른 시점이다. 갑자기 이뤄지는 것은 없다. 인정받으려면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바이어와 기자들이 한국의 서울을 찾게 하려면 보다 많은 연구와 노력,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리모두의 관심과 애정이 우선돼야 한다.
/이영희 기자 yhlee@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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