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 Interview] ■ 김은희·강경원 대표 - “직원이 자랑스러워할 글로벌 명품 만들어야죠”
[Power Interview] ■ 김은희·강경원 대표 - “직원이 자랑스러워할 글로벌 명품 만들어야죠”
  • 이원형 기자 / stam77@ktnews.com
  • 승인 2015.12.1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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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시장 동시에 브랜드 전개 ‘성공스토리’ 쓰다
韓·美 시장 180도 다르지만 옷은 자식같아
부부의 성공비결은 ‘서로 다르게 생각하기’

“아직까지 한국에서 나온 명품 브랜드가 없다. 전 직원이 로빈케이인터내셔널에 있는 걸 자랑스럽게 여길 만큼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고 싶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에 불을 밝혀 놓으면 후배들이 뒤 따라 오는 게 조금은 수월하지 않겠나.”

최근 영컨템포러리 브랜드 ‘로앤디누아’와 감성 스트리트 브랜드 ‘코너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화제의 인물 제니강(본명 김은희·43)대표와 빌리강(본명 강경원·48)대표는 앞으로의 최종 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로빈케이인터내셔널의 수장 김 대표와 법인 사업자인 캣워크투사이드워크 대표를 맡고 있는 강 대표는 20년 넘게 함께한 부부이자 최고의 사업 파트너다.

▶로빈케이인터내셔널의 시작
미국 LA의 동대문시장으로 불리는 자바시장에 거점을 뒀던 ‘세아주랩’은 브랜드와 유통업체 사이를 연결해주는 대리상 역할을 했던 이들의 최초 사업체였다. 롯데맨으로 한국에 근무하던 강 대표가 1999년 미국으로 떠난 뒤 처음으로 시작했던 사업이었다.

그러던 중 2004년, 머천다이징과 디자인을 담당하던 김 대표가 2평짜리 공간에서 패션브랜드 런칭에 도전했다. 단돈 1800만원으로 시작했지만 김 대표의 야무진 성격과 최고의 퀄리티가 담긴 브랜드 ‘로빈케이’는 그들 부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놨다.

강 대표는 “로빈케이는 주니어 영 컨템포러리 브랜드”라며 “미국의 하이틴 세대들을 겨냥한 브랜드로 전체 매출 중 90%를 차지 할만큼 시장 안착에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말했다.

2008년 런칭한 ‘벨라트릭스’는 런칭하자마자 미국 유명 백화점 노드스톰에서 컨템 조닝 1등을 차지한 이후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커리어우먼을 타겟으로 캘리포니아 감성을 더한 ‘플레이온’은 노드스톰이 30대 여성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어 달라 요청해서 만든 브랜드다. 플레이온은 현재 미국 유통 바이어들까지 엄지를 추켜세울만큼 백화점 조닝 안에서 1등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있다.

강 대표는 “로앤디, 로앤디누아도 백화점 측의 요청으로 만들어진 브랜드다. 로앤디는 바니스뉴욕과 미국 전역의 부티크 스토어에서 전개되고 있는데 띠어리와 빈스 등 미니멀한 감성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로빈케이인터내셔널은 미국 전역서 약 1만개 정도의 유통망에 자사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가족을 걸고 퀄리티 있는 옷을 만들어 내자는 한국인 부부 빌리&제니의 협공이 제대로 성공한 것이다.

▶겁 없었던 한국 상륙, 1년간 쓴맛 느꼈다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로빈케이인터내셔널은 2년 전 한국에 상륙했다. 금의환향을 꿈꾸며 2014년 6월, ‘로앤디’를 런칭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실패의 원인에 대해서 강, 김 대표는 “한국시장이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강 대표는 “한국 시장이 미국 시장과 180도 다르다는 걸 1년동안 뼈저리게 깨달았다. 완사입 위주인 미국과 위탁 판매 위주인 한국의 시스템이 완전히 달랐다. 미국과 한국 고객의 성향 차이도 엄청났다. 미국 소비자는 제품 가성비가 딱 맞아 떨어져야 구매를 하는데 한국은 제품의 질보다는 브랜드에 치중했다”고 말했다.

둘만의 힘으로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에 강 대표는 올해 7월, 여성복 업계에서 입지를 다졌던 안경천 사장을 지사장으로 기용했으며 이랜드에서 활동했던 전문인력을 대거 영입했다.

미국에서 전개하던 고유의 아이덴티티는 잃지 안되 한국형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던 그들은 8월, 로앤디의 세컨 브랜드인 ‘로앤디누아’와 특별한 감성을 담은 하이엔드 스트리트 브랜드 ‘코너스’를 동시에 런칭했다.

강, 김 대표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모든 제품이 미국과 큰 가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최대한 마진을 줄인 점이다. 브랜드를 성공하게 했던 최상의 퀄리티는 유지하고 사이즈와 원단, 디자인에 변형을 줬다.

김 대표는 “한국 소비자는 대체적으로 가슴이 파인 미국형 원피스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과한 시스루도 피하는 경향이 있더라”며 “가슴부분을 보완하고 원단은 두껍게, 사이즈도 한 사이즈 작게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자택을 둔 강, 김 대표가 한달에 두번씩 한국을 왕래하는 이유도 제품에 대한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시정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의 최대 강점은 티셔츠나 맨투맨 등 베이직 아이템에 문제가 있으면 바로 다음날 작업에 착수할 만큼 피드백이 빠르다는 것이다. 일주일 안에 디자인부터 봉제까지 다이렉트로 처리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게 좋은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 부부의 철학, 그리고 꿈
미국과 한국 본사에 약 130명의 직원을 상주시키고 있는 강, 김 대표는 집과 직장, 운동이라는 사이클 안에서만 돌아가는 지독한 일벌레다. 파트너 회사들이 앞다투어 식사를 하자고 요청해도 단 한번도 수락한 적이 없다. 자신의 행동 하나로 브랜드 전체를 판단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줄이고 싶어서다.

수년간 함께 일하며 다툰적 한 번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대표는 “왜 없었겠냐. 서로 생각하는 건 언제나 틀렸다. 10번 얘기하면 10번 다 틀렸다. 하지만 그 점이 우리에겐 좋은 약이 됐다. 같은 방향만 보면 절대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함께 토론하고 경쟁하는 사이를 유지하면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찾았던게 여기까지 올 수 있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서로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철학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질문에 답했던 이 부부의 꿈은 한국에서 나온 최초의 명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다. ‘두 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구절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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