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곽노명 (주)코리아 실크로드 사장 - “PV 진출은 한국산 원단 제값 받는 기회의 장”
[Power Interview] ■ 곽노명 (주)코리아 실크로드 사장 - “PV 진출은 한국산 원단 제값 받는 기회의 장”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13.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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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패션 아웃도어 원단‘DUORAN’…이제 세계를 입힌다
기능·감성·창의성 3박자…명실상부한 프리미엄 소재대열에

몸에 밴 도전·개척 ‘DNA’…위기를 기회로 ‘역발상 경영’ 눈길
국내 히든 섬유강자 많아…글로벌 브랜드가 찾는 소재 창출의 장

“한국산 원단이 프레미에르 비죵(이하 PV) 무대에 오르는 것은 앞으로 시장에서 제값을 받는 기회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시장에서 제값 받는 것, 당연한 게 아니냐고 말들을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아요. 만연한 뿌리 깊은 볼륨지향 사고가 아직도 밑바닥에 깔려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아니에요. 소량 다품종 시스템 하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면 바로 망하는 것 아닙니까? 저는 PV 진출의 의미를 여기서 찾고자 합니다.”

기능성은 기본이다. 여기에 감성까지 입혔다. 최첨단 패션 아웃도어 원단 DUORAN 브랜드를 전개하는 곽노명 (주)코리아 실크로드 사장. 그가 올 가을 PV무대에 기능성과 감성으로 무장한 DUORAN으로 한국산 아웃도어 원단의 새로운 가치를 알린다. DUORAN은 아웃도어의 본고장 유럽시장 전용 브랜드다.

코리아 실크로드가 올 가을부터 PV무대에 당당히 발걸음을 뗀다. PV출전은 까다로운 PV 심사기준 관문을 통과해야 가능하다. 곽 사장은 “올해 첫 PV PT에 참가, 단번에 이 관문을 통과했다”며 “앞으로 한국산 원단이 제값을 받는 발판으로 삼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지구촌의 내로라하는 원단 강자가 한 자리에서 그 출중함을 견주는 무대 PV. 이 무대에 서는 것은 소위 ‘창의·기술·품질’ 삼박자를 갖췄음을 뜻한다. 올해 2월 파리에서 열린 PV무대에 오른 원단업체는 34개국 1736사였다. 세계 각국에 걸쳐 셀 수 없이 많은 직물 밀 업체를 감안하면 PV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의류 브랜드는 PV를 프리미엄 원단 전시회라 했던가.

곽 사장은 효성물산 출신이다. 91년 입사 당시 효성물산은 한국 섬유수출을 이끄는 견인차였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밑에서 섬유무역을 배우고 또 익혔다. 그렇지만 딱 무엇이라 꼬집어 말할 수가 없으나 성이 차지 않았다. 그는 소위 말하는 386세대다. 선배들은 섬유 성장의 과실을 누렸다. 그러나 그는 그 성장의 끝자락에 있었다. 곰곰이 생각했다. 섬유수출은 도전과 개척의 산물이 아니었던가. 선배들은 또 몸으로 실천하지 않았던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찰나 ‘실미도 정신’ 이 떠올랐다. 그의 섬유인생을 바꾸는 좌표가 설정되는 순간이었다.

당장 실천에 옮겼다. 입사한지 만 5년을 넘기던 97년 6월말, 그는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퇴사한 지 3개월도 채 안 돼 섬유무역회사 설립과 함께 독자경영에 나섰다. 일사천리였다. 그는 나이 30세에 일어난 순간의 일들을 역발상의 DNA라 말했다. 그 역발상의 DNA가 지난 16년을 넘어 또 새로운 미래로 향하는 방향타로 자리매김에 들어갔다. 곽노명 사장을 만나 그의 역발상 DNA 경영을 들었다.

-일찌감치 독자경영에 나섰다. 두려움은 없었나?
“두려움보다 내 몸에 흐르는 피가 좀 독특한 것 같습니다. 도전과 개척이라는 효성물산의 DNA가 몸에 배인 탓이라고나 할까요. 입사 만 5년을 채우고 독자경영에 나섰습니다. 회사 이름을 코리아 실크로드로 지었어요. 한국산 섬유류의 수출 길이 되자는 뜻을 담았죠. 최종 목적지는 유럽시장의 엔드 유저를 겨냥했습니다. 당시 국내 직물업체들의 수출패턴과는 반대방향으로 간 것이죠. 한 마디로 틈새시장 개척, 새 시장 발굴이라는 의미와 맞물렸습니다.”

곽 사장이 독립에 결단을 내린 1997년은 (주)대한민국호가 기반까지 흔들흔들 거리는 소위 풍전등화 상태였다. 심각한 국가 재정악화 때문이었다. 국가부도 위기가 째깍째깍 시간을 다퉜다. 그해 11월 (주)대한민국호는 결국 IMF에 구제금융 요청에 들어갔다. 당시 한국의 직물류 수출 환경 역시 이에 못지않았다. 저가 대량 수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부도·도산 기업들을 쏟아냈다. 업계에 만연한 제살깎기식 수출 때문에 섬유산업 기반 자체가 뿌리째 흔들리는 위기의 순간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 쉽지가 않았을 텐데….
“창립 후 4년간은 모든 게 혼돈의 상황 그 자체였어요. 당시 직물 수출은 거의 대부분 중국 상해인근 소흥·우장 산 생지를 사다 가공 수출하는 게 상례였습니다. 여기에 홍콩의 중국 복속 이슈까지 맞물렸어요. 모두가 싼 맛에 상해를 찾은 것이죠. 게다가 환율은 800원대에서 1900원대로 치솟는 등 평균 1300원대를 내달렸습니다.

그런데도 부도기업의 양산은 멈추지가 않았어요. 이는 기존 국내 섬유수출 조직의 와해를 부르는 동시에 신생 업체가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철옹성 같은 바이어들의 장벽이 자연스럽게 허물어지는, 즉 틈새가 열린 셈이죠. 그렇지만 저는 이탈리아로 갔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당시 이탈리아 행은 되레 제가 환경변화에 둔감했었지 않았나는 것을 입증하는 것 같아요.”

그도 손쉽게 돈을 벌수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하청 받아 또 하청하는 수출은 내키지가 않았다. 이는 역발상으로 독립에 나섰던 의미까지 희석하는 것이라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실수요자, 엔드 유저를 찾아 나섰다. 2001년 이탈리아로 날아가 곧 바로 지사 설립에 들어갔다. 2002년 삼성그룹 제일모직이 이탈리아에 디자인스튜디오 설립에 나섰다. 그의 이탈리아 현지지사 설립은 이보다 더 빨랐던 것이다. 마음먹은 것 즉각 실천으로 옮기는, 역발상의 DNA가 제 2의 끼를 발산하는 순간이었다.

-독자경영 16년차를 맞았다. 크던 작던 성장의 계기는 무엇인가?
“자랑은 아닙니다만 그냥 매년 꾸준하게 성장을 거듭 했다고나 할까요. 성장은 유럽시장 특징과 맞물려 나가는 것 같아요.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 원으로 잡았습니다. 97년 창립하던 해 20억 원에서 16년 만에 10배 성장했으니 보잘 것 없지 않나요? 그러나 진짜 성장은 이제부터라 봅니다.

우선 한·EU FTA 발효가 큰 역할을 할 것 같아요. 현재 동유럽으로 수출 물량은 전체 30%에 이르고, 70%는 유럽 의류브랜드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봉제기지가 소화합니다. 여기에 PV 출전은 브랜드 DUORAN의 파워 업을 이끌면서 앞으로 수출가 상승에 기대를 높이고 있어요. 이게 앞으로의 성장을 담보하는 게 되지 않겠습니까?”

곽 사장의 성장론은 고부가가가치 창출과 맞물려 나간다. 그 예로 ㎡당 마진 10센트에 10만㎡ 수출과 ㎡당 마진 1달러에 1만㎡ 수출을 들었다. 그는 이제 한국 직물 수출은 당연히 후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마디로 제값을 받자는 뜻이다. 그 방안으로 소통을 들었다. 우선 서울 무역부와 대구 생산기지 간 알력을 불렀던 쥐어짜기식 오더 청산은 급선무라 했다.

또 소량 다품종 기반구축을 위해 BT 차지부터 물리고 물자는 풍토를 조성시켜 나가자는 뜻도 밝혔다. 밀의 내실이 탄탄해져야 우수한 인력을 뽑을 수 있는, 한국 섬유산업의 튼실한 뿌리내리기에 포커스를 맞췄다. 또 최근 이탈리아와 일본의 생산기반이 취약해진 것은 한국 섬유업계에 새로운 기회라 했다. 여기에 대만의 중국 투자 확대는 또 다른 기회라며 앞으로 이를 살려나가는 업계의 지혜응집을 강하게 분출시켰다. 명실상부한 섬유강국으로 나아가는 컨버전스 DNA의 표출이었다.

-PV PT과정은 관심사다. 무엇을 강조했나?
“PV의 심사기준은 밀의 기능, 즉 매뉴팩처가 큰 틀입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글로벌 IT강자 애플은 자체공장이 없습니다. 조직의 창의성이 오늘의 애플을 있게 한 것 아닙니까? 패션의 큰 틀은 과거이건 현재이건, 또 미래에까지 창의성을 요구합니다.

패션의 소재가 되는 원단은 이게 충족될 때 옷으로 승화되는 것이죠. PV 심사관들에 ‘밀의 기능보다 창의성을 담아 낸 원단은 패션소재로서 더 강하다. 코리아 실크로드는 창의적인 생각을 원단에 녹여내는 유목민적 컨버터다. 앞으로 이 기능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또 지금 한국의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 역시 이의 큰 사례라 주장했어요. 이게 PV 심사관에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 같아요.”

곽 사장은 국내에 히든 섬유강자가 많다고 했다. 이는 세계최고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이 한국에 소비거점 확대에 나서는 것과 무관치가 않다며 국내 히든 섬유강자 역시 청담동 고객을 만족시켜나가는 판매전략이 요구된다는 뜻을 펼쳤다.

그는 2009년 대구 이현동에 패션소재디자인연구소를 발족시켰다. 코리아 실크로드가 일본의 도레이 원단사업부나 이탈리아 원단업체 LIMONTA와 당당히 어깨를 겨루는 포석의 일환이다. 기능성과 감성을 융합한 글로벌 아웃도어 원단 DUORAN. 세계를 입히자는 (주)코리아 실크로드의 꿈과 맞물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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