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첨단 의류기술 센터’ 극심한 내홍
‘동대문 첨단 의류기술 센터’ 극심한 내홍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1.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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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둘러싸고 ‘산단공·공장 업주들’ 팽팽한 대립

산단공 “임대료 인하 사실상 어려워”
서울시 “땅 내 놓은 걸로 할일 다했다”
지경부 “제도 만들고 조정 역할에 최선”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동대문 첨단 의류기술 센터’가 사업 시행 주축인 지식경제부·서울시·한국산업단지공단 및 입주 대상인 봉제 공장 업주들간 내홍이 거듭되고 있다. 산단공은 지난 17일 서울패션지원센터에서 입주 설명회를 열었으나 양자간 현격한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서로의 확고한 입장만 확인한 채 끝이 났다.

■ 논란의 핵심
논란이 된 부분은 임대료와 관리비 문제. 산단공은 창신동 및 인근 빌딩, 구로동 일대의 임대료를 조사해 이를 토대로 평당 3만원대의 임대료를 제시했다. 그러나 봉제공장 업주들은 빌딩 전용률이 50%에 지나지 않으므로 실제 입주 부담은 2~3배가 된다며 임대료 인하를 강력히 요청했다.

동대문의류봉제협회 박근우 감사는 “지금 쓰는 24평짜리 공장 임대료가 한달에 52만원인데 같은 평수의 센터에 입주하려면 50평은 필요하다. 임대료 150만원에 관리비는 별도니 지금보다 3배 이상 부담해야 하는 셈”이라며 “주요 입주 대상인 창신동과 숭인동의 봉제업체들은 월 임대료가 100만원을 넘어가면 공장을 운영할 수 없어 지금도 계속해서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창신동에서 봉제 공장을 운영하는 우진어패럴 장종문 사장은 “전용률이 50%이므로 (창신동에서 쓰는 공장 개념을 적용하면) 평당 임대료는 3만원이 아니라 6만원인 셈이다. 우리가 직접 사용하지 않는 공용면적도 포함돼 있을 텐데 계산법을 달리해 임대료를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현장 일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울형 사회적 기업인 SSMG 차경남 사장은 “설명회 전에 봉제업체와 대화가 미흡했다”며 “센터 운영을 산업 육성 차원으로 접근해야지 사업적 측면으로 공사비와 이에 따른 이자비용까지 회수하려 하면 답이 안 나온다”고 주장했다.

■ 한국산업단지공단 입장
산단공은 제시된 임대료는 확정안이 아니므로 앞으로 충분히 협의해 낮출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산단공 박찬득 본부장은 “공용장비실, 회의장, 구내 식당 등 지원시설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용률이 낮다”며 “산단공은 건물을 지어 20년간 운영한 후 서울시에 기부 체납해야 하므로 이 기간에 건축비와 이자 비용을 회수하려면 애로가 많다”고 밝혀 사실상 임대료 인하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카드가 별로 없음을 시사했다.

임대사업에 치중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수익도 없고 단지 투자비만 회수하려는 것”이라며 “어려움에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입주 업체들은 일감을 더 받고 부가가치를 늘릴 수 있도록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들어올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산단공은 빠른 시일내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입장을 듣고 이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정부나 지자체(서울시)에서 지원을 더 받는 건 기대할 수 없다”며 “20년으로 묶여 있는 사업 기간이 문제다. 법적 한계를 알지만 이 부분이 유일한 해결 방법이므로 (서울시와 상의해)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짜 내겠다”고 답했다.

■ 서울시 입장
서울시는 지역내 봉제산업 육성을 위해 동대문의 금싸라기 땅 600평을 내놨고 산단공에 20년간 운영권을 줬다. 민선숙 서울시 문화산업정책 팀장은 “서울시는 땅 제공으로 역할을 다 했으므로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며 “공유재산관리법에 의해 산단공에 운영권을 줄 수 있는 최대 시한은 20년인데 법규를 어길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반박했다.

민 팀장은 “20년 후 재계약에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 협약서에 있다”며 “지경부와 산단공이 적극적인 마음으로 산업을 육성한다는 의지로 풀어줘야 할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 지식경제부는
지경부가 동대문 첨단 의류기술 센터에 한 일이 뭐냐는 질타에 대해 미래생활섬유과 전우표 사무관은 “금전 기여도 일부 했고 정부가 하는 일이 돈 쓰는 것 만은 아니다. 제도를 만들고 조정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 사무관은 “임대료, 임대 기간 등에 대해 내부 협의를 거쳐 최대한 기대에 부응해서 잘 추진되게 노력하겠다”며 “여러분들이 이 센터에서 희망을 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대문 첨단 의류기술 센터는
2005년 대통령 직속 중소기업특별위원회에서 영세 업체 육성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서울시가 약 500억 원에 이르는 땅을 무상 제공했고 산단공은 건축비를 대는 대신 20년간 운영권을 갖고 있다. 연면적 3910평에 총 공사비는 토지를 제외하고 171억 원이다.

지하 2층, 지상 10층에 2739평(70%)에는 공장이 들어서고 나머지 30%는 지원시설로 구성됐다.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11월24~12월14일 임대 공고를 시작으로 1, 2차 평가를 거쳐 12월 27일 3배수 이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호실을 배정하게 된다. 입주는 공장이 완공되는 3월에 이뤄질 예정. 평가위원회는 거래선 확보, 재무구조, 생산역량, 사회적 배려 등을 심사해 입주 기업의 3배수를 선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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