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 박광수 ㈜세인투게더 대표 - “우리가 코스트코 PB ‘커클랜드’ 자존심을 세우죠”
[파워인터뷰] ■ 박광수 ㈜세인투게더 대표 - “우리가 코스트코 PB ‘커클랜드’ 자존심을 세우죠”
  • 정기창 기자 / kcjung100@ktnews.com
  • 승인 2015.09.0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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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임직원…동반 성장 꿈꿔
내수·수출 포트폴리오 구축…탄탄한 사업구조 강점

세인투게더에 대한 구직·취업자들의 평가는 후(厚)하다. 수년 전부터 지금까지 일관된 평가는 “젊고 가족적인 분위기에 연봉과 근무환경이 좋다”는 것이다. “회사가 탄탄할뿐만 아니라 직접 다녀본 벤더 중 제일 괜찮았다”는 후기도 눈에 띈다.

취업 족보도 있다. 가장 신빙성 있는 얘기는 ‘사장님과 면접이 길면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얼마나? 대략 1시간쯤이면 거의 합격이다. “그래도 그렇지 면접을 1시간씩이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회사 박광수(44) 대표를 만나보니 “그럴만 하다”고 고개가 끄덕여진다.

세인투게더는 임원이 없는 회사다. 재무 담당 임원이 1명 있지만 창업멤버이고 그나마도 최근 승진한 케이스다. 서울 강남 본사 약 70여 임직원 중 박 대표가 가장 연장자이다 보니 회사가 젊을 수 밖에 없다. 연봉도 들여다 봤다. 얼마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역시 네티즌들의 정보력에는 이견을 달기 어렵다.

세인투게더는 자회사까지 합쳐 작년 720억원 매출을 올린 의류 수출 강소기업이다. 2008년 창업 후 매년 성장가도를 달리며 지난 7년간 한번도 적자가 나지 않았다. 월마트, 시어즈, 테스코, 코스트코 등 대형 리테일러 수출뿐만 아니라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같은 내수 브랜드 납품까지 균형있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특히 전세계 약 650여 매장에서 팔리는 여성 캐미솔(끈나시)은 모두 세인투게더에서 생산·납품한 제품이다. 렌징 마이크로 모달과 텐셀을 95% 이상 사용해, 혼용률 50% 안팎인 일반 제품과는 품질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코스트코가 자사의 프라이빗 브랜드(PB)인 커클랜드(KIRKLAND) 상표를 달고 ‘어디 한번 비교해 보라’는 듯이 캘빈클라인,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 같은 매대에 상품을 진열하는 자신감을 세인투게더가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코스트코에 따르면 커클랜드 브랜드 가치는 7조3000억원에 달한다. 박 대표는 “필리핀 공장의 경우 불량률이 0.017% 정도 된다. 코스트코는 이 이상 불량이 나면 바로 납품이 중단된다”고 설명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생산 기지 다변화
세인투게더는 2008년 창립과 더불어 필리핀 생산을 시작했다. 인건비 때문에 신규 진출을 꺼리는 지역인데 박 대표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이유는 생산성이었다. 그는 “필리핀은 월 임금이 약 205불 정도 된다. 주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 비교하면 큰 차이지만 생산성은 2배 가까이 높다”고 말했다. 노동의 질이 고임금을 상쇄하는 구조라는 얘기다. 친노조 성향인 이웃 국가들과 달리 ‘무노동 무임금’ 제도가 정착돼 있던 것도 필리핀 진출의 한 요인이었다. 일하지 않은 날에 대한 사업주의 임금 지급 의무가 없어 오더가 둘쭉날쭉한 해외 진출 초기의 공장 안정화에 보탬이 됐다.

총 26개 니트라인이 있는 필리핀 공장 두 곳은 현재 100% 가동률을 보이며 코스트코에 수출하는 기능성 의류 생산의 핵심 기지 역할로 세인투게더 성장을 이끌고 있다. 가장 최근에 진출한 지역은 캄보디아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2배 가까이 상승했지만 단순 작업 위주의 대량 오더를 투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일반특혜관세(GSP)가 적용되는 이점을 살려 캄보디아에서 생산되는 의류는 대부분 EU와 캐나다 지역으로 나간다.

■베트남 봉제는 이미 늦어…염·제직 진출 유망
세인투게더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해 있다. 이중 베트남은 최근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국가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노동집약적인 봉제보다는 염제직 업종의 진출이 유망하다”고 단언한다.

“TPP에 거는 기대는 크지만 현 상황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TPP 발효를 대비해 미주 지역을 겨냥한 제조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호치민 12군(군은 우리나라의 구에 해당) 주변의 봉제공장은 신규는 커녕 갱신 허가 조차 나지 않는다. 설령 TPP가 발효되더라도 품목별로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게 돼 있어 당장 큰 효과가 나기 어렵다. 아울러 임금상승 폭도 더욱 커지지 않겠나.”

세계 니트 공급 시장은 포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니트 집산지인 호치민은 공장 가동률이 60%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들린다. 대형 봉제공장으로부터 하청 받아 생산하는 중소형 공장도 오더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봉제를 바라보고 진입하기에는 시기가 늦은감이 있다”는 그는 “오히려 염색과 제직 같은 장치산업 진출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무조건 정 반대로 간다”
그는 강원도 영월 산골 출신이다. 시골 집에서 소팔고 논팔아 자식 대학 보낸, 저 먼 시절 얘기가 바로 그의 스토리다. 대학 졸업후 ‘대농’과 중견 의류 수출 벤더를 거쳐 2008년 세인투게더를 창업했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던 히딩크 감독의 헝그리 정신이 그에게 없을 수 없다.

그는 회사를 설립하자마자 직원들에게 “(기존의 기업 관행과는) 무조건 정 반대로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과거 많은 한국 기업은 일본의 기업 운영 방식을 그대로 따라했다. 호봉제를 버리고 실력 있는 직원을 우대하며 오너라는 이름으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구습을 버리겠다는 뜻이다. 급여가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얘기는 그만큼 직원들에게 공을 들였다는 뜻도 된다.

“(미국은) 대학생 시절부터 버짓(burget, 예산) 관리하는 습관을 들인다. 이미 회사 재무제표를 읽고 경제를 이해하는 수준인데 이들이 사회에 나와 파트너와 1:1 미팅을 하면 우리 직원들은 마인드에서부터 밀리지 않겠나.”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경제 관념을 심어주고 자기주도적인 업무 권한을 주는 이유다.

박 대표는 창업 전 의류 수출 중견 벤더에서 일하면서 단 4년만에 계장에서 대리, 과장, 차장까지 3개 직급을 승진했다. “빨리 가야 한다는 조바심이 있었다. 그래서 직장인들의 성장 욕구를 잘 이해한다. 직원들이 카운터파트너를 만나 직접 판단하고 협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고 싶다.”

■집중력과 열정으로 승부
세인 투게더는 젊은 회사다. 해외 법인까지 통틀어 박 대표보다 2년 빠른 해외 법인장이 최고령자(?)다. 젊다는 것은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도 된다. 그는 “경력이 일천한 대신 집중력으로 커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흔히 의류 수출 벤더는 중견기업 반열에 오를 때까지 1351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1000만불에서 3000만불, 그리고 5000만불에서 1억불까지 결정적인 문턱을 넘는 순간마다 위기가 찾아온다는 뜻이다. 세인투게더는 현재 1억불까지 가장 마지막 고비를 넘는 단계에 있다. 박 대표는 “회사 외형이 커지니 (각 사업부문을 맡을) 임원의 필요성을 느낀다”며 “외부 영입 또는 내부 승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인투게더는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매출이 30% 늘었다. 연말까지 실적을 감안하면 20%는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이익금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올 연말 직원들의 월급봉투 두께가 가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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