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 차별화 직물 개발, ‘수요자와 소통 부재’ 최대 현안
[창간 30주년 특집] 차별화 직물 개발, ‘수요자와 소통 부재’ 최대 현안
  • 김영관 / ykkim@ktnews.com
  • 승인 2011.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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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비 증가 주요 원인 지목

“완제품 수요기업(브랜드)에 관한 정보가 취약한 점이 차별화된 고급직물을 개발하는데 가장 큰 애로다.”

대구경북지역 매출액 순위 50대 기업 중 차별화 행보가 빠른 23개 업체를 엄선, ‘개발과 고급화 전략과정에서 가장 큰 애로가 뭔가’라는 질문에 13개(56.5%) 기업이 이같이 답했다.

2순위는 차별화 원사부재와 수급 불만족. 조사 대상 기업 중 11개(47.8%) 기업이 꼽은 애로다. 뒤를 이어 고급 개발인력 부재, 개발인력의 공정별 이해도 부족, 차별화 사 가공기술 순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5개 주요 애로 항목이 국내 직물의 고급화와 차별화 행보를 가로막고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결과는 조사 대상 23개 기업의 연간 누계 매출액이 8160억 원(7억7000만 불)으로 대구경북 전체 연간 직물 수출액 18억7500만 불(올해 예상 실적) 대비 4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애로 항목의 비중과 정확성을 대변하고 있다.

이밖에 애로 항목으로는 오너의 투자마인드 부족, 특수 후가공, 개발네트워크 취약 등이 꼽혔다.

대구경북 대표 직물기업들이 어려운 개발환경에서도 비교적 수요자 정보에 근접한 개발 결과를 내놓은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련단체, 연구기관, 지자체, 정부가 섬유산업 지원정책 수립 시 고민해야 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들은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올 연말 기준, 전년대비 최저 10%에서 최고 30%의 매출 신장세를 예상하고 있으며 5대 주요 애로 항목을 타개할 정책마련이 뒤따를 경우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최하 1000만 불 이상, 최고 1억5000만 불에 이르는 23개사 대구경북 대표 기업이 1차 대상. 이 가운데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주력아이템을 재편한 기업 중에서 성장성이 높고 직물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품목군은 폴리에스터, 나일론 직물을 비롯 면, 화섬교직, 세 데니어 박직물, 기능성교직, 스트레치직물, 화섬 메모리교직. 세 데니어 급 NP분할 복합직물, 나일론 고밀도 박직물 등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산업용섬유, 포멀 블랙, 면직물(자카드 포함)류도 포함됐다.

주력 품목을 생산하는 기업답게 최신 설비도입도 이들 주력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평균단가 분포는 최저 1불70센트에서 최고 6불 중반대까지 품목별 격차가 심했다. 평균 중량 역시 야드 당 60g에서 최고 300g까지 분포를 보였으며 평균 중량을 150g 기준으로 환산한 이들 23개 기업의 주력 품목 평균 단가는 3불대를 웃돌았다.

2011년 5월 현재 대구경북지역 폴리에스터(150g 기준)평균단가는 1불48센트, 나일론 2불29센트, 복합교직물 95센트로 나타나 이들 조사 대상기업들의 평균단가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에 미루어 대구경북 50대 직물 기업군이 섬유산지 생산과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차별화 품목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결국 섬유관련 지원정책에서부터 기업지원에 이르기까지 이들 50대 기업을 성장시키거나 애로를 타개시킬 실질적인 프로그램이 추진될 경우, 섬유산지 생산과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수요자 정보에 목마르다
직물의 최종 수요자인 완제품(브랜드) 또는 그들과 소통이 직결된 바이어를 일컫는다. 신제품을 기획하거나 기획준비중인 완제품의 기능과 특성에 따른 적합한 소재(직물)가 뒤따라야 한데서 나온 결과다.

그러나 국내 직물기업 대다수가 홀 세일러 및 에이전트, 유통 물류 기업과 수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 이같은 맞춤형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 중 상위 마케팅력을 보유하고 있는 5~6개 기업 역시 이 같은 애로를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타개책으로는 수요기업 또는 그들과 직결된 디자이너, 개발 관련 전문가, 트렌드 발신자 등과 정보교류 및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시급한 것으로 꼽히고 있다.

이같은 과제는 업계 스스로 타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어서 관련 연구기관, 단체, 지자체, 정부가 고민할 대목으로 지적되고 있다. 차별화 직물개발 선두에 서있는 대구 소재 K사 개발 부서장 C씨. 그는 “개발 컨셉이 수요자가 원하는 트렌드 등과 정확히 매칭되지 않아 매년 개발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차별화 원사 부족하고 수급도 잘 안되고…
예나 지금이나 원사 차별화는 직물 차별화 행보에 0순위. 원사 차별화가 곧 직물 차별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바이어가 제시하는 샘플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유사하거나 매칭되는 원사가 없다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궁여지책으로 수입해 오거나 사 가공(가연), 연사, 복합화를 통해 유사하게 개발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그래도 포기하기 어렵다면 원사업체에 시방을 요구해보지만 관심 밖이 일쑤다. 시방을 어렵게 성사시킬라치면 최소 로트가 3000~5만 야드에 이르는 양을 제시해 직물 기업들이 감당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개발비 부담 앞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화섬복합 교직물 개발로 올 한해 30%대의 고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K사도 바이어가 원하는 차별화 원사가 국내에 없어 포기하는 오더가 속출하고 있다고 애로를 호소했다.

절대 다수 기업들이 호소하고 있는 원사 수급 불만족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생산되고 있는 원사도 개발용으로 소량을 의뢰하면 퇴짜 맞기 일쑤라는 것.

개발된 원사도 소 로트라는 이유만으로 퇴짜 맞아 직물 기업들이 바이어가 요구하는 아이템을 개발하지 못하다 보니 매출 성장세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급 개발인력(공정이해 포함)이 없다
“개발인력 좀 구해주세요. 대우는 걱정 말고요.” 제품이 고부가가치 위주로 급변하고 있는 직물업계로선 개발행보에 발목을 잡고 있는 개발인력 부재가 아쉽기만 하다.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고 있는 기업도 속속 나타나고 있지만 마땅한 지원자가 없을 뿐 아니라 찾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요즘 대구섬유산지 분위기 중 가장 눈에 띄는 풍속도 중 하나다.

연간 250억 원대의 차별화 화섬교직물을 생산하고 있는 C사는 기업부설연구소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주력아이템의 고급화와 차세대 섬유를 준비하는데 개발인력이 없어 걱정이란다.

사실 업계 요구 수준을 충족시킬만한 개발인력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트렌드 분석에서 설계, 준비, 제직, 염색, 가공, 후가공에 이르기까지 개발 전 공정을 숙지하고 있는 개발인력이 흔할 리 없다. 대안으로 공정을 나눠 관련 공정에 대한 이해도와 기술력이 있는 인재를 찾아보지만 이마저도 쉽지만은 않다. 직물업계가 고민에 빠져드는 이유다.

그렇다면 타개방안은 없는 것일까. 둘러간다면 찾을 수도 있다. 가상의 얘기를 만들어 보자.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개발인력부터 찾는다. 조직설계를 배우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기본 품목의 설계를 스스로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제직, 염색 공장을 찾아 내가 설계한 제품이 생산되는 공정을 분석하고 숙지한다. 자신감이 붙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해외 시장정보를 접하기 시작하고 원사메이커 영업부와도 잦은 미팅을 갖는다. 이미 고급 개발인력으로 변해 있다.

면직물에서 고기능성 화섬 직물로 주도 아이템이 변함에 따라 경영자든, 개발인력이든 모두가 너무 급하다.

섬유는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 전 공정과 원사, 설계, 사 가공, 후가공에 이르기까지 전문가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시간을 갖고 투자를 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얘기를 돌려 이같은 과제를 타개하기 위한 스트림별 연구기관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개발인력 교육이다.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든지 유능한 개발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데도 연구기관들은 손을 놓고 있다.

이젠 그들이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가 왔음을 대구경북 대표 기업들이 알리고 있다.

■SOS!! 차별화 사 가공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차별화 원사가 없다면 사 가공을 통해서라도 원사 차별화를 꾀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90년 중반 이후 국내 섬유산업은 사 가공을 통한 소재 차별화로 엄청난 발전을 꾀해왔다. 화섬의 자연섬유화와 벌키성이 골자다.

당시 초미의 히트를 친 면 라이크, 실크 라이크, 울 라이크, 린넨 라이크 등 사 가공을 통해 탄생한 차별화 가공사는 국내 직물산업을 압도하기까지 했다.

2011년 현재. 지금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조사 대상기업 모두가 애로 순위만 바뀌었을 뿐 사 가공 기술의 현주소에 불만을 토로했다. 또 사 가공을 하고 싶지만 원사메이커들로부터 소 로트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

직물기업들이 원사에 이어 사 가공마저도 한계에 부딪히자 신제품 개발에 한계를 실감하고 있다. 화섬 박직물 국내 선발기업인 D사. 사 가공 수급뿐 아니라 캐퍼 부족,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사 가공 기술들이 총체적으로 한계에 이른 것 같아 차별화 직물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당장 타개책으로 사 가공 기업들의 기술개발과 신 설비 도입, 연구기관(특히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기술개발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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