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공정위 기업협력국 지철호 국장 - “팔 꺾는다 비난받아도 적극 개선해야”
[파워인터뷰] 공정위 기업협력국 지철호 국장 - “팔 꺾는다 비난받아도 적극 개선해야”
  • 한국섬유신문 / /강재진 기자 flykjj@ktnews.com
  • 승인 2011.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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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위한 선순환 구조 만들 것
‘비밀유지 최선, 익명제보 활용해라’

10월28일 ‘대규모유통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 민주당 박선숙 의원의 대표 발의로 전문가 간담회 등이 진행 됐을때만 해도 업계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아니겠나, 설마 그렇게 되겠나라며 냉소적이었다.

국회 위원회별로 적게는 수십건 많게는 수백건의 의안이 접수되고 또 계류되지만 ‘대규모유통업법’은 오히려 너무 쉽다 싶을 정도로 수월하게 통과됐다. 그만큼 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비롯해 대국민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방증이 아닐까. 이제 그 공을 넘겨받아 동반성장을 위해 일하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협력국 지철호 국장을 만났다.

-생각보다 법안이 쉽게 통과됐다
사실 담당하면서 과연 될까라며 긴가민가했다. 처음 법안을 마련할 때 내부적으로도 그게 되겠냐, 우리나라 대기업 유통이 얼마나 쎈데라는 반응이었다. 대형유통업체도 초반에는 법안에 반대 입장만 밝히고 그냥 갔다.

너네들 만들려면 만들어라는 식의 태도. 전략적으로 여야 구도, 여론, 언론의 도움이 컸다. 언론들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고 기존에 유통흐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을 때 크게 보도됐다. 대형유통들도 많이 놀란 눈치였다. 더불어사회적으로 공정한 거래와 약자가 보호 되어야 한다는 대국민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대규모유통업법은 기존에 대형유통업체가 생각하는 이상의 것으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법이다.

-법안 통과 후 현재까지 진행상황은
3개 백화점에 이어 3개 대형마트, 5개 TV 홈쇼핑 판매수수료 인하를 결정하고 관련 제도를 구체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은 총 1054개 중소 납품업체 판매수수료를 10월분부터 3~7%P 인하하기로 했다.

첫 걸음 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앞으로도 제도가 정착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다. 중소기업을 비롯해 대기업들도 수수료 인상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이다. 특히 내것은 안 깎아줘도 올해 인상이 없어 훨씬 수월하다는 입장이다. 내년에도 올리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초반에는 모든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1%대로 내리는 것을 검토했으나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대폭 내려줘야 진정한 동반성장의 의미에 부합하는 게 아닐까 판단해 대기업, 해외직진출 기업, 벤더 등은 대상이 안되고 있다. 대기업은 교섭력이 그나마 있어 나은편이기 때문이다. 반면 조금씩 내리는 방안이 있다. 대기업은 사실 내려줄 것 같지 않지만 하향안정화 시킨다는 뜻으로 반사효과를 누릴수 있다.

-수수료 인하만 한다는 뜻인가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분위기를 근절한다는 의미다. 업체들은 수수료외 부담하는 비용이 크다. 그걸 막는다. 판촉사원, 인테리어비, 판촉비, 상품권 구매 등이다. 하루아침에 안줘도 된다, 직원파견 안해도 된다는 건 아니고 업체별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파악해서 시급한 문제부터 찾아낼 것이다. 가매출, 상품권 구매 권유도 개선될 것이다.

예전에는 법집행이 위반사건 중심으로 시정조치를 취했었다. 예를 들어 상품권 강요는 입증이 어렵다. 업체에서 진술서 받고 조사 나가지만 “백화점에서 해당 업체 불러서 다시 매장 줄테니까 안했다”고 하라고 하면 중간에서 조사한 사람만 바보 된다. 국회에서도 공정위가 대형유통업체 봐준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만큼 입증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준놈, 받은놈 둘 다 이익이면 문제없다고 얘기하니까.

-어떻게 개선되나
납품업체와 수시로 간담회를 진행하고 애로사항이나 불공정행위가 있을 때 제보 받아서 사건 처리할 것이다. 누가 구체적으로 한 내용이 있으면 익명으로 제보 받을 것이다. 거기서 문제 될만한 게 있으면 법위반으로 처리하고 경고, 구두로 할 것은 행정지도 시행령 등을 내릴 것이다. 내년 상반기 까지 해당 스케줄이 정해져 있다.

그대로 진행할 것이다. 예전에는 법위반 조사 나갈 때 2~4명이 한팀을 이뤄 업체당 이틀에서 일주일동안 조사해야 얘기해 줬다. 어떤 업체는 절대로 얘기 안했다. 그래서 핫라인을 개설한다.

우리 부서 전화번호를 만들고 메일, 문자, 팩스, 우편 등으로 받을 생각이다. 문제점이 생기면 이업종 업체들 10여 명 내외로 불러서 얘기 들을 것이다. 담당자들이 듣고 일년 내내 릴레이로 진행한다. 한국섬유신문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 달라. 강팀장님도 의견 많이 주시고 취재하다가 조사해야 될 것 있으면 기사로도 좋고 개인 메일로 소스를 주면 적극 반영하겠다.

-릴레이 간담회 진행은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이업종, 이업태 간에 진행한다. 홈쇼핑, 마트, 백화점 등에 납품하는 업체를 불러서 들어볼 것이다. 이제는 공정위에서 얘기들으니까 대형유통들도 함부로 일방적으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신문고 역할을 제대로 한번 해봐야겠다. 초반에 300여개 업체에 전화해서 간담회 한다고 했는데 얼마나 온지 아나? 40여개 업체였다. 개선은 좋은데 무서워서 얘기할 수 없다고. 한 참석자는 동종업계에서 그런 자리에 참석만해도 찍힐 수 있다며 안간다고 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이제는 그런 대규모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법위반사항에 대해 교육을 진행한다. 기록을 남겨라 등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법위반 사례인지 전달할 것이다. 홍보 교육식으로 진행하고 협조 요청 케이스 등 알려줄 방침이다. 이런 것을 한 6개월 정도하면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가슴 아프다
그렇다. 우리 공정위를 잡아먹으려고 한다. 제살깍아 먹기다, 팔 비틀기다 라며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그래도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다. 대형유통측은 안올리는 것도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하고 자기들도 너무 급하지 않게 단계적으로 하자고 한다.

백화점 측 담당자는 입점 업체들 중에서 옛날에 재봉틀 2개 놓고 일하던 사장이 빌딩 올린데도 있고 이제는 엄청 잘나가는 업체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데는 어디냐 오히려 수수료 많이 받으라고 했다.

좋은 제품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업체를 도와주는 거지 외제차 몰고 골프장 영업하는 기업 도와주라는 얘기 아니다. 유통업체가 미워서가 아니다. 유통업체는 납품하는 업체들이 열심히 좋은 물건 만들어 내면 잘 파는 것이 유통의 몫이다. 수수료만 받고 돈만 벌면 안되는 것 아닌가. 악순환이 아닌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선순환 구조란?
우리나라 제조업체 물건 만들어서 40% 수수료 주고, 자재비, 인건비 주면 이익이 없다. 인건비 못주거나 낮게 주면 좋은 사람, 숙련공들 떠난다. 그럼 질 낮은 물건 나오게 되고 이게 안팔리면 재고로 쌓인다.

이런 숙련공들 나가면 그 기술로 짝퉁 만들어 유통한다. 이게 악순환이다. 반면 해외 브랜드는 10% 수수료 주고 팔면 잘 팔리고 많이 팔리면 수수료 낮춰주고 이익률 좋아져 좋은 사람 쓰게 되고 선순환이 지속된다. 일반 경제에서는 금융이 중요하고 산업에서는 유통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독과점 너무 심하다.

유통 때문에 산업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업체들이 유통에 물건 납품하면 외형은 빠르게 커질 수 있지만 수수료 내다보면 결국 껍데기만 남게 된다. 악순환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 뚝심있고 강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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