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된다…생태계 돌파 제품개발 팔 걷었다
이대론 안된다…생태계 돌파 제품개발 팔 걷었다
  • 김영관 / ykkim@ktnews.com
  • 승인 2015.06.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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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션 즐기는 선진국, 레드오션 늪에 빠진 한국

국내 섬유산업이 거세게 밀려오는 생태계 변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자칫 섬유산업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일찌감치 생태계 변화에 공격적으로 대응한 국가들은 소량 다품종 고단가 차별화 소재 개발과 수퍼섬유 상용화 및 기반 구축으로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의류용 기준 야드 당 20불대를 호가하는 철저한 선진국형 차별화 소재를 개발, 블루오션을 즐기고 있는 이들 국가들은 경기 흐름에 아랑곳 않고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미국,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 섬유 선진국들은 차별화 의류용에 이어 특수 산업용 섬유까지 차별화를 꾀해 생태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섬유산업은 여전히 100g당 1불 이하의 저가 대량 생산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편일률로 설치된 워터제트룸이 아직도 대구경북섬유산지를 뒤덮고 있다. 맹추격을 해오고 있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극복할 대안이 없어 보인다.

급기야 생태계 붕괴 조짐이 보이는 등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섬유업계 관계자들은 작금의 품목으로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을 감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태계를 이어갈 품목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뚜렷한 품목 포트폴리오 및 개발과 관련한 대안도 없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변화의 물결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생태계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 자세가 시급한 대구경북 섬유산지다.

◆후진국형으로 전락하고 있는 산지 주력 품목들
나일론 직물, 폴리에스터 직물, 화섬복합 직물, 면직물, 니트 직물. 국내 수출 대표 5대 품목군이다. 4월말 현재 이들 품목 관련 수출 기업들이 체감하는 채산성 지수는 79.9로 나타났다. 반면 재고 소진은 95.1로 나타나 자금 사정에 묶여 재고를 싼값에 출고했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저임금의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의 추격으로 인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급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이를 두고 지역 섬유업계는 불경기 싸이클에서 오는 현상이라기 보다 생태계 변화에 따른 초기 현상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향후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섬유산지 주력 품목들이 생태계에서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섬유 선진국의 주력 품목군과 비교해 봐도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에따라 대한민국 국격에 걸맞는 품목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생태계 대응할 품목을 찾아라
그동안 군림해온 주력 품목군들에 대한 빠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고부가가치와 고평균단가, 제품 경쟁력, 차별화, 품목의 다양화 등을 중심으로 국격에 걸맞는 품목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퍼섬유를 조금 비켜가는 하이브리드 섬유를 비롯 소재의 융복합을 통한 부직포의 용도 다양화와 고급화, 산업용과 의류용을 오가는 경편직물, 3D 하이브리드 직물을 비롯한 다양한 조직의 하이브리드 직물, 인조가죽의 차별화 및 용도 전개 확대, 핫멜팅 공법을 통한 고기능성 화섬 박지직물, 멀티플라이 팬시 깅감직물 등 아직도 국격에 걸맞는 품목은 남아있다.

무엇을, 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섬유인의 몫이다. 60여년 섬유 내공이 쌓인 현명한 대구경북 섬유인들이 미래 먹거리 섬유 개발과 생태계 순응 제품으로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산·학·연·관·언 전면에 나서다
국내 섬유산업을 비롯 대구경북 섬유산지가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생태계 변화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신소재 및 품목 개발에 나서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배경이기도하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막막하기만 하다. 급기야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회장 이의열)가 전면에 나섰다.

대경 섬산련을 중심으로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다이텍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지역 간판 직물업계 대표 및 관계자와 본지 대구지사가 전면에 나서 생태계 위기를 타개할 가칭 ‘대구경북 섬유산업 생태계 대응 테스크 포스 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테스크 포스 그룹에 참여하고 뜻을 같이할 업체 모집에도 나섰다. 이 같은 대열에 대구시와 경북도 역시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모집 부문은 크게 3개 그룹. 화섬복합 직물군, 하이브리드 직물군, 화섬 직물군 등이다.

이미 비공식 모집 프로젝트를 추진, 1개월여만에 대구지역 30여개 대표급 기업들이 합류하는 등 생태계 위협에 따른 불안심리를 여과없이 반영했다. 최종 목표로 하는 그룹의 구성원(기업)은 총 60개사. 3개 그룹군을 각 20명씩으로 나눠 산·학·연·관·언이 참여한 가운데 그룹군 별 월1회(총3회) 아이디어 도출 및 개발품목 사양과 경쟁력 등을 점검하고 자체 심의를 통과한 품목은 즉시 시험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생태계 변화를 앞서간 일본과 이탈리아 등 선진국의 차별화된 직물을 되짚어보고 분석하는 등 국내 실정과 기술력에 맞는 차별화된 소재 개발에 비중을 두고 추진한다는 계획도 담겨져 있다.

선진국산 야드당 20弗 호가
한국산 100g당 1弗 이하
“살아남을 수 없다” 위기감 팽배
대경섬산련, TF그룹 전격 구성
화섬복합·하이브리드·화섬직물군 나눠
60개 업체 참가 차별화 제품 개발

◆스트림별 연구기관도 팔 걷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다이텍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등 대구경북 지역 3개 연구기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연구기관이 업계를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연구기관들은 태생적인 한계로 말미암아 그들만의 리그에서 살아남는 데만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들 연구기관들의 예산을 책임지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 경북도가 이같은 급박한 변화의 흐름에서 어떤 역할이 필요하며 무엇이 시급한 일인지를 생각해 볼 때다. 예를 들어 수출 주요 직물 품목군의 생태계 대응 품목 개발에 일정 금액의 예산을 편성하거나 연구개발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참여할 연구인력 지원도 가능한 일이다. 다행히도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전면에 나섰다.

주요 수출 품목군별 생태계 변화에 따른 신소재 및 신품목을 개발하자는 의지를 보이는 등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내친김에 지역 연구기관들의 역할을 다양화하고 업계와 함께 하는 연구기관으로 거듭나자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연구기관이 실물 경제에 편승한 기술과 개발력을 갖추고 업계와 나란히 주력품목의 차별화 및 대체품목 개발에 나서자는 움직임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3개 연구기관들의 나홀로 행보에서 벗어나 유연한 스트림별 연계를 통해 연구개발 성과를 극대화 하는 한편 주요 수출 품목군들의 생태계 변화를 이끌 차별화 품목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진행되온 ‘나홀로 독주’ 행보로는 섬유산업 생태계 대응은 차치하고라도 업계가 요구하는 수출품목 개발도 한계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구조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묵은 3개 연구기관 이사회 통합과 관련한 업계의 요구도 이 같은 맥락에서 또다시 힘을 얻고 있다. 업계는 이젠 반드시 통합을 관철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연구기관이 업계의 요구에 대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스트림간 연동된 업계 지원, 불요한 예산절감 등 단점보다 장점이 크게 앞서고 있어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전망되고 있다. 3개 연구기관 이사회 통합과 관련해 작년 10월 박경욱 전국공공노조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지부장이 그 불가피성을 강조한바 있으며 10여년 전에도 한차례 통합 필요성이 제기된바 있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선 대구경북 섬유산업이다. 고급 연구인력의 역량을 생태계 대응 품목개발에 참여시키는 것은 역사적인 의무이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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