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S/S 서울컬렉션
2012 S/S 서울컬렉션
  • 한국섬유신문 / news@ktnews.com
  • 승인 2011.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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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여성美·날카로운 남성성 공존”

패션인들의 축제 2012 S/S 서울패션위크는 10월17일부터 20일까지 여성복 디자이너들의 화려한 디자인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이 총출동한 이번 서울패션위크는 내년 봄여름 트렌드를 전망하며 화려하고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제시했다. 눈에 띄는 것은 서로 다른 두 가지 성질의 조화였다. 매니시함과 페미닌이, 직선과 곡선이, 무거움과 가벼움이 만나 색다른 조화를 이뤄냈다.

‘ENZUVAN’ 홍은주
이지와 시크의 적절한 배합
홍은주의 엔주반은 이번 시즌 역시 이지 룩을 선보였다. 후드 점퍼와 레깅스, 몸에 자연스럽게 늘어지는 티셔츠 등의 편안한 캐주얼이 컬렉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하지만 소재와 디테일에서 미묘한 차이를 만들었다. 코튼과 코튼 저지, 부드러운 쉬폰 등 하늘거리는 소재를 한 의상 안에 섞고, 코튼이지만 자연스럽게 구겨진 듯한 코튼 소재로 옷의 볼륨을 더하기도 했다. 옷은 전반적으로 이지웨어였지만 종아리의 절반을 감싼 신발은 전사의 느낌마저 풍길 정도로 강렬해 옷이 가진 편안함과 대조를 이뤘다.

‘KWAK HYUN JOO COLLECTION’ 곽현주
파워풀한 복고풍 글램룩
매 시즌 더욱 볼드하고 화려한 컬렉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 곽현주는 이번 시즌 1970년대 파워풀한 복고풍 글램룩에 눈을 돌렸다. 이번 컬렉션은 그녀와 10년을 동거동락한 고양이 ‘나디아’에게 받치는 쇼였던 만큼 고양이 울음소리로 쇼의 문을 열었다. 쇼의 전반은 소프트한 파스텔 컬러가 주로 사용, 롤리타적인 무드마저 풍겼다. 화려한 플라워 프린트는 비즈를 더해 그 화려함을 더했고, 허리 라인을 강조한 드레스들은 해외 바이어들을 비롯해 쇼장을 찾은 게스트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IMSEONOC’ 임선옥
한국적인 선에 아방가르드한 요소·위트 더해
임선옥 컬렉션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마치 우주의 소용돌이의 단면을 보는 듯한 화려한 프린트였다. 이는 컬렉션의 큰 축으로 작용해 전반적으로 심플한 실루엣에 힘을 실어줬다. 임선옥 역시 스포츠적인 요소들과 유틸리티적인 편안함을 보여줬는데, 이는 컬렉션의 중반 이후부터 등장한 강렬한 프린트와는 반대로 무척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인상을 심어줬다. 시계를 프린트한 투명한 목걸이 등 조형적인 액세서리는 컬렉션에 스포티함을 넘어 퓨쳐리스틱한 인상을 줬다.

‘최복호’ 최복호
쿠튀르적 입체효과 빈티지 재현
디자이너 최복호은 다채로운 컬러의 향연으로 계절이 물씬 느껴지는 컬렉션을 선보였다. 인상주의파 화가 미로의 작품에서 볼 수 있을 법한 다양한 원색의 터치와 불규칙하게 배열된 사람의 눈 등의 모티브가 조화를 이룬 의상으로 오프닝을 장식했다. 이런 원색의 프린트들은 길이에 변화를 준 셔츠원피스와 레깅스에 매치했고, 스팽글 등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강렬한 원색으로 진행되던 컬렉션은 중반부터 파스텔톤의 플라워 프린트가 등장하면서 로맥틱한 무드로 변했다.

‘KAAL.E.SUKTAE’ 이석태
형태·소재 뒤섞어
성경 창세기의 구절을 인용한 이석태는 물이 갈라지면서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지는 구절에서 영감을 받아 물, 하늘 돌의 단면 등을 표현한 프린트를 대거 선보였다. 컬렉션의 시작은 남성적인 팬츠 수트였다. 남성적인 실루엣을 차용했지만 레이스, 시폰 등을 믹스해 속살이 비치는 은은한 섹시함과 여성스러움을 잃지 않은 수트에 이어 디자이너가 이번 시즌 공을 들인 프린트들이 등장했다.

‘ANDY&DEBB + ANBY&DEBB COURAGE’
앤디앤뎁+앤디앤뎁 커리지 일물 물든 휴양지 연상케
듀오 디자이너 앤디앤뎁은 일몰로 물든 휴양지 생트로페즈로 게스트들을 안내했다. 윙 칼라(칼라의 앞모양이 퍼진 새날개처럼 떠보이며 뒤는 목에 붙는 느낌을 주고 안단과 연결)로 복고적인 분위기를 풍긴 크림색 드레스와 자켓에 이어 와이드 팬츠, 바다 빛깔과 닮은 딥 블루 새틴 드레스가 줄지어 나오면서 쇼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저절로 생트로페즈 해변을 떠올릴 수 있었다. 롱 앤 린 실루엣의 우아하면서 세련된 여성복과 반대로 남성복은 앤디앤뎁 커리지는 태양과 파도를 쫓아 서핑을 즐기는 액티브한 청년을 표현했다.

‘Y&M YANG SUNG SOOK’ 양성숙
절제된 라인 속 드러나는 우아美
매 시즌 우아하고 클래식한 여성미를 강조해 온 디자이너 양성숙은 빛의 형태(Forme de Lumiere)을 테마로 표현주의 작가로서 대표되는 라이오넬 페이닝거(Lyonel Feininger)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쇼 오프닝에 등장한 드레스들의 그라데이션과 면의 분할은 작가의 화풍처럼 입체적이고 생동감있었다. 디자이너는 소재의 매치에도 공을 들였는데, 봄/여름 시즌에는 다소 두껍게 느껴지는 타프타 소재에 시폰 등을 믹스해 각이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실루엣을 만들었다.

‘PARK CHOON MOO’ 박춘무
한국적 아름다운 회화적 표현
자욱한 연기가 바닥에 깔린 런웨이는 서울 중요무형문화재 3호 남사당놀이를 이수한 안중범의 상모돌리기가 펼쳐졌다. 열두 발 길이의 상모가 만들어내는 원형은 이번 컬렉션의 중요한 모티브로 곳곳에 사용됐다. 어깨 패드는 파워풀했고, 뷔스티에에 사용되는 버클은 팬츠, 자켓 등의 연결 고리로 이용되어 강렬함을 한층 더했다. 한쪽 어깨를 드러내거나 팬츠의 길이를 다르게 만드는 등 언밸런스한 요소는 거의 모든 룩에 등장했다. 컬렉션의 후반부로 가면서 블랙과 화이트에 레드와 블루가 옷감에 번진 듯 표현됐다. 압박붕대를 칭칭 감은 듯한 밴디지 뷔스티에는 모델들의 걸음에 맞춰 펄럭이던 옷자락과 대조되게 룩의 힘을 실어줬다.

‘JARDIN DE CHOUETTE’ 김재현
옷 형태와 구조 집중
이번 시즌 올빼미의 정원엔 화려하게 만개한 꽃 대신 절제미가 흘렀다. 디자이너 김재현은 더하기보다는 ‘빼기’와 ‘감추기’를 통해 옷의 형태와 구조에 더 집중한 의상들을 선보인다고 했다. 그는 말대로 그 어느 때보다 절제의 미학이 강조돼 단추 같은 디테일을 생략한 수트를 선보였고, 원피스나 뷔스티에 톱은 여성의 곡선을 더욱 강조한 디자인을 내놓았다. 매 시즌 변화를 거듭하는 올빼미 프린트는 좀 더 그래픽적으로 변신해 자켓과 원피스, 팬츠 등에 활용됐다. 자켓의 어깨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아코디언 주름이나 마치 커다란 꽃 한 송이를 보는 듯(커다란 리본처럼 보이기도 했다) 강조된 포켓 디테일은 미니멀한 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LIE SANG BONG’ 이상봉
‘전통과 세련미’ 조화
이상봉 컬렉션의 주제인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는 바로 가장 한국적인 프린트 ‘단청’을 뜻했다. 단청이 그려진 큐브를 무대 앞에 설치한 디자이너는 암흑 속 비보이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컬렉션의 문을 열었다. 단청을 입체적으로 표현해 가슴과 소맷단을 장식한 수트를 시작으로 단청 프린트들이 등장했다. 단청의 화려한 컬러는 반짝이는 스팽글과 만나기도 했고, 두 개 이상의 프린트를 겹치게 레이어드해 또 다른 프린트를 연출하기도 했다. 예전 컬렉션이 좀 성숙한 느낌이었다면 컬러 양말과 샌들, 플라스틱 선글라스를 매치한 이번 컬렉션은 걸리시한 느낌마저 풍겼다. 모델들의 얼굴을 왜곡시킨 투명 마스크와 비닐 혹은 메탈릭한 소재의 의상들은 이상봉 특유의 날이 선 재단과 만나 미래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다.

/ 기영주 기자 love10339@k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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