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류 봉제 업계 산업 지형도
국내 의류 봉제 업계 산업 지형도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1.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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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에서 끝난다” 우려 목소리 높아

2000년 이후 창업 40대의 서울 지역 종사자 주류
한국의류산업협회, 전국 2만6000여 업체 전수 조사

‘남·동대문’ 소량·다품종 생산 ‘재래시장 업자’ 연쇄 몰락 예견

섬유 및 의복 관련 종사자들은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가장 길면서 근로소득은 제일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략) 섬유 및 의복 관련직종의 주당 근로시간은 54.1시간이며 월 소득은 14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총 종사자는 36만2000명이며 평균 연령은 48세,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 비율은 98.1%였다.(본지 2009년 12월 21일字 4면)

막연하게 추측되던 한국 봉제업계 실태 지도가 나왔다. 한국의류산업협회(회장 이인성) 봉제업종합지원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2만3903개에 이르는 국내 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9 전국 봉제업체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1만306개 업체가 조사에 응했으며 나머지 상당수는 연락이 되지 않거나 변경된 곳이 많아 이들은 사실상 폐업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르면 서울에는 절반에 가까운 전체 사업체의 48%(4967곳)가 몰려 있으며 다음으로 부산 10.8%(1118곳), 경기 8.8%(912곳), 대구 7.1%(730곳)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최근 10년 사이 설립된 곳이 전체의 52.8%를 차지했고 10~20년 사이에 설립된 곳은 30.5%, 20년 이상 된 곳은 16.7%에 불과했다. 종사자는 2008년 12월 31일 기준 5만1641명으로 평균 종업원 숫자는 5.0명인 것으로 조사돼 여전히 영세한 가내 수공업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령별로 40~50대는 전체의 76.2%를 차지, 관련 산업 종사자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경영 활동의 애로사항으로 첫 손 꼽는 항목은 거래선(일감) 확보(42.8%)였다. 다음으로 인건비 상승 및 인력난(27.7%), 자금 조달의 어려움(12.8%)이었다. 봉제업종합지원센터는 이를 토대로 영세 봉제 업체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책을 강구하고 향후 지역 유관 기관들과 협조 체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봉제 업계 실태 지도]

서울에 4967개 업체 밀집, 전체 48.2%

▶지역적 분포·사업 형태 - 남·동대문 주변 5개 구(區)는 봉제의 메카
1만306개 업체 중 절반에 해당하는 4967개 업체(48.2%)가 서울에 있다. 서울의 총 25개 구(區) 중 종로구, 중구, 성북구, 중랑구, 동대문구 등 5개 지역에 2215 (44.6%)개 업체가 고르게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으로 소규모 봉제 업체들이 밀집한 곳. 동대문 시장 및 남대문 시장 등 유통 거점을 중심으로 의류 원·부자재를 생산하고 봉제하는 업체들이 집적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는 서울에 이어 부산(1118개), 경기(912), 대구(730) 순으로 많았다. 대표적 섬유 산지인 대구 봉제 업체 숫자가 적은 이유는 직물, 염색 등 업(up), 미들(middle) 스트림 산업이 발달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중 1123개 업체(10.9%)는 사업자 등록번호가 있다고 답했으나 나머지 89.1%는 사업자 등록이 안됐거나 응답을 거부했고 대부분 소규모 인원의 영세한 업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생산 품목 - 정장·니트 등 일반복 생산업체가 가장 많아
가장 많은 업체들이 생산하는 품목은 정장, 셔츠, 바지, 블라우스 등의 일반복으로 6259개(60.7%) 업체들이 종사하고 있다. 이들 중 세부적으로 정장 숙녀복 봉제 업체가 31.0%(1940)로 가장 많고 니트셔츠 20.6%(1289), 정장 신사복 19.6%(1227)의 비율을 보였다.

서울만 놓고 보면 일반복을 생산하는 3884개 업체 중 28.0%인 1087개 업체가 니트 의류를 생산하는 것으로 조사돼 전국적 분포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정장 숙녀복 역시 28.0%로 니트류와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일반복 다음으로 유니폼, 기능성 의류, 기타 의류를 생산하는 특수복 생산업체는 820개, 점유율 13.1%의 양상을 보였다. 유니폼은 지역적 차이 없이 대다수 업체들이 근무복(전국 53.3%, 서울 68.0%) 등의 단체복을 생산하고 있다. 유니폼 복종 중 교복은 전국적으로 31.8%의 점유율을 보였으나 서울은 11.8%에 불과했다.

이는 대도시 교복 시장은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브랜드 교복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어 상대적으로 지방보다 영세 봉제 업자들의 생산 수요가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수복 중 기능성 의류 분야는 비교적 단순 봉제에 속하는 트레이닝복 생산업체들이 가장 많았다. 생산 업체는 전국(58.9%)과 서울(53.7%) 모두 절반이 넘었다. 다음으로 골프의류, 등산의류 생산 업체가 많았다.

고 기능성 제품인 스키복, 오토바이복 등 전문 의류 봉제 업체는 전국을 통틀어 1~2개 업체에 불과해 봉제 기술 교육, 훈련 등을 통해 부가가치 높은 제품 생산을 유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타의류는 사실상 모두 한복의상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사업체 비율은 전국 94.7%, 서울은 90.8%였다.

▶생산 및 유통현황 - 재래시장 납품이 대다수
주된 생산방식으로는 완사입이 절반이 넘는 56.2%였고 전부 임가공 36.7%, 부분 임가공 5.8%로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 지역은 전부 임가공 생산 업체의 비율이 52.1%, 완사입 37.7%로 나타나 전국적 분포와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프로모션 업체, 브랜드 업체들이 원단을 제공하고 봉제 공장은 단순히 봉제 기능만 담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1만306개 봉제 업체의 2008년 납품처별 비중은 소비자 직판이 46.7%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이는 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복 및 양장점 등 맞춤복 업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며 이들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대부분 업체들은 재래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 재래시장 납품 비중은 25.9%(2669)이며 서울은 4964개 업체중 38.1%(1285) 업체가 종사하고 있다. 서울의 재래시장 비중이 높은 이유는 동대문과 남대문 등 재래시장에서 봉제 주문이 많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비교적 안정적 거래처인 브랜드 납품 비중은 전국 13.1%, 서울 18.2%의 분포를 보였다. 서울은 대부분 브랜드 업체들이 소재해 있어 이들 기업체에 대한 납품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설립연도·인력 현황 - 최근 10년간 창업 53%, 4~50대 종사자 76% 노령화 심각
2000년부터 최근 10년간 창업한 곳은 전국에 5442개 업체로 52.8%였다. 서울은 전체 4964개 업체 중 3167개 업체가 이 시기에 설립돼 63.8%의 집중도를 보였다. 1990~1999년 사이에 설립된 업체는 전국 3143개(30.5%), 서울 1335개(26.9%)였다.

그러나 20년 이상 된 기업은 전국 16.7%, 1721개에 불과했다. 서울은 이보다 낮은 9.3%로 4964개 업체 중 462개만 20년 이상 살아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1만306개 업체에 종사하는 종사자 인원은 총 5만1641명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업체당 평균 종사 인원은 5.0명이며 이 중 여성이 67.7%(3만4955명)로 남성에 비해 약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40대 39.7%, 50대 36.5%로 이들을 합치면 전체 절반이 넘는 76.2%에 달해 노동인력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이 30대 11.8%였고 60대 이상도 8.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 역시 40~50 연령대 종사자 비율이 전체의 76.4%로 큰 편향성을 보였다.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문제점]

▶노동인력 고령화
이번 실태 조사는 국내 봉제 업계의 열악한 상황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항상 제기돼 오던 노동 인력 고령화 현상이다. 통계에서 보여지듯 40~50대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봉제 노동 인구의 76.2%에 이른다.

현장에서는 지금 상황을 “우리 세대에서 끝난다”는 절박한 목소리로 표현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한국의류산업협회 봉제업종합지원센터의 김왕시 팀장은 “지난 10년간 인력 유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4~50대가 빠지면 현 세대로 봉제 산업이 끝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말했다.

10년 후 지금의 주력 세대가 은퇴하고 봉제 산업 공동화 현상이 현실로 닥칠 경우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이들이 주로 납품하고 있는 서울의 남·동대문을 비롯한 재래시장의 소규모 상인들도 함께 몰락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조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봉제 업체들의 주요 거래처는 재래시장이기 때문이다.

국내 브랜드 업체들은 이미 생산 설비를 해외로 이전해 상품을 자체 조달 하거나 프로모션 업체를 통한 대행 생산 등을 통해 튼튼한 산업 연결 고리를 확립해 둔 상태. 그러나 수십장에서 수백장씩 생산하는 재래시장의 소량 다품종 업자들은 대부분 생산 기반을 이들 영세 봉제 업자들에 의존하고 있어 봉제 기반 붕괴와 함께 동반 몰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으로는 이들 중소 봉제 생산 기반이 한국과 가까운 중국 연안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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