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칼럼] 섬유기업의 살 길, ‘효성·도레이’에 답 있다
[한섬칼럼] 섬유기업의 살 길, ‘효성·도레이’에 답 있다
  • 전상열 기자 / syjeon@ktnews.com
  • 승인 2016.01.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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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치 창조를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일본 도레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간산업에 투자한다.”(한국 효성)
올해도 섬유산업은 그다지 밝은 모양새가 아니다. 세계경기는 불황의 터널에 갇힌 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저유가 바람은 산업 전반에 이익 파이를 줄여나간다. 섬유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갈수록 만만치 않지만 이겨내지 못하면 미래는 없다. 현재도 수많은 섬유업체가 성공에 정열을 불사른다. 명품은 명확한 아이덴티티가 뿌리를 내릴 때 빛을 발한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 베스트 컴퍼니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덴티티 확립이 중요하다는 근거가 된다. 섬유산업을 토대로 성공 반열에 오른 업체는 부지기수지만 영속성까지 갖춘 업체는 드물다. 그렇다면 효성과 도레이는 성공을 꿈꾸는 시금석으로 삼을만하지 않는가.

도레이의 90년은 혁신의 역사다. 성장 DNA는 소재의 혁신에서 찾았다. 도레이는 레이온 등 기존 사업이 정점을 찍기 전에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그때마다 회사의 아이덴티티도 달라졌다. ‘섬유의 도레이’에서 ‘섬유·플라스틱의 도레이’로, 현재는 탄소섬유 전자정보소재 수처리막 분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첨단재료의 도레이’가 목표다. 지난 2014년 닛카쿠 사장은 “소재의 혁신 없이 혁신적인 제품과 솔루션은 탄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금 도레이의 성장 DNA 지향점은 지구온난화 방지와 환경부하를 줄이는 그린이노베이션, 세계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꽂혔다.

효성의 50년은 기술의 역사다. 성장 DNA는 연구에서 나왔다. 지난 1971년 효성은 기술 혁신을 부르는 결단을 내린다. 한국 최초 민간기업 기술연구소 설립에 나섰다.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효성이 자랑하는 세계일류상품의 모태가 된다. 세계인구 33%가 효성이 생산하는 스판덱스 ‘크레오라’를 입으며,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2대중 1대는 효성이 생산하는 타이어코드를 사용한다.

명확한 아이덴티티 설정하고
부단한 연구개발과 혁신으로
스스로 성장 DNA 발굴할 때
시공 초월하는 미션 본받아
미래 여는 방향타 삼아야


글로벌 최대를 뽐내는 에어백 원단은 4대륙 7개국 거점 생산을 통해 GM BMW 벤츠 아우디 탑승자의 생명을 구한다. 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에 이어 차세대 신소재라 불리는 폴리케톤에 이르기까지 신성장 동력 육성에 고삐를 바짝 죈다.

40년 시차의 효성과 도레이. 40년 세월의 차이지만 양사의 닮은꼴 행태가 관심을 모은다. 그렇다고 사력이 짧은 효성이 도레이 행보를 따랐다는 의미가 아니다. 많은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우연의 일치가 다반사다. 나아가 성공의 방점을 찍을 때쯤이면 더욱 뚜렷하게 다가온다. 이 같은 관점에서 봤을 때 양사의 40년 시차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DNA의 본질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효성이나, 도레이나 추구하는 DNA의 본질은 거의 유사하다.


무엇보다 양사의 미션은 시공을 초월한 채 과거 현재 미래를 관통한다. 올해 두 회사는 각각 창립 90주년과 50주년을 맞는다. 예나 지금이나 수많은 기업들이 출발을 알린다. 그러나 50년 이상 영위하는 기업의 숫자는 겨우 손가락 꼽을 정도다. 더더욱 성장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 기업의 확률은 희박하기가 그지없다. 기업의 영위는 결코 손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고, 부단한 연구개발과 설비투자 결단을 요구받는다. 여기에 시장상황이 받쳐주는 운까지 뒤따라야 한다.

효성과 도레이는 한국과 일본의 섬유산업을 상징하는 종합섬유그룹이다. 섬유로 기업을 일구고 사업다각화에 이르기까지, 규모 성장 미션 등 여러 면에서 방향타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같은 시기에 수많은 섬유업체가 탄생을 알렸으나 영멸의 길은 극명하게 갈렸다. 두 그룹의 진화의 요체는 다름 아니다. 지속가능한 연구와 부단한 혁신의 결과가 맞물려 나갔다. 지금 두 그룹에 뿌리내린 성장 DNA는 미래를 알리는 방향타다. 당장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의 혼돈에 빠진 채 좌충우돌하는 상황을 놓고 봤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마냥 부러움의 대상으로만 삼을 게 아니라 실천에 옮기는 자세를 다잡을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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