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더실종·경쟁력하락·단가추락…“날개없는 추락 시작됐다”
오더실종·경쟁력하락·단가추락…“날개없는 추락 시작됐다”
  • 김영관 / ykkim@ktnews.com
  • 승인 2015.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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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에…부도에…벼랑끝에 선 大慶섬유산지
산지 간판 신화섬유·신원섬유 부도
임직 등 소규모 개미군단 줄도산 속출

대구경북 섬유산지가 결국 생태계 변화 바람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원사, 준비, 제직으로 이어지는 업·미들스트림 기업들은 물량부족과 제품경쟁력, 단가추락 등으로 날개없는 추락세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대구경북산지 최대의 생산기반을 갖춘 명신섬유공업(대표 이규삼)은 지난해부터 유례없는 물량기근으로 준비, 제직기 등의 가동율이 추락하면서 4월 현재 20%(120대)의 직기를 가동 중단했다. 총 664대의 직기를 보유한 명신이 직기를 세운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악순환이 거듭되자 수십년을 재임한 박능창 대표가 명신과 결별하고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대구경북지역 100~300억원대 매출 규모를 갖춘 중견 간판 기업들도 평균 20~30%대의 물량감소에다 단가 하락 압력까지 겹쳐 겨우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중국산 수입생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면직물, 면교직류, 폴리에스터직물, 니트스판직물 등을 주력품목으로 하고 있는 기업들은 화섬복합직물 또는 면 스판덱스류, 차별화 기능성 소재, 하이브리드 소재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지역 변두리에 산재한 소규모 임직, 임연사, 사이징 등 개미 군단들은 대책을 세울 엄두도 내지 못한 가운데 소리 소문없이 자진 폐업 또는 도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중국산 생지가 무차별적으로 국내에 유입된데 따른 결과로 관련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대구경북 간판기업인 신화섬유공업(대표 이상식)과 신원섬유(대표 이구휘)도 1년여의 경기불황에 따른 물량감소와 중국산 생지 유입증가로 유동성에 타격을 받아 지난달 24일 부도 처리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들 지역 대표 기업들은 현재로서는 회생이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원섬유는 지난해 11월경부터 물량 감소와 임직 및 생지대금 결제가 지연되면서 유동성에 다소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12월 오히려 직기를 신규 도입하는 등 공격적 경영을 펼쳐왔지만 침체경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91년 기업을 설립, 기업경영 24년, 섬유인으로서 40여년을 몸담았던 이구휘 대표는 이로써 화려했던 대구경북 지역 간판 섬유기업으로서의 영예를 내려놓게 됐다.

신원의 어음 부도 처리에 따라 효성, 휴비스, 동호합섬 등 원사 대금 20여억원과 은행권 20여억원, 신용보증기금 50억원 등 총90억원대의 자금 결제가 묶여 버렸다. 하지만 은행권 20여억원은 신원이 제시한 담보가 건재하게 남아 있어 손실은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신원 측 관계자는 밝혔다. 다만 보증기금 50여억원 등은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부도 처리가 된 신원섬유는 직기 가동을 계속해오다 4월 초 직기가동을 중단하고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정산한데 이어 사무실 전 직원들이 매일 회사에 출근해 거래선 피해 최소화에 노력해오고 있다. 신원섬유 이구휘 대표는 “40년 섬유 인생을 살아왔다. 출발도 어려웠고 끝도 어렵지만 거래선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직원 모두 출근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화섬유(대표 이상식) 역시 3월24일 부도처리 된데 이어 법정관리 신청도 기각돼 사실상 부도 처리됐다. 중동용 블랙원단으로 최고 매출액 500억원대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하던 신화섬유의 부도처리는 대구경북 섬유산지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포멀 블랙이 중동시장의 여건 악화로 시들해지자 화섬니트로 전환, 재도약을 꾀해온 신화였지만 이 역시 수출시장 여건이 크게 악화돼 자금 압박으로 이어져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 대구경북지역 간판 기업 2개사가 잇따라 부도처리 되면서 장기간 경기 불황에 따른 도산 위험과 섬유생태계 변화요구가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다.

당초 올 하반기경 섬유수출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었지만 향후 5년간 이 같은 경기흐름이 크게 호전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속속 나오면서 대구경북 섬유산지를 비롯 국내 섬유산업이 크게 위협받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특히 원사, 준비, 제직 등 스트림별 기업들은 거센 생태계 변화 요구와 물량감소가 겹치면서 향후 수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염색 및 후가공 업계는 여전히 생태계 변화에 순응하고 있는데다 수입 생지 증가추세가 이어져 내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직물 생태계 변화가 급변하면서 에어제트룸과 워터제트룸 등이 애물 단지로 전락하고 있는데 반해 레피어 직기는 없어서 못파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레피어 직기는 의류용 차별화 직물에 이어 산업용, 하이브리드 섬유 등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기종임을 입증하면서 지난해 100여대가 국내에 설치됐으며 올해 물량 역시 6~7개월 이상 납기 조건으로 상담이 이루어지는 등 전례없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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