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 우리가 强小봉제의 주역 최창식 대경실업 사장 - 속치마 봉제 22년 “실용·편의 아이디어 실천이었다”
[시리즈 | 봉제가 살아야 섬유·패션이 산다] 우리가 强小봉제의 주역 최창식 대경실업 사장 - 속치마 봉제 22년 “실용·편의 아이디어 실천이었다”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13.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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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중국산 봉제 국내생산으로 덜미
카시트 등 봉제기반 씨 말리는 대형봉제
자체 인력 양성 나서야 봉제 생태계 살아


“값싼 봉제는 중국에서도 설 땅이 없어졌습니다. 생산 품목에 따라 국내 봉제가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40대 인력 구하기는 벌써 하늘의 별따기가 됐어요. 50대 인력도 대부분 시간제 아니면 일당제를 원합니다. 봉제산업 전반에 인력의 씨가 말라가다보니 마음속엔 ‘언제 그만둬야 하나?’ 생각뿐입니다.”

22년 간 속치마 봉제 한 길만 내달려왔다. 속치마 봉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그러나 인력난 앞에서는 자신감마저 한계를 드러냈다. 모두가 손을 든 상황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자위는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만 더 커진다는 강한 압박감만 가슴을 짓누른다. 속치마 봉제강자 최창식 대경실업 사장(60)의 속내는 이 같이 뒤숭숭하기만 하다.

최 사장은 일화생수 대리점을 경영하다 봉제로 눈을 돌린 케이스다. 봉제 입문은 우연찮게 다가왔다. 처숙모가 남의 물건을 받아 판매하는 게 힌트가 됐다. 박리다매였지만 직접 생산·판매하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 여겼다. 속치마 봉제였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당시 한복 속치마는 끼워주기식 판매가 관행이다시피 했다. 대부분 2∼3 사람을 고용해 생산·판매하는 구조였다. 인건비만 건지는 생산·판매가 되다보니 도저히 이겨낼 재간이 없었다.

“중국산 수입·판매에 나섰는데 되레 화만 키웠어요. 품질이 엉망이었습니다. 경쟁업체와 차별화에 나선 것인데 오히려 소문만 나빠졌어요. 1년 간 사업을 접다시피 했습니다.”
그렇지만 속치마 판매가격은 오를 기미가 없었다. 무려 15년간 동결상태를 이어갔다. 좌절의 맛은 쓰디쓰기만 했다. 그러나 중국산 수입판매의 실패는 새로운 기회가 됐다. ‘값싼 제품 봉제는 국내가 더 유리하다’는 깨우침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 와중에 재기의 기회를 맞았다. 재소자를 연계한 봉제였다.

“바지 속치마 적삼 등 한복 속옷도 맞춤시대예요. 체형에 맞게끔 하는, 한마디로 디자인 변형입니다. 또 실용성과 편의성을 살리는 제품개발에 나섰어요. 기존 속옷 제품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는 겁니다.”

최 사장 명함에는 맞춤봉제 문구가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맞춤은 일반적으로 겉옷 대상이지만 사람마다 팔 다리 길이와 가슴의 체형이 각각 다르듯, 속옷도 사람의 몸에 맞는 옷이라야 옷맵시가 살아난다는 의미였다. 과거의 치마는 끈으로만 묶었다. 똑딱이 단 치마가 편의성을 더하듯, 그의 아이디어는 실용성까지 높이는 데 맞춰졌다. 국내 최초 지퍼를 단 속치마 개발이었다. 현재 한복 속치마는 지퍼달린 게 일반화 됐다. 아이디어가 맞춤 속치마 강소봉제 사업장 탄생을 이끈 것이다.

“봉제산업 인력난은 전국 어디서나 겪는 현실이지만 청주지역은 더 심각합니다. 극심한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역 봉제협회를 중심으로 변두리 지역에 봉제집단 조성을 건의했지만 법인이 아니라서 안 된다는 거예요. 봉제업체 스스로가 살 길을 헤쳐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한복시장은 없어지지 않는다 했다. 치마의 종류에 따라 속치마 시장도 다양하다고 덧붙였다. 적지 않은 수량이라는 의미와 궤를 같이한다. 그렇지만 업종을 내몰 정도로 봉제기반은 황폐화로 치닫는다. 현재 전국에 속치마 봉제업체는 10여 곳에 이른다. 최 사장은 무엇보다 10여 업체가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상생 풍토 조성에 나서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카시트 같은 대형 봉제업체가 그나마 있는 인력까지 싹쓸이 합니다. 가족 형태의 소규모 봉제사업장의 씨를 말리는 행위에요. 대형 봉제업체가 스스로 자체 인력 양성에 나설 때 봉제 생태계는 살아납니다. 국내 봉제기반이 탄탄해져야 섬유·패션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창출도 탄력을 받지 않겠습니까?” 대경실업은 자체 인력 18명에 연 매출 10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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